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公, 해외자원개발 투자액 31억9500만달러 ‘허공’에
가스公, 해외자원개발 투자액 31억9500만달러 ‘허공’에
  • 조성구 기자
  • 승인 2018.07.2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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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점검 결과 발표…26개 사업 회수율 23% 불과
무리한 투자·유가 하락 등 원인…제도 개선 재발방지 방안 마련

[한국에너지신문] 가스공사의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대규모 부실이 확인됐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해외자원개발사업 논란과 관련해 한국가스공사(사장 정승일)는 지난 26일 자체 점검을 실시하고 대규모 손실과 관련한 문제점과 의혹에 대한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 108억달러 투자…회수액 25억300만 달러 그쳐

가스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2017년 12월 말 기준 총 26개 해외개발사업에 총 108억 달러(약 12조원)를 투자했고 5개 사업은 종료돼 현재 21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108억 달러 투자액 중 회수액은 25억 300만 달러(약 2조 8000억원)에 그쳤다.

손실액은 총 31억 9500만 달러(약 3조 5700억원)이고 이중 손실(탐사 실패 및 사업 중단으로 확정된 금액)이 1억 4100만 달러, 손상(유가 하락, 생산량 감소 등으로 추정 회수 가능액이 장부가액에 미달)이 30억 5400만 달러이다. 

가스공사는 대규모 손실 발생 원인에 대해 투자의사 결정 프로세스를 제대로 구비하지 못한 채 실행한 무리한 투자의사결정, 유가 하락,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여건 변화에 대한 대응 및 관리능력 부족 등을 꼽았다. 

가스공사는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자체점검을 진행하고 손실 규모가 크고 감사원 감사, 국정조사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의혹이 제기된 캐나다 웨스트컷뱅크, 이라크 아카스, 호주 GLNG 사업 사례를 공개했다.

캐나다 웨스트컷뱅크 사업은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 셰일가스전을 개발하는 사업(지분 50%)으로 2010년부터 13개의 가스정을 개발했으나, 가스 가격 하락과 생산성 저하로 추가 개발을 중단해 현재 3개 가스정만 운영 중에 있다. 총 2억 7200만 캐나다 달러(2336억원)를 투자해 1억 9900만 캐나다 달러(1709억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했다.

이라크 아카스 사업은 가스공사가 2010년 이라크 안바르주에 있는 아카스 가스전을 낙찰받아, 운영사(지분 75%)로서 가스전을 개발·생산할 계획이었으나, 2014년 IS사태로 사업이 중단돼 이미 투자한 3억 8400만 달러(약 4300억원) 중 3억 7900만 달러(약 4247억원)의 손상차손을 입었다.

호주 GLNG사업은 호주 퀸즐랜드주에서 석탄층 가스전을 개발, LNG 플랜트를 운영하는 사업(지분 15%)으로, 2010년 12월부터 사업을 시작했으나 유가하락 등으로 투자비 42억5200만 달러(약 4조 7640억원) 중 16억 9100만 달러(1조 8900억원)의 손상차손이 인식됐다.
 
■ 가스공사, “외부 전문가 확대·투자 실명제 개선 논의”

가스공사는 “이번 자체 조사를 통해 경제성 평가가 부적정하게 이뤄지고 이사회에 사실과 다르게 보고됐거나 사업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진 사례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투자 의사 결정 과정에서 윗선의 무리한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와 사업추진과정에서 비리연루 의혹 등을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선을 그었다.

또 “캐나다 웨스트컷뱅크 사업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가 검찰에 수사 의뢰한 혐의 사항 외에 새롭게 드러난 의혹 사항에 대해 추가로 자료를 제출하고 이라크 아카스 및 호주 GLNG 사업의 경우에도 검찰에 관련 자료를 성실히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검찰 자료제출과는 별도로, 추가 확인 및 조사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자체 감사를 계속 실시하고, 법률 검토 후 관련자에 대한 손해배상도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이번 자체 조사와 해외자원개발 혁신 TF에서 도출된 문제점을 충실히 반영해 비핵심 사업과 부실사업은 적기에 구조조정해 추가 손실을 최소화하는 등 핵심사업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할 계획이다.

또한 신규 자원개발사업은 국내 수급 안정을 위한 LNG도입연계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며 투자 규모와 시기는 재무여건과 역량 수준을 고려해 신중히 추진하고, 민간기업과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향후 유사사례 재발방지를 위해 사업선정 단계에 외부전문가 확대, 복수의 외부 타당성 조사, 투자 및 평가실명제 개선 등을 통해 투자 의사결정 과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강도 높은 자율혁신 활동을 추진해 보다 신뢰받는 에너지 공기업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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