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전, 세계로… 한전이 수주한 英 원전 현황은

“원전 수명연장” 영국서 21조원 규모 무어사이드 사업 수주 ‘성큼’

2018-01-08     조강희 기자

[한국에너지신문] 지난해 12월 말, 한국은 중국을 제치고 21조 원대의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사업 수주에 성큼 다가섰다. 원전 기술력을 인정받은 동시에 향후 원전 수출에 ‘파란불’이 켜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전은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자인 뉴젠(NuGen)의 일본 도시바 지분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영국 원전사업 참여를 위한 배타적 협상을 할 수 있게 됐다. 수개월간 지분인수 협상을 벌여 최종 타결되고 현지 정부가 승인하면 지분인수가 완료된다.

이는 지난해 10월 신고리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건설재개’를 결정하면서 이룬 첫 성과다. 이러한 성과를 지속적인 수출이라는 결과로 연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 원전 관련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전업계는 현재 영국, 체코,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원전 수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15개 원자로 2035년 운영 종료…내년부터 11기 신규 건설 계획
2025년까지 석탄발전 퇴출 결정으로 원자력 발전 비중 증가
한전, 지분인수 완료시 한국형 모델 ‘APR-1400’ 수출 추진

영국은 일본 도시바 자회사인 뉴젠을 통해 잉글랜드 북서부 무어사이드 지역에 약 3GW 규모의 신규 원전을 2030년경 완료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도시바가 이번에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한전은 중국 광동핵전공사(CGN)와 경합을 벌여 왔으며, 2013년부터 영국 원전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영국 정부와 원전 산업계를 접촉해 왔다. 법률, 재정, 회계, 기술 분야 실사도 벌였다. 한전은 한국 원전산업의 우수성과 뛰어난 사업수행 능력을 적극 설명하고, 한전의 영국 원전사업 참여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해 10월 당시 조환익 한전 사장은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장관과 면담하고, 한전의 뉴젠 인수와 영국 원전사업 참여 의지를 전달했다. 11월에는 우리 산자부가 파리에서 열린 2017 국제에너지기구 각료 이사회에서 영국 리처드 해링턴(Richard Harrington) 하원의원 겸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차관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는 한국 원전 기술력에 대한 우수성을 강조하고, 한국 정부의 지속적인 원전 수출 지원 계획을 밝혔다.

우리나라는 ‘원전 건설’ 분야에 영국은 ‘원전 해체’ 분야에 우수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양국의 원전 프로젝트 협력 가능성과 효과는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가 영국에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원전은 한국형 신형 원전 모델인 ‘APR-1400’이다.

APR-1400은 한국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원전 모델로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된 모델이다. 신고리 5·6호기에도 적용됐다.

우리나라는 2009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원전 수출국이 됐다. 아랍에미리트(UAE)에 3세대 한국 표준형 원전 ‘APR-1400’ 4기를 총 186억 달러(약 21조 원) 규모로 짓기로 한 것. 2004년 1951만 달러이던 원자력 산업 관련 수출은 2015년 1억 5063만 달러로 급성장했다.
 
■ 영국, 2035년까지 15기 헐고 11기 건설
 

시장 조사업체 이비스(IBIS) 산업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전력산업은 2013~2018년 기준 연평균 1.2%, 2018~2023년 기준 연평균 1.4%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2017~2018년 매출은 전기 가격 상승에 힘입어 약 175억 파운드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에서는 현재 8개 발전소, 15개의 원자로에서 원자력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대부분의 원자로가 1970~1980년대 운영을 시작해 2023~2024년까지 반 이상의 원자로가 운영을 중단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EDF에너지, 호라이즌(Horizon), 뉴제너레이션(NuGeneration) 등 세 개의 기업이 다섯 개의 지역에서 새로운 원전을 개발할 계획을 세웠고, 무어사이드 원전 프로젝트에는 우리가 뉴젠의 도시바 지분을 취득하게 되면 한전과 더불어 연관 기업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

영국에서도 원전의 수명연장은 이뤄지고 있다. 다만 5년에서 7년 사이에 사업자가 증자 등을 수행한 원전에 한한다. 현재 영국의 원자력발전소는 8곳에 15기로 프랑스 기업인 EDF가 소유하고 운영한다. 2016년 이 회사는 추가 투자로 4개 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했다. 스코틀랜드 발전소 두 곳은 7년, 랭커셔 발전소 두 곳은 5년씩 운영이 연장됐다.

