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에너지 분권 시대, 서울시 에너지정책 방향은?

[창간특집] 박진섭 서울에너지공사 초대 사장

2017-05-29     이욱재 기자

[한국에너지신문] 지난 2월 23일, 서울시의 지속가능에너지를 실현하고 에너지 분권과 전환을 실행하게 될 서울에너지공사가 정식 출범했다. 공사는 목동, 노원 열병합발전소 관리를 담당하던 SH공사 내 ‘집단에너지사업단’의 기능을 분리, 신재생에너지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기관으로 확대 발전시킨 기관이다. 인구 1000만이 넘는 서울시의 에너지 정책을 어떻게 이끌지 초대 사장으로 취임한 박진섭 서울에너지공사 사장<사진>을 만나보았다.

 

▲사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서울에너지공사 설립의 의의는 무엇인지

-공사는 기존 중앙정부 주도의 ‘효율과 공급 중심 에너지 시스템’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 분권화’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재생가능에너지 확대, 에너지 효율 향상, 에너지 복지 확대를 통해 지역 주도의 에너지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선례가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시의 에너지정책을 수행하는 서울에너지공사의 역할과 그 범위는 

-우리 공사는 서울시의 ‘원전하나줄이기’ 성과를 계승하고, 지속적 에너지정책 실행을 통해 ‘에너지 소비도시’ 서울을 ‘에너지 생산과 자립의 도시’로 만들기 위한 역할을 할 예정입니다.

우선 친환경·분산형 에너지 공급을 위해, 지역냉난방을 확대하고, 서울시 공공부지와 시설, 건물에 태양광,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확대·보급하여 서울의 전력 자급률을 향상 시킬 계획입니다.

또, ‘건물 에너지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보통신(ICT)기술을 접목해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켜 온실가스 배출도 점차 줄여나가야겠지요. 신재생 융합 전기차 충전소 ‘솔라 스테이션(Solar Station)’ 등 신재생에너지 융합 사업 모델도 개발해 전기차 보급도 획기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서울형 에너지복지 모델’을 개발해 지역사회에 에너지 자립과 나눔이 선순환될 수 있도록 공사 수익 일부를 에너지복지 기금으로 조성할 것입니다. 여기에 단순히 보조금이나 물품 지원이 아닌 거주시설의 에너지 효율 향상 노력 등 다양한 복지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제주에너지공사나 경기도에너지센터 같은 지자체 에너지 기관과 차별되는 특징은

-서울에너지공사라고 해서 사업 지역을 서울로 한정 짓지 않을 생각입니다. 서울시는 타지자체에 투자하지 못하지만, 에너지공사는 타 지역은 물론 해외까지 투자가 가능합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타 지자체와의 에너지 협력사업을 추진할 계획에 있습니다. 이런 노력이 지역중심 에너지 기반을 구축하고, 지역별 에너지 자립률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리고 현재 협력이 가장 용이한 분야는 태양광발전 사업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공사와 지자체가 함께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지자체는 부지 발굴 및 인허가 지원을, 공사는 자금조달 및 건설·운영 등의 사업을 전반적으로 시행하는 협력 모델을 만들 예정입니다. 

또한,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 배출권거래제 대응을 위한 탄소배출권 사업도 공동으로 추진하고, 지역특성에 적합한 신재생에너지원을 공동 연구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 외에도 에너지 자립마을 모델을 개발해 에너지공동체 기반을 구축하고, 협력사업을 통해 발생한 수익 일부를 해당 지자체 에너지 복지사업 재원으로 활용해 나갈 계획입니다.

원전하나줄이기 지속 추진 ‘서울형 모델’로 발전  
태양광발전 사업 등 타 지자체와 협력 추진도
통합관리센터 구축 신재생에너지사업 철저 관리
올해 마곡·신정지구 집단에너지 공급 확대 최선

▲공사 설립 초기단계인데, 어떤 부분에 집중해 나갈 것인지

-서울시는 원전하나줄이기를 통해 ‘위험한 에너지에서 안전한 에너지’로, ‘해로운 에너지에서 건강한 에너지’로, ‘중앙집중형 에너지에서 지역분산형 에너지’로 에너지 정책의 패러다임을 선도적으로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타 지역의 에너지 소비가 증가할 때 서울시는 에너지 소비가 줄어드는 성과를 보여줬습니다.

