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회사’ 아닌 ‘석유화학회사’로…정유업계, 승패는 석유화학이 가른다

[집중취재] 석유화학부문, 수익성 개선·수요 증가…투자 확대로 ‘순풍에 돛’

2016-09-26     조강희 기자

[한국에너지신문] “정유에만 집중할 수는 없다.”

정유업계는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까지 사상 최대의 호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정유업계는 정제마진이 좋아 정유 부문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면, 올해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시도한 결과, 본격적으로 석유화학 부문에서 성과를 거둬 들이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분기 국제유가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며 발생한 재고평가이익 및 1개월 시차를 두고 발생한 지연 효과로 국내 정유사들은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그 외에도 실적을 가른 부분은 단연 석유화학이다.

석유화학은 최근 중국 고순도 테레프탈산 공장의 본격 가동으로 석유제품의 정제마진에 해당하는 파라자일렌 스프레드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앞으로 상당한 기간동안 이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수요는 이외에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선제적으로 많은 액수의 투자를 실행한 회사는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고, 이 부문의 추가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는 회사들도 향후의 수익성 확대를 노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 / 적기에 집중 투자…2분기 영업이익 압도적 우위

화학부문 영업이익 5천억원 달해

SK이노베이션은 상반기 누적 1조 96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반기로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2015년 총 영업이익과 유사한 수준으로, 약세가 전망되는 정제마진 영향 등을 감안하더라도 하반기 실적을 포함하면, 최대 영업이익을 시현했던 2011년 수준의 실적 달성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타 정유사와 비교했을 때에도 많게는 1조 5000억원에서 적게는 8000억원 가량 월등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시현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은 단순히 ‘정유사별 정제능력, 고도화 비율 차이’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 화학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5000억원에 육박한다. SK인천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은 1900억원 수준, SK종합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은 3000억원 수준이다. 이러한 차이를 보면 결국 비정유 중에서도 석유화학 부문의 호실적이 정유사간 실적을 가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LG화학의 6158억원, 롯데케미칼 6939억원 등 국내 화학 메이저 기업들의 2분기 영업이익과 비교하더라도 엄청난 수치다.

이 정도의 수익을 석유화학 시장에서 올릴 수 있었던 것은 SK이노베이션이 외부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는 정유업에서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으로 화학 등으로 수익 구조를 다각화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지난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화학설비 투자에 나섰다. 최근 SK 석유화학부문의 이익은 시황을 정확히 예측하고, 적기에 투자 결정을 내린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최근 5년간 3조원이 넘는 규모의 재원을 화학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인천석유화학을 통해 파라자일렌 공장을 1조 6000억원을 들여 2014년 4월 완공했다. SK종합화학을 통해서는 중국 시노펙과 SK 35대 시노펙 65의 비율로 합작한 중국 우한 나프타 분해 공장(NCC)을 건설해 2014년 초부터 본격 가동하고 있다.

또 SK와 사우디아라비아 사빅이 50대 50으로 3700억원을 투자해 고성능 폴리에틸렌 공장을 건설해 2014년 상반기부터 상업생산하고 있다. 일본 JX에너지와 역시 50대 50으로 9600억원을 투자해 파라자일렌 공장을 건설하고 2014년 2분기부터 상업생산하고 있다.

2분기동안 중국의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공장의 가동률이 유지되면서 1분기에 이어 PTA의 원료가 되는 파라자일렌은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 국내 파라자일렌 생산량 기준 세계 6위로 국내에서는 압도적 1위인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최대 수혜자가 됐다.

파라자일렌의 이익 계산은 통상적으로 정유 부문의 ‘정제마진’에 해당하는 이익을 ‘스프레드’로 표현하는데 이는 파라자일렌 가격에서 원료인 나프타의 가격을 뺀 값이다. 올해의 1톤당 파라자일렌 스프레드는 1분기에는 406달러, 2분기에는 395달러 등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파라자일렌의 통상적인 손익분기점은 1톤당 250 달러로 계산된다. 2015년 평균은 353달러였다.

업계에서는 금년 하반기에도 파라자일렌 스프레드가 양호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3분기는 쌀쌀한 날씨에 대비해 화섬 옷감인 폴리에스터 생산 수요가 증가하는 파라자일렌 제품 성수기로, 고순도 테레프탈산 가동률 상승이 전망된다.

