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취임 2년 차 맞는 류재선 한국전기공사협회장

[신년 기획] “변화와 혁신으로 전문성 갖춘 일류 서비스 기관 만들 것”

2018-01-08     조강희 기자

[한국에너지신문] 류재선 한국전기공사협회 회장은 지난해 4월 취임했다. 그는 취임하면서 전기공사업계의 현안인 ‘분리발주 제도 정착’과 ‘공정한 입찰 문화 정착’ 등을 협회 운영의 중점으로 삼았다. ‘전기공사기업의 전문성 확보 및 미래 성장동력 창출’, ‘전기공사업 정책 플랫폼 구축’, ‘전기공사기업의 사회적 역할 증대’ 등도 함께 목표로 제시했다.

취임 1년 차를 보내고, 2년 차를 맞이하는 류 회장의 소회는 남다르다. 1년 차는 ‘전문성을 갖춘 일류 서비스 기관’을 기관의 목표로 제시하고, ‘회원을 섬기는 협회’, ‘투명하고 공정한 협회’, ‘회원으로부터 신뢰받는 협회’,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협회’, ‘미래를 내다보는 역동적인 협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법제도 개선 확립’, ‘회원 권익 제고 및 시·도회 사업비 현실화’, ‘전기공사업의 경쟁력 강화’, ‘미래성장동력 발굴’을 약속하기도 했다.

분리발주 제도·공정 입찰 문화 정착 중점 과제로 다양한 사업 진행
자문위 구성·간담회·엑스포 개최 등 회원 의견 수렴·화합 끌어내

올해 비전 ‘미래형 전문가 양성’으로이러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류 회장은 지난해 다양한 사업을 벌였다. 분리발주 수호를 위해 전담 부서인 ‘동반성장지원팀’을 구성해 실시간 발주사항을 모니터링하고 150억 원가량의 공사 물량을 확보했다.

국회 및 주요 발주처를 방문해 분리발주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법·제도 확립을 위한 조치를 취했다. 국회에는 무등록 시공자와 거짓 등록자 처벌 규정 상향을 골자로 하는 법률안과 도급 계약자에게 불공정한 계약을 무효화하고, 신의를 지켜 계약이행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왔다.

협회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특히 조직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소모적 행사를 축소해 절감된 예산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회공헌활동을 벌였다. 소모성 예산을 절감해 지난해 말 전국 21개 장소에서 동시에 ‘전기공사기업인 사회공헌의 날’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 행사는 매년 11월 둘째 주 목요일에 열리게 된다.

회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기 위해 자문위원회도 구성하고, ‘협회-조합 전국 순회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해 처음 치러진 ‘전기공사엑스포’는 전기공사기능인들의 축제에서, 전기인들의 종합 축제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것이다.

공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이 출전한 기능경기대회, 취업 박람회, 특별강연 등은 큰 성과로 꼽힌다. 올해 이후로는 전기공사 경영자세미나도 함께 열어 업계의 미래 성장동력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그가 이끄는 협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정부 정책에 맞춰 신에너지사업팀을 신설해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4차산업혁명 자문위원회를 외부 전문가들로 꾸려 변화를 이끄는 주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변화하는 전력산업에 꼭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전기공사 연수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협회의 부서별 전문성을 강화해 각종 현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도출하기로 했다.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먼저 대응해, 업역을 수호하면서 새로운 영역으로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협회는 2018년 비전을 ‘혁신을 이끌어가는 사람의 힘, 회원의 힘!’으로 정하고, ‘100년 미래를 꿈꾸는 인재양성’, ‘회원 밀착형 전문가 육성지원’, ‘제4차 산업혁명 선제적 대응’을 세부 추진 사업으로 잡았다.

취임 후 만 9개월이 훌쩍 지난 그를 만나 협회와 전기공사 업계의 현안, 새해의 계획 등에 대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난해보다 한 단계 도약 위해 전진 
분리발주 위반, 사전·후 대책 적용 대응
스마트스틱 공법 환영하지만 시기상조 
한전과 대화 통해 안전 작업 환경 구현 

▲ 회장 취임 후 일생에서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셨다던데.

