석유공사, 바뀔 때까지 바꿔라
석유공사, 바뀔 때까지 바꿔라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8.07.27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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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희 기자
조강희 기자

[한국에너지신문] 미국 원주민 가운데 어떤 부족이 기우제를 지내면 꼭 비가 왔다는 유명한 전설이 있다. 혹시 모르는 분들을 위해 굳이 그 이유를 밝히자면,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냈기 때문이란다.

최근 석유공사가 무리한 투자에 따른 국고 손실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해외파견자 복지제도 등에 대해 전 국민에게 공식적으로 사죄했다. 

석유공사는 이 입장문에서 해외자원개발 사업 손실에 대해 철저하게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을 방지할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사는 또 해외파견 직원의 과다한 복지비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철저히 조사해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있다며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개혁위원회는 지난 4월 말에 출범했고, 기초조사는 완료돼 조사 경과가 지난 26일 발표됐다. 공정한 판단을 위해 외부기관의 법률 자문도 받고, 최종 조사 결과 위법행위가 드러나면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조치하기로 했다.

공사는 산자부 자원개발혁신 태스크포스의 결과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정상화 작업을 할 기업회생 태스크포스도 운영하고 있다.   

석유공사가 이제까지 밝힌 바는 바뀌겠다는 각오, 바꾸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큰 진전이다. 과거를 살펴보면 간간이 무엇이 바뀌어야 하느냐는 항변도 있었고, 오히려 공사의 상황을 이용해 개인적인 욕망을 채우려는 사례도 있었다.

그렇다고 공사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노력하지 않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하지만 더 노력해야 하는 것 역시 사실이다. 바뀔 때까지 바꾸어야 하고, 그래서 바뀌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각오도 의지도 이제까지 했던 노력도 모두 물거품이 된다. 

각오와 의지와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꼭 필요한 게 하나 있다. 바로 석유공사가 달성하려는 구체적 목표다. 기우제의 목표는 선명하다. 비가 오는 것이다. 목표가 선명하기에 제사를 지내는 사람도 지치지 않고, 희생도 의미가 있다.

석유공사의 사과문은 구구절절했지만, 아직은 목표가 선명하지 않아 보인다. 곧 발표된다는 경과보고에서 공사 직원을 매진하게 만들고, 국민이 공사를 응원하게 할 선명한 목표를 도출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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