더욱이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즈(Reliance Industries)의 관련 공장 증설이 취소되는 등 금년 중 세계적으로 관련 공장의 신증설 계획이 없어 SK이노베이션 등 선제적으로 이 부문에 투자한 회사들의 호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중국의 드래곤 아로마틱스(Dragon Aromatics) 일부 파라자일렌 설비의 가동차질이 이어지며 3분기 파라자일렌은 타이트한 수급을 보일 것이 점쳐진다. 한편 정유업계에서는 금년 하반기 정제마진 약세를 전망하고 있으며, 남은 실적의 향방도 역시 석유화학 실적이 가르게 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화학설비 적기 투자 등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항 만큼 본격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시기에 비교적 일찍 진입했다”며 “반기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번 상반기 실적의 분위기를 하반기에도 계속해서 이어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 / 바이오케미칼·복합소재 등 연구 성과…성장기반 다져

여수에 바이오부탄올 시범공장 건설

GS칼텍스는 석유 및 석유화학, 윤활유 등 핵심사업 경쟁력과 수익성 확보는 물론 바이오케미칼, 복합소재 등의 연구개발 분야에서 성과를 창출해 향후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다지고 있다.

GS칼텍스는 석유 및 석유화학 생산시설, 고도화시설 등에 지속적인 적시 투자를 통해 생산경쟁력을 높여 왔다. 친환경고부가가치 제품을 해외에 수출해 수익성 제고와 수출시장 다변화 성과도 거뒀다.

또 바이오부탄올 등 바이오케미칼 분야와 복합소재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GS칼텍스는 바이오케미칼 분야에서는 바이오매스 원료 확보부터 생산기술 개발, 수요처 개발 등 상용화 기술 개발 및 사업화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해 2016년 하반기 중 약 500억원을 투자해 여수에 바이오부탄올 시범공장을 건설하고 전후방에서 원료 및 다양한 응용제품을 담당할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는 등 지속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GS칼텍스는 하루 78만 5000 배럴의 원유정제시설 및 27만 2000 배럴의 등유 및 경유 탈황시설 등 최첨단 자동화생산 설비에서 고품질 석유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일 27만 4000 배럴의 국내 최대 규모의 고도화 처리 능력을 갖추어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GS칼텍스는 지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총 5조원 이상을 투자해 제2중질유분해시설(HCR), 제3중질유분해시설(VRHCR), 제4중질유분해시설(VGOFCC) 등 3기의 고도화시설을 증설했으며, 이를 통해 고도화비율도 약 35% 수준에 이른다.

GS칼텍스는 고도화시설 등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 이후 정유, 석유화학, 윤활유등 기존 사업의 밸류체인(Value Chain) 전반을 철저히 분석해 원가절감과 수익확보를 도모하는 전사적 차원의 개선 활동으로 2013년부터 비 프로젝트(V-Project)를 시행하고 있다. 2016년에는 ‘단기 수익성 향상활동’과 ‘지속적 수익창출 기반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지속적인 비 프로젝트 수행결과 생산공정 및 제품들의 핵심지표인 순생산(Net Yield), 에너지사용량 및 고부가가치제품 믹스(Mix) 등이 개선돼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GS칼텍스는 비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2015년 3000억원 수준의 재무성과를 달성했고, 2016년에도 전년 수준을 상회하는 재무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GS칼텍스는 2007년부터 바이오케미칼 연구를 시작해 현재 기존 석유화학 기반 케미칼 대비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와 화장품, 헬스케어, 농약 등 분야에서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특수케미칼 생산 연구 등 바이오케미칼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최근 지속되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급격한 유가 변동, 시장경쟁 심화 등의 어려움 속에서도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수익성 향상을 통한 재무건전성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 / 현대코스모 등 설립…화학 분야 영역 확장

고도화율 46% 수준 계획

현대오일뱅크는 하루 39만 배럴의 석유제품 생산능력을 갖춘 정유회사로 고도화율도 2015년말 기준으로 39.1%에 달해 비율 기준 국내 1위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수익 다각화를 위한 비정유사업 확대 노력을 꾸준하게 이어 나가고 있다. 2012년 현대코스모 제2BTX(벤젠·톨루엔·크실렌) 공장 사업을 시작으로 2013년 현대오일터미널 유류저장 사업, 2014년 현대쉘베이스오일 윤활기유 사업 등 비정유 사업에 잇따라 진출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일본 코스모오일과 합작한 현대코스모를 설립해 석유 화학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현대코스모는 2013년 제2공장을 완공함으로써 연산 140만 톤의 BTX 생산 능력을 갖춰 국내외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현대코스모가 생산하는 파라자일렌과 톨루엔 등은 합성섬유나 각종 플라스틱, 휘발유 첨가제 등 우리 실생활에 필요한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현대오일터미널 설립을 통해 국내 정유사 최초로 상업용 탱크터미널 사업에도 진출했다. 울산 신항의 인근 바다를 매립한 2만 6000평 규모 부지에 조성된 현대오일터미널은 5만 DWT급 부두와 약 28만 KL의 저장 시설을 갖추고 2013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유류저장사업을 시작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2년 4월 현대쉘베이스오일을 설립하고 윤활기유 사업에도 진출했다. 윤활기유는 고도화 공정에서 나오는 잔사유를 처리해 만들어지며 자동차, 선박, 산업용 윤활유의 원료가 된다.

