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기업열전] 대한민국 소형풍력발전 스타기업 '라은테크'

차별화된 소형풍력 기술 무기로 세계 무대 두드린다

2017-01-25     이욱재 기자

금풍에너지서 라은테크로 새출발 
지난해 업계 유일 KS인증 받아
해외기업과 협약으로 시장확보 노력

[한국에너지신문]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열풍이 부는 가운데, 소형 풍력발전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설치가 간편하고, 환경 영향이 적은 편이어서 신재생에너지의 신흥 강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이 세계의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세계풍력에너지협회(WWEA)가 발간한 자료(WWEA Bulletin Issue 2-2016)에 따르면, 2014년말 기준으로 전 세계에 설치된 소형 풍력 용량이 830MW를 넘어섰다.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소형 풍력발전기는 41%가 중국에서, 30%는 미국에서, 15%는 영국에서 생산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에너지신산업'으로 신재생에너지와 풍력발전 등에 대한 관심은 있는 듯하지만, 소형풍력발전설비 생산량은 언급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7~8년 전 40여개에 달했던 소형풍력발전설비 생산기업들은 차츰 도산하더니 이젠 10개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들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 중에서 2007년부터 KS인증을 받은 제품은 6개 기업이 만든 11개 제품에 불과하다. 이 제품들에는 10여년간 쌓아온 노력과 기술이 묻어 있다.

‘금풍에너지’로 출발…국내 최초 수직축 풍력발전기 신재생 설비 인증

라은테크(구 금풍에너지, 대표이사 손준환)는 지난해 5월 새로운 이름으로 회사명을 바꾼 뒤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 회사는 국내 소형 풍력발전의 참담한 ‘성적표’에도 불구하고, 작년 유일하게 풍력발전설비 부문에서 KS인증을 받으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라은테크는 ‘금풍에너지’라는 사명을 달고 2003년 처음 소형풍력발전 업계에 뛰어들었다. 창업이래 업계에서 수직축 풍력발전기에 대한 연구를 선도하며 최초로 신재생에너지 설비 인증을 획득했다.

2005년에는 특허등록 3건, 출원 8건, PCT등록 1건 등을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6년 전북 정읍에 공장을 준공한 후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돌입했다. 이후 2010년 200W, 2011년 3kW급 소형풍력발전기 KS인증을 획득했다. 지난해에는 유일하게 자사 10kW급 제품의 이름을 인증서에 올려놓았다.

금풍에너지는 영세한 중소기업이 기술력을 꾸준히 축적하기 쉽지 않은 국내 상황에서 악전 고투를 거듭했다. 신재생에너지산업와 같은 비교적 생소한 분야는 사람들의 관심은 끌 수는 있지만, 이것이 곧장 사업의 수익으로 연결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힘든 상황이지만, 여러 건의 특허를 출원해 등록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쌓았고 꾸준히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급작스런 대표이사의 건강 문제로 사업활동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 닥쳐왔다.

다행히 손준환 현 대표가 ‘금풍에너지’를 완전히 인수해 라은테크로 사명을 새로 달고 지난해 5월부터 새출발을 시작했다.

“전국 16개 지역 설치한 경험으로 중국 등 시장확보 주력”

손준환 대표는 현재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공급도 적지만 수요가 없어 그나마 어려운 기업들이 더 큰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급격하게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것이 시장인데, 공급이 적으면 수요가 조금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없는 거죠. 결국 소형풍력설비만으로는 기업을 유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업계에 퍼져 있습니다.”

국내의 설비공급 기업들은 국내 시장에서 수요가 없어, 현재 대량 생산체제는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그 결과 소형 풍력 설비는 현재 국내 생산 제품 단가가 비싸다. 국내에 판매가 없다보니 해외수출은 더욱 어렵게 돼 버렸다. 손준환 대표는 “중국은 값싼 노동력을 갖고 있고 소형풍력발전 시장의 규모가 커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라며 “이 때문에 국내 제품과 달리 가격이 훨씬 저렴한 편이다”라고 말했다.

풍력업계에서도 국내기업의 높은 기술력과 향상된 품질 등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다만 시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데다, 대량생산도 어렵고 고품질화를 위한 초기 투자비가 이미 많이 투입돼 있어 가격 대비 성능이 떨어진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손준환 대표는 ‘시장 확보’를 내세웠다. “신재생에너지 설비 업계가 어려운 걸 왜 모르겠습니까. 어려운 걸 알기 때문에 처음엔 인수를 꺼렸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직원들이 축적한 기술력에 대한 믿음이 있었어요. 또 풍력산업의 미래도 밝습니다. 국내만 바라보면 안 됩니다. 세계로 나갈 채비를 해야지요.”

손 대표는 “앞으로 국내에 기술과 사업의 확장성이 좋은 대전 등지에 지사를 설립할 예정”이라며 “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있는 중국 등 해외의 많은 기업과 관련 협약을 체결하면서 시장 확보에 주력하면서 위기를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은테크의 직원들도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대단하다. 제주, 부산, 홍성, 여수 등 전국 16개 지역에 성공적으로 풍력발전기를 설치한 경험이 그 원동력이다.

라은테크 관계자는 “한 지자체에서 값싼 중국산 풍력발전기를 설치했는데, 작동이 되지 않아 골머리를 앓았다”며 “그 지역 제품들을 현재 저희 제품으로 교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산 제품과 차별화로 승부수…국내는 설치 기준 완화도 과제

기술력은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정도로 높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특히 국내의 경우는 풍력 설치 기준이 너무 높고 까다로운 점도 그 중 하나다. 올해부터 풍력발전의 이격거리 제한 규정은 완화됐다. 하지만 풍속기준에 따른 설치제한 규정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는 소형풍력업체에겐 골칫거리다. 풍황자원이 그리 풍부하지 않은 국내에서 풍속제한 기준인 4.5m/s이상을 내는 지역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으로서는 이곳에 방문해 직접 계측기를 설치해서 검증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다행히 신재생에너지 데이터센터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자원지도 맵’을 통해 우리나라 각 지역의 풍량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시‧도 차원에 한해 때문에 실제적인 측량은 결국 업체의 몫으로 남아 있다.

더불어 소형풍력발전 설비는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소비자에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 손 대표의 판단이다. 손준환 대표는 “소형풍력발전 관련 기술이 향상된 건 사실이지만 소음과 관련된 민원이 많은 점은 여전히 한계”라며 “라은테크의 1순위 연구과제가 바로 ‘소음감소’”라고 말했다.

“소음 문제는 각 가정에만 아니라 이웃 가정에도 피해를 줄 수 있어 가정에 보급을 확산시키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것만 해결한다면 시장 규모를 확실하게 키울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은 단지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중국산을 사용하는데, 라은테크가 소음문제를 해결해 기존 제품, 특히 중국산 제품과는 확실히 차별화할 겁니다. 그 점에서는 승부를 걸어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