-지난해는 업계 경영환경 개선과 미래 비전 제시를 위해 한시도 쉬지 않고 달렸다. 특히 그동안의 잘못을 바로잡는 데에 시간을 많이 보냈다. 올해는 지난해에 세운 기반을 바탕으로 한 단계 도약을 이루어야 한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처럼 미래에도 협회를 흔들림 없는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늘 낮은 자세로 쉼 없이 전진하겠다. 초심을 잃지 않고 모든 열정을 다 바쳐 업계의 미래를 열어나가는 데 일조하겠다.

▲ ‘분리발주 수호’를 관련 종사자 누구나 주력으로 삼지만, 위반 사례는 끊이지 않는 것 같다.

-그 때문에 협회가 시스템까지 만들어가면서 분리발주 모니터링을 해 왔다. 회원사 중에서도 작은 회사들이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기술제안입찰이라는 명목 하에 전기공사 분리발주를 위반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시스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하에 동반성장지원팀을 새로이 신설해 위반사례를 본격적으로 적발하고 있다. 지난해 협회가 적발해 분리발주로 돌린 사례가 계약액수로 150억 원가량이다. 앞으로도 실시간 감시를 통해 위반 사례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

▲ 위반 사례를 적발해 내는 것은 사후 대책으로 보인다. 사전 예방책은 없는지.

-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철도시설공단 등과 상생 분위기를 조성해, 발주 초기 단계부터 분리 발주가 지켜지도록 하겠다. 국회 및 조달청과 지속적 대화를 통해 전기공사 분리발주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제도로 만들어 낼 것이다.

오래전부터 협회가 정부와 각 지자체 계약담당자를 초빙해 워크숍도 개최했고, 개념 정립과 잘못된 사례들을 전파해 분리발주가 잘 지켜질 수 있도록 기반을 정립해 왔다. 서울주택도시공사와는 연말 봉사활동을 함께 했고, 이 자리에서 만나 분리발주 수호에 대한 답변을 듣기도 했다.

▲ 한전과 협회의 관계가 최근 도마 위에 오른 듯하다.

-한전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전력 회사다. 국내외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많이 하는 회사다. 협회도 한전과 상생협력과 동반성장이 중요하다. 그래서 협회 회원사들이 일정 부분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자긍심과 자부심으로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하지만 협회 입장으로는 한전이 전기공사기업을 대할 때 일방적인 태도로 일관할 때가 있는 것 같아 아쉽다. 최근 불거진 스마트스틱 공법은 시공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전기공사기업들이 내는 목소리는 외면하고, 한전의 입장만 강요하고 있는 것 같다. 스마트스틱을 활용한 간접활선공법 적용은 일단 환영한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전면 시행은 시기상조다.

▲ 스마트스틱 공법 실사나 적용은 장점도 많다고 들었다. 적용을 아예 안 할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아무리 장점이 많아도 새로운 공법을 당장에 강요하는 것은 무리다. 한전에서는 일단 적용 후에 문제점을 고쳐나가자고 말한다. 하지만 고전압에 노출된 현장 시공자는 신공법에 적응이 안 됐다면 위험할 수 있다. 비용도 문제다.

실사 장비 구입, 교육비, 공사비 등도 전기공사기업의 몫으로 떠넘기고 있다. 신공법을 이용하면 작업시간 품셈이 두 배에서 네 배까지 늘어난다는 이야기도 있다. 작업자의 근골격계 질환 유발 가능성도 보고됐다. 협회가 이런 문제가 있어 스마트스틱 실사 유예 요청을 한전에 세 번이나 했다.

하지만 한전은 강행하겠다고 한다. 그래서 협회는 한전의 실사와 적용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한전과 모든 것을 끊을 수는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대화를 통해서 궁극적으로는 안전한 작업 환경 구현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새롭게 취임하는 한전 사장님과 조속히 만나 전력산업 동반자로서의 대화를 해 나가겠다.

▲ 건설 경기가 위축돼 전기공사업계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협회의 대책은.

-지난해 정부가 SOC 예산을 전년 대비 8.2% 줄였다. 공공기관 발주물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민간 건설투자도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는 하지만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해 협회가 소모성 예산을 줄인 이유가 다 있다. 올해는 더 힘든 해가 될 것이 확실하다. 민간 주택도 공공부문 발주도 점점 드물어지는 것 같다.

그렇다고 협회가 앉아서 푸념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일이 없다면, 그 시간을 기술 경쟁력을 키우는 시간으로 삼으면 된다. 전기공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규제 완화도 중요하고, 제도의 선진화도 중요하다. 여기에 덧붙여 기술 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게 1만 6000명 회원의 목소리고, 내 소신이기도 하다.