대산공장 내 4만 6000 ㎡ 부지에 들어선 윤활기유 합작공장은 연간 70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건설됐으며 2014년 8월부터 상업 생산을 개시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분기 현대쉘베이스오일의 윤활기유 사업에서 346억원, 현대오일터미널의 유류저장 사업에서 2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현대코스모도 최근 파라자일렌 스프레드 상승으로 25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일본 코스모와 공동 경영하는 현대코스모의 실적은 지분법에 따라 현대오일뱅크의 당기순이익에 반영된다.

현대오일뱅크는 2014년 1월 콘덴세이트 정제 및 혼합자일렌 제조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석유화학업체인 롯데케미칼과 함께 합작법인인 현대케미칼을 설립했다.

현대케미칼은 총 1조 2000억원을 투입해 올해 하반기 상업가동을 목표로 현대오일뱅크 대산 공장 부지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현대케미칼은 초경질 원유인 콘덴세이트를 처리해 연간 100만톤 규모의 혼합자일렌과 80만 톤의 경질납사 등 석유화학제품과 항공유, 경유 등의 석유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현재 BTX공정의 주원료인 혼합자일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케미칼 설립을 통해 원료 수급의 안정성 제고와 BTX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수 있게 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이외에 비정유 사업과 정유 사업의 공통적 기반이 되는 고도화 설비의 용량을 키워나가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고도화율이 40%에 육박해 비율 기준으로는 업계 최고 수준이지만, 2018년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설비용량을 키워 나간다는 것이다.

이 증설이 완료되면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율은 46%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고도화설비 투자까지 완료되면 현대오일뱅크의 수익은 국제유가의 흐름에 요동치지 않고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에쓰오일 / 잔사유 고도화·올레핀 다운스트림 복합단지 건설

석유화학 비중↑ 사업 다각화

에쓰오일은 대대적인 신규 투자로 ‘석유화학’이라는 성장동력을 확충해 가장 수익성 있는 종합 에너지 회사로 발전하는 초석을 다져나간다는 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행해 나가고 있다.

에쓰오일은 4조 7890억원을 투자해 잔사유 고도화 설비(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복합단지(ODC)를 2018년 4월까지 건설해 완공할 계획이다.

잔사유 고도화 설비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복합단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는 2018년 4월 완공을 목표로 건설하는 에쓰오일 창사 이래 최대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에쓰오일의 잔사유 고도화설비에서는 하루 7만 6000배럴의 휘발유, 에틸렌, 프로필렌이 생산된다. 잔사유 고도화 시설에서 생산되는 올레핀 기초유분인 프로필렌은 올레핀 다운스트림 복합단지에 투입돼 연간 40만톤의 산화프로필렌과 30만톤의 폴리프로필렌 등 석유화학제품으로 생산된다.

잔사유 고도화 설비는 원유 정제 과정을 통해 원유에서 가스·휘발유 등을 추출하고 나서 남은 값싼 기름인 잔사유를 다시 한번 투입해 중질유 탈황시설과 접촉분해시설 등에서 걸러 휘발유나 프로필렌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얻어낸다.

이번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에쓰오일은 현재 40.8%의 고도화비율이 48%로 증가해 국내 정유사 중 최대의 고도화 비율을 보유하게 되고, 중유 4%, 경질유 77%, 윤활기유 6%, 아로마틱 7%, 올레핀 6%로 생산 비중이 재구성된다.

벙커C유와 같은 저부가가치 제품은 12%에서 4%로 줄어들어 수익성이 높아지고, 석유화학 비중은 확대돼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게 된다.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은 단순히 기존 시설을 확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동차부터 가전제품, 정보기술과 생명공학 등에 적용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첨단 소재 생산 능력을 갖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에쓰오일은 잔사유고도화설비와 올레핀다운스트림시설에 그 동안 축적해 온 공정기술과 기존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최신 기술을 적용해 첨단 시설들을 안전하게 완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정유제품 공급증가로 정제 마진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안정적 수익원 발굴을 위해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프로젝트를 통해 가장 수익성 있는 종합 에너지 회사로 발돋움하는 초석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