원자력에 대한 영국 시민들의 인식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1986년 체르노빌과 2011년 후쿠시마 등 대형 원전사고를 불러올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을 안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한편 현지에서는 1993년 원자력발전 사용량이 정점을 찍었다가 복합가스화력 발전소가 등장하면서 전반적으로 사용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 석탄발전소 운영 중단되며 원자력이 ‘수혜’
 

영국은 2015년 6개의 석탄발전소 운영을 중단했다. 2016년에는 남아 있는 8개 석탄발전소에 대해서도 2025년까지 폐쇄 계획을 협의하는 등 사실상 중단을 발표했다.

이러한 상황에 가장 큰 혜택을 받은 것은 원자력발전으로, 향후 5년간은 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에는 석탄 매장량이 점차 고갈되면서 탄소배출량 감축을 명분으로 큰 규모의 석탄발전소 운영을 중단시켰다. 영국 노스요크셔(North Yorkshire) 지역에 위치한 영국 최대 규모의 석탄발전소 드락스(Drax)의 일부 발전기는 석탄에서 바이오매스로 에너지원을 전환했다.

특히 저렴한 운영비용과 탄소배출 저감에 기여한다는 점 때문에 원자력발전은 매력적인 에너지원으로 취급된다. 실제로 최근 영국의 전체 전력 생산 중 원자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2~2013년 19.4%에서 2017~2018년 22.3%로 다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천연가스발전은 45.7%, 태양열 및 육상 풍력은 10.4%, 바이오매스가 8.9%, 석탄이 4.5%, 해상풍력이 4.4%, 석유와 기타발전이 2% 정도를 차지하고, 수력도 1.8%를 담당하게 된다.

>>뉴젠(NuGeneration)은 어떤 회사?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자…도시바가 지분 60% 소유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을 추진하고 있는 뉴젠은 ‘뉴제너레이션(NuGeneration)’의 약칭이다. 2009년 초 스페인의 이베르드롤라(Iberdrola)와 프랑스의 앙지(Engie, 전 GDF 수에즈)가 각각 37.5%씩, 영국 기업 스코티시 앤 서던에너지(SSE)가 25%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SSE는 자기 지분을 매각하면서 이베르드롤라와 앙지 두 기업이 각각 50대 50으로 지분을 재구성했다. 도시바는 이베르드롤라의 주식 50%를 인수받고, 앙지의 지분 중 20%도 사들여 60%의 지분을 가진 대주주가 됐다. 도시바 지분의 가격은 우리 돈으로 1500억 원에 달한다.

한편 도시바와 앙지 두 회사는 무어사이드(Moorside)에 AP1000 원자로 3기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그중 1호기는 2024년까지 가동을 개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도시바 자회사가 파산을 신청하면서 지난해 앙지는 도시바에 나머지 40%의 지분을 매각했다. 

뉴젠 측은 도시바의 무어사이드 개발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건설 작업 수행에 따른 다양한 위험을 피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한수원도 영국에서 원전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인 ‘호라이즌 뉴클리어 파워’로부터 지분 인수 제안을 받고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2012년 일본 히타치가 인수한 호라이즌은 5.4GW 규모(4기)의 원전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호라이즌도 건설 비용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APR-1400은 / 140만㎾급 한국형 신형 경수로

APR-1400은 100만㎾급 한국형 표준원자로인 OPR-1000에 이어, 2002년 개발에 성공한 전기출력 140만㎾급(1400㎿e) 한국형 신형 경수로이다. 공신력의 개선과 경제 성장에 힘입어 개발한 새로운 원자로로 APR-1400 (Advanced Power Reactor 1400)으로 이름 지었다. 개발비는 2350억 원 규모로 2007년 착공한 신고리 3·4호기에 처음 적용됐고, 5·6호기에도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