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셰일가스 수출… LNG시장엔 어떤 변화가

[집중취재] ‘아시아 프리미엄 가격’ 해소…LNG 가격 경쟁력 상승 기회

2017-09-25     조성구 기자

[한국에너지신문] 미국 셰일가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국내외 LNG 시장도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매장량이 풍부한 셰일가스가 수입되면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LNG 가격의 하향 안정화로 이득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산 셰일가스 첫 물량은 지난 7월 1일 가스공사 통영기지로 들어왔다. 대한해운의 LNG 운반선 이글호가 실어온, 가스공사가 미국에서 수입한 최초 물량으로 7만 4000t 규모이다.

가스공사는 이미 2012년 사빈패스와 장기 LNG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아시아 최초로 미국산 LNG 물량을 확보했다. 계약에 따라 2017년부터 2036년까지 20년간 연간 280만 톤의 LNG를 국내로 도입한다. 미국의 셰일가스 수출로 동북아시아 LNG 시장은 ‘LNG 아시아 프리미엄 가격’ 해소를 기대하고 있다. 

단기계약·스팟 위주 거래방식 변화…LNG 시장 유연화 예고
가격 결정, 유가 연동 방식서 수급 현황 반영…안정·투명화
국내 친환경 LNG 수송선 수주·인프라 구축 기술 수출 기대

지난 2016년 미국이 중동에 LNG를 처음으로 수출했다. 중동이 1890년대 미국에서 에너지를 수입하고 1900년대부터 지역의 에너지를 발굴해 사용한 이후 약 120년 만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에너지 수출은 전통적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 셰일가스 개발로 인한 것이다. 2000년 중반, 수압 파쇄법이 상용화되며 미국은 셰일가스, 셰일오일 등 비전통 자원의 생산을 늘려왔다. 

미 정부는 늘어난 에너지를 수출하고 있다. 2007년 에너지 수입량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미국은 점차 에너지수출국으로 진입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의하면 미국의 LNG 수출은 2016년 172 Bcf에서 올해 532.9 Bcf, 2018년 1017.4 Bcf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전 오바마 정부에서는 셰일가스와 원유 수출을 전면 허용했다. 자국에 건설된 LNG 수입 플랜트를 수출 플랜트로 개조하고 셰일가스 수출에 힘을 모았다. 

현 트럼프 정부도 ‘미국 우선 에너지 정책(An America First Energy Plan)’을 주장하며 셰일가스를 자국의 주요 에너지 전략 정책으로 활용하고 있다. 자원외교를 통해 에너지 수입국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늘어나는 에너지를 해외로 돌리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미국은 2018년 천연가스 순수입국에서 순수출국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미국은 동북아시아 LNG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국가별 LNG 양륙 가격은 아시아 지역인 한국, 중국, 일본 등이 유럽이나 남미보다 훨씬 높다. 

■ 미국의 에너지 정책 변화로 동북아시아에 생길 변화는? 
 

세계 LNG 시장은 북미(Henry Hub), 유럽(NBP, TTF), 아시아-태평양 3대 권역으로 나눠진다. 이중 동북아 LNG 시장은 시장의 생태적 특성으로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먼저 수출국과 수입국의 거리 차로 인한 에너지 수급 간 시차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가격 차별성이 생긴다. LNG를 채굴하는 곳과 이를 구입하는 국가의 위치가 멀어 수입국이 물량을 도입할 때 지역 간 관세 등 다양한 세금과 운송비의 증가가 생긴다. 일종의 가격 왜곡이 생기는 것이다.

또 기본적으로 LNG 수출입 사업은 대규모 투자비가 발생하고 운송 기술의 첨단화로 고부가사업이란 특성이 있다. 새로운 거래자의 진입이 어려운 시장인 것이다.