우리 공사도 ‘원전하나줄이기’와 같은 서울시의 성공적 에너지 정책을 지속 추진하고, 이를 지속가능한 에너지 절감구조인 ‘서울형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을 핵심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원전하나줄이기에 직접 참여한 시민들과 연대하고 협력해 제2, 제3의 원전하나줄이기를 이어가고, 그 성과를 타 지역과 적극 공유해 최종적으로 에너지 분권시대를 열어갈 계획입니다.

▲에너지 자립을 위한 시민 참여 활성화 방안은

-신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은 시민의 손에 달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미니태양광’을 포함해 태양광 발전에 참여하는 가구는 2만 2000여 가구에 달합니다. 이 외에도 시민햇빛펀드, 에너지협동조합, 에너지슈퍼마켓, 에너지자립마을 등 ‘에너지 농부’가 되려는 시민도 등장했지요.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누구나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며 팔기도 하는 에너지 프로슈머 시대가 열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공사는 시민들의 이러한 모습을 적극적으로 유도해 나갈 계획입니다.

서울시는 재작년부터 서울 시내 아파트 베란다에 250W 규모의 미니태양광을 설치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니태양광의 발전량으로 24시간 돌아가는 냉장고 전기사용량을 절약할 수 있게 됐습니다.

서울시와 자치구에서는 각각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한 가정당 15~20만 원에 설치가 가능합니다. 지난 폭염 때 평소 5만 원이던 전기세가 20~30만 원씩 나온 경험이 있는 가구들이 많지 않습니까? 미니태양광을 설치한 가구들은 그 효과를 톡톡히 보았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에너지와 관련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상품을 개발하는 청년 스타트업도 발굴하고 지원할 계획입니다. 지원 사업의 한 예로, 공사 사옥과 발전소 옥상을 청년창업 스타트업 기업인 ‘루트에너지’에 빌려줄 계획입니다. 이들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옥상 태양광사업을 하겠다고 제안해왔었습니다.

이처럼 어떤 사업이든 10% 정도는 협동조합 등 시민에게 20∼30%는 중견기업에 맡겨 창업지원 활성화시키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이끌어 낼 것입니다. 공사가 서울시의 에너지사업을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시장을 넓히는 선도적 역할과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구체적인 친환경에너지 활성화 방안은

-우선 친환경·분산형 에너지 공급을 위해 지역냉난방을 확대하고, 서울시 공공부지와 시설·건물에 태양광,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확대·보급하여 서울의 전력 자급률을 향상시킬 것입니다.

특히, 서울에는 미니태양광을 비롯해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사업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이 시설들에 대한 사후관리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되어 우리 공사가 통합관리센터를 구축해 관리할 예정입니다.

저소비형 에너지 보급을 위해 ‘건물 에너지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보통신(ICT)기술을 접목하여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키고, 온실가스 배출도 줄여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지역난방을 공급하는 건물을 중심으로 에너지통합 데이터시스템 구축할 예정입니다.

▲현재 운영하는 열병합발전소의 운영 방향은

-일단 올해에는 마곡·신정지구 등에 집단에너지 공급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마곡열병합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기본방향이지만 그린히트프로젝트(수도권 열배관망 구축사업)가 잠정 유보되었기 때문에 방향전환에 대한 결정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사실상 그린히트프로젝트는 무산됐지만 서울복합화력발전소인 당인리 발전소를 비롯해 별내에너지 등과의 열연계는 유효한 만큼 앞으로도 더 많은 열연계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열공급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마곡열병합발전소는 원래 계획된 설계용량은 285㎿였는데 지방공기업평가원으로부터 150㎿로 줄이라는 권고를 받아 이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우선 목동열병합발전소의 노후화 등 향후 마곡열병합발전소에서 이를 충당해야 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더 신중을 기해 결정할 방침입니다. 이에 대해 보수적 수요에 대한 타당성 조사나 재원마련에 대한 검토 등 다양한 검토를 통해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 밖에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서울에너지공사가 앞으로 서울시의 ‘원전하나줄이기’ 성과를 계승하고, 지속적인 에너지정책 실행을 통해 ‘에너지 소비도시’ 서울을 ‘에너지 생산과 자립의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많은 애정과 믿음을 갖고 성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