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에 서비스 개념 도입하면 누진제 개편할 수 있다

누진제 개편, 에너지산업 발전 기회될 것

2016-08-29     한국에너지

[한국에너지신문] 올 여름 폭염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면서 전기료와 기상예보가 주요 뉴스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필자는 더위가 한창이던 8월 초순부터 아스팔트 위에서 계란 후라이가 가능하다고 하는 미국의 피닉스를 열흘 정도 여행하면서 더위와 전기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떠올랐다.

피닉스의 여름은 정말 햇살이 열 광선을 쪼이는 듯 강도가 보통이 아니다.
길거리를 보행하는 사람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실내 생활이 전부이다시피 하는 이 지역 사람들은 하루 종일 에어컨 속에서 지낸다. 어디를 가도 실내는 냉기가 돌 정도로 시원하고 조금 오래 있으면 긴팔을 입어야 할 정도로 냉방을 하고 있다.

우리는 여름에 가벼운 이불을 덮거나 마는 정도이지만 이곳에서는 겨울 이불을 덮고 잠을 잔다. 말로는 이해가 안 되는 생활 습관이다.

이 지역은 여름뿐만 아니라 겨울이라고 하는 계절에도 에어컨 없이는 살 수 없는 곳으로 하루 24시간 일 년 365일 에어컨을 켜놓고 생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사·조명·냉방 모두를 전기로 하면서 보통 가정의 한 달 전기요금은 25만원 내외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취사 가스 비용과 조명 전기요금 합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기료 논란의 핵심인 누진제를 적용하면 한 달 내내 에어컨을 가동하고 전기로 취사를 하면 100만 원은 족히 될 것이다. 우리 도시 가정에서 여름 석 달 전기요금 100만 원을 내고 에어컨을 켤 가정이 얼마나 될까? 이런 비교를 한다면 우리는 지금까지 에너지를 필수적인 개념으로 해왔지 서비스적인 개념은 전혀 없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섭씨 40도가 넘는 열대 지방에서 전기를 아껴 쓰라고 하면서 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것이 아니라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득이 되고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에 비해 우리는 냉방을 단속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더워서 일을 못하면서도 에어컨 켜는 것을 겁을 내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한반도의 기후는 많이 변했고 앞으로 더 더워질 것이라는 게 보편적인 전망이다. “덥다. 폭염이다”라며 떠들기만 할 것인가? 아니면 대책을 마련할 것인가? 에너지 정책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하고 싶다. 

절약이라는 구속된 논리에서 벗어나 국민들이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에너지는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기료의 누진제 형태는 가장 먼저 개편해야 한다. 가장 강력한 규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기료의 누진제 개편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나 한전은 누진제가 헌법보다도 더 고치기 어려운 성역으로 알고 있다. 
여기서 역발상을 하면 이 문제는 실보다 득이 된다.

전력 소비가 늘어나면 제1의 수혜자는 한전이다. 돈을 더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할 일이 많아지고 일자리가 늘어난다. 정체된 전력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는 한전이 앞장서 누진제를 폐지해야 한다.

여기다 늘어나는 전력 소비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계획을 세우면 정부로서도 꿩 먹고 알 먹는 정책이 되지 않겠는가?

전기료 누진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전력산업과  에너지산업의 활성화 계기로 만드는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