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아야 할 ‘안전 톱니바퀴’

2017-02-27     이성호 국민안전처 차관

[한국에너지신문] 일본은 세계적인 ‘재해’ 대국이다. 하지만 동시에 방재선진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주민 스스로 기획하고, 참여하는 다양한 방재행사를 전국 어디에서나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네 사람들 몇몇이 모여 조그만 방재 행사를 열거나 방재교육훈련을 하는 풍경이 흔하게 발견된다. 마을회관에서 방재강좌와 토론을 통해 안전지도를 만들기도 한다. 지역안전이라는 공통 주제는 지자체, 단체, 기업, 주민, 학생을 한 곳으로 모으는 소재가 되고, 소통의 통로가 되어, 지속가능한 안전생태계의 밀알이 된다.

자연생태계는 각각의 축이 서로 균형을 이루면서 유지된다. 생태계의 한 축의 균형이 무너지면 먹이사슬은 사라지고 생태계는 붕괴되고 만다. 안전생태계도 마찬가지다. 정부, 지자체, 기업, 민간단체, 국민 등 안전생태계를 구성하는 주체들이 균형을 이룰 때 유지될 수 있다.

국민안전처는 그동안 재난안전 청사진을 제시하고, 안전관리의 틀을 확립했다. 하지만 국민체감도는 아직 미흡하다. 올해는 안전 주체 간 협업을 통해 안전을 체감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안전생태계 조성’에 초점을 두고자 한다.

우선, 하드웨어(Hardware)를 조성해야 한다. 지진, 태풍, 조류인플루엔자(AI) 등으로 국민들이 여전히 불안해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든 주택이 내진설계를 하도록 하고 지진경보발령을 기상청으로 일원화한다. 탐색장비와 심해잠수 특수요원을 보강·증원하고, ‘서해5도 특별경비단’을 신설해 북방한계선(NLL) 해역을 튼튼히 지켜내려고 한다. 또 더 이상 풍수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6411억 원을 투자한다.

다음은 소프트웨어(Software)를 갖춰야 한다. 국민은 사고 없는 안심사회를 염원한다. 그래서 각 기관이 재난관리와 안전사업투자를 잘 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를 늘리고, 그 결과도 모두 공개할 것이다. 지하철, 지하공간과 같은 위험 시설은 정부가 직접 점검하여 큰 사고를 미리 차단한다.

‘제도웨어(Standard ware)’라는 다소 생소한 개념도 한 가지 제시해 본다. 안전 제도는 규제와는 별개로 다루어야 한다. 여러 부처가 관리하는 안전기준에 상충되는 것이 있다면 고쳐야 한다. 장애인, 외국인의 안전대책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또 유치원, 산후조리원은 소방시설을 의무화해 인명 피해가 없도록 할 것이다. 아울러 바다를 오염시킨 사람에게는 그 책임을 묻고, 지역안전지수와 생활안전지도를 공개하여 지역안전도를 체크해 볼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이밖에 ‘역량웨어(Capacity ware)’도 제안해 본다. 역량은 ‘하드’, ‘소프트’, ‘제도’를 운용하는 사람에 관한 문제다. 현장요원, 기업, 단체, 국민 등 각자에게 필요한 ‘개인역량’은 반복적인 교육과 훈련이 필수다. 전문성 있는 ‘개인역량’을 ‘조직역량’으로 이끌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

지자체의 재난관리 책임성을 지원하기 위해 교부세 지원을 늘리고 지진 전문 인력을 증원할 예정이다. 기관간의 상황전파훈련을 계속하고, 실전적인 안전한국훈련을 통해 ‘네트워크역량’으로 조직화하는데도 중점을 둘 것이다.

‘문화웨어(Culture ware)’를 마지막으로 제안한다. 문화웨어는 안전관리의 최상위 단계로 국민 스스로 실천하는 안전신고의 생활화와 평생안전을 위한 생애주기 안전교육이 중요하다. 연령별 맞춤형 안전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안전체험시설을 확대할 예정이다. 각종 위험에 대비해서 기업의 역할을 키워가고, 안전한 지역사회 만들기 사업 등을 통해 안전을 풀뿌리 문화로 정착시켜 나갈 것이다.

사회 전반에 안전을 중시하고 실천하는 문화가 정착될 때 안전생태계는 뿌리내릴 수 있다. 안전생태계 조성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공공, 민간이 협업을 통해 노력하고 동행할 때 안심사회는 빨리 다가온다. 이제 우리의 생존과 행복을 위한 안전톱니바퀴는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