따라서 기존 에너지 부국이나 인프라를 이미 구성해 놓은 다국적 기업들이 독점 지위를 누리고 수출국이나 기업이 가격 등 시장 형성에 힘을 미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와 같이 이유로 동북아 LNG 시장은 다소 경직적이고 한번 진행된 거래가 장기간 존속된다. 가격 협상 과정도 기존 관행이 되풀이돼 변화에 둔감한 부작용이 생긴다. 

특히 아시아 LNG 시장은 중동, 동남아, 호주 등 기존 주요 수출국들이 계약을 독점하면서 공급자 위주 계약 관행이 더욱 고착화되고 있다.

미국의 동북아 LNG 시장 진출은 이러한 관행이 전환될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것이 관련 업계의 전망이다. 기존 거래 시장과 다른 단기 계약, 스팟 위주의 거래 등 교역 구조의 변화가 예상돼 ‘LNG 아시아 프리미엄 가격’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와 유럽시장은 고유의 LNG 가격 결정 체계를 가지고 있다, 헨리 허브, NBP와 같은 트레이딩 허브 가격에 따라 시장 가격이 물량 수급 상황에 맞게 정해진다.

반면 동북아 LNG 시장은 가격 지표가 없고 그동안 LNG 가격이 유가와 연동하는 방식으로 결정됐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물량에 대비해 타 지역과 비교해 높은 가격(프리미엄 가격)으로 시장이 형성됐다. 

미국의 장기적 진출은 국제 원유가격이 아닌 LNG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반영한 가격 결정을 통해 시장의 안정화와 투명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에 따라 변하는 가격 협상의 위험도가 낮아지고 가격 기준에 따라 수요자와 공급자가 결정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이는 LNG 시장 가격 결정자가 수출국이 아닌 공정한 제도의 틀로 전환됨을 의미한다.

또 동북아 주요 수입국들은 대부분 카타르, 이란 등 중동과 동남아시아, 호주에서 LNG 수입을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 도입을 통한 도입선 다변화는 수입국의 가격 협상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단기 및 광구 계약의 증가로 인한 거래 유연화, 거래제약 조건 축소, 도착지 제한 규정 완화로 인해 현물 트레이딩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 글로벌 시장 재편 방향

미국 LNG의 대부분은 수요가 많은 아시아로 몰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입장에서도 최대 LNG 수입국들이 위치한 아시아 지역은 놓칠 수 없는 수요 시장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2016년 미국 내 첫 번째 LNG 수출 터미널인 샤빈패스 LNG 터미널 1,2기 가동을 시작했다.

이후 건설 중인 터미널이 모두 완공되면 미국 LNG 수출터미널의 전체 용량은 11.95 Bcf/d에 달한다. 2016년 6월 파나마 운하 확장으로 일본에 운반하는 셰일가스 기간이 기존 45일에서 25일로 단축돼 효율적인 운송도 가능해졌다.  

미국이 에너지 순수출국으로 전환될 시점인 2018년 에너지 시장과 LNG 시장에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 2020년에는 미국 LNG 수출이 2913.5 Bcf로 PNG 수출량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를 계기로 동북아 LNG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화될 수 있으며 경쟁연료와 가격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는 “미국의 동북아 LNG 시장 진출은 수입국의 입장에서는 분명히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의 LNG 물동량이 많아지면 해양 건설 플랜트 산업이나 LNG 연료 발전 산업 기술력이 좋은 한국의 입장에서는 친환경 LNG 수송선 수주, LNG 발전 인프라 구축 기술 수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의 바람을 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12월 21일, 의미 있는 사건이 있었다. 미국 사빈패스에서 LNG를 실은 탱커가 파나마 운하를 거쳐 아시아로 운송 중 항로를 변경해 2017년 1월 멕시코 만사니요 터미널에 LNG를 하역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목적지가 고정되지 않은 LNG가 공급되기 시작됐다는 의미로 파악한다. 기존 도착지제한규정에서 벗어나 리세일링(되팔기) 제약이 해소돼 시장이 유연해지고 있다는 증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