경쟁력 강화 기술연수원 설립 추진
국내외 기관 협력…해외 진출 타진
전기공사인 위상 제고 광고 제작도 
직원 역량·전문성 높여 믿음 줄 것

▲ 기술 교육 활성화를 위해 연수원 건립을 추진 중이라고 들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세계 전력공사업계가 부러워하는 전기기술의 중심지로 전기공사기술연수원을 키워나갈 것이다. 사실 회원사들이 규모를 막론하고 가장 큰 고민이 젊은이가 없다는 것이다. 기술자가 고령화돼 있는 것이다.

그동안은 정년 연장 같은 방법을 써가면서 버텼지만 미봉책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던 중에 내린 결론이 연수원 설립이고, 여기에는 업계 모두가 공감한다. 조합과 협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부지 선정과 설립 전반에 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건립을 위한 연구 용역 결과가 나오는데, 그 결과대로 부지매입과 건축 등이 진행된다. 연구원에서는 기술인력 양성과 신공법 연구 등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연구원이 설립돼 기술 인력이 양성되면 해외에도 많이 진출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수주를 따내는 기업의 수가 적은 것도 사실이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국내 시장은 포화돼 있다. 더 이상 깃발을 꽂을 곳이 없다. 그래서 협회가 종합건설사 하도급이 아니라, 자체 해외 수주 기업을 늘리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과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위원회도 운영해 전기공사기업들이 해외 진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 해외 수주를 위해 실질적으로 하는 노력이나 성과를 알려 달라.

-코트라와 해외 진출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우리나라가 아시아-태평양 전기공사협회연합회(파페카) 의장국으로 선정돼 해외 진출을 위한 길을 더 수월하게 닦을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몽골을 방문해 몽골 산업 및 에너지 관계 장관과 국내 기업의 몽골진출 타진을 확보하기도 했다.

중국과도 관계를 개선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 설립기관인 국제무역투자진흥회와 한-중간 외교관계가 냉랭하던 시기에도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 올해 회원과 협회를 위한 사업은 어떤 게 있나.

-전기공사협회는 회원사가 1만 6000여 개다. 업계의 모체라고 감히 자부한다. 협회가 존재하는 이유를 하나만 꼽으라면 회원사의 경영환경 개선이다. 올해 비전은 ‘혁신을 이끌어가는 사람의 힘, 회원의 힘!’으로 정했다.

모든 사업의 초점도 회원의 권익 향상에 있다. 우선, 그동안 전력산업의 성장에 묵묵히 노력해온 전기공사기업인들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홍보대사와 함께 공익 광고를 제작해 송출할 예정이다.

매년 11월 8일에 진행하기로 한 ‘사회공헌의 날’은 이번에도 전국 20개 시·도회와 중앙회가 동시에 봉사활동을 실시할 것이다. 각 시·도회도 자체적으로 모금 활동과 장학회 사업 등을 강화하기로 돼 있다. 법제도 개선과 발주처와의 협력 체계 구축 등도 계속되는 과제다.

▲ 협회 상근직원들에게도 전문성을 강조한다고 들었다.

-상근직원들이 전문성을 갖추지 않으면 회원들이 믿음을 주지 않을 것이다. 변화의 물결이 거세고, 업계에 닥쳐오는 수많은 도전과제가 있다.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서 전문성을 갖추는 준비는 미리 돼 있어야 한다. 문제가 왔을 때 바로 대응하는 것은 물론이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자세로 하루하루를 살아야 한다고 독려하는 것이다. 독려만으로 그치지 않고, 협회가 직원들의 역량 강화와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회원과 함께 성장하고, 함께 미래를 계획하는 협회를 꼭 만들겠다.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 감사하다.

>> 류재선 협회장은

● 금강전력 대표
● 대불대학교 전기공학과/ 전남대학교 경영대학원 / 한국철도산업 최고경영자과정
● 한국전기공사협회 중앙회 제도개선위원회 위원장 / 전남도회 운영위원 / 전남도회 제23·24대 회장 / 중앙회 이사 / 전기신문사 사장 / 전남전업인 장학회 이사 / 대한씨름협회 부회장 / 한국 낭가파르밧루팔벽 원정대 단장 / 엄홍길재단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