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토탈 제5 정유사 되나?

송유관공사 주주돼 … 석유공사 지분인수

2014-05-26     조재강 기자

삼성토탈의 대한석유협회 가입 여부가 정유업계의 초미의 관심사다. 4대 정유사가 독과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특히 삼성이란 브랜드는 정유 업계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최근 협회 가입이 무기한 보류되면서 삼성토탈의 가입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이들의 입장을 들어보고 향후 진행 방향을 살펴본다. 


석유공사에 휘발유 이어 경유도 공급 가능성 커 
석유협회, 가입여부 보류 결정 … 추후 회의 미정

삼성토탈의 정유사업 진출에 대해 국내 정유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토탈이 2012년 7월 알뜰주유소에 대한 휘발유 공급에 나서면서 이 같은 조짐이 일기 시작했다. 여기에 한국석유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대한송유관공사 지분 2.26%를 매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반적인 상법상 주주명부폐쇄기간이 끝나는 3월 말 이후부터는 삼성토탈이 송유관공사 주주로써 파이프라인을 통한 전국 석유 수송 기반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송유관공사 지분은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중공업, 산업통상자원부, 석유공사 등이 보유하고 있다.

송유관공사 지분 인수와 더불어 삼성토탈은 2015년까지 경유와 휘발유를 대거 생산하고, 국내·외 판매망도 구축해 제5정유사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BTX 2공장과 탈황설비를 준공, 2공장에서 생산한 컨덴세이트(초경질원유)를 정제해 경유와 항공유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토탈은 경유, 휘발유 등의 생산량이 늘면서 올해 264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전년도 1818억원에 비해 40% 이상 높게 잡은 수치다.

삼성토탈 관계자는 “국외로 수출하는 물량 뿐 아니라 국내서도 알뜰주유소를 비롯한 수요처가 확대되고 있어 매출 상승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1월에는 대한석유협회에 회원사 가입을 신청하면서 제 5정유사로의 도약을 꿈꾸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기존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회원 4사는 가입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정기총회에서 삼성토탈 가입 안이 추후 재논의 하기로 결정됐다. 협회 관계자는 “삼성토탈 가입 안건이 언제 다시 논의 될지 시기를 알 수 없고 정유 4사 CEO 분들의 합의에 따라 삼성토탈의 최종 가입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또한 “삼성토탈이 정관이 정한 CDU(원유정제) 시설을 갖추지 않은 석유화학 사업이 주력인 기업이어서 회원으로서의 자격이 맞는지도 타진해야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삼성토탈의 경우, 기존 정유사가 가지고 있는 CDU를 갖추지 않고 NCC(납사분해)를 통한 석유화학 제품이 주력 사업이다.


정유사가 삼성토탈 견제 이유, 내수 때문?

하지만 정유 4사가 삼성토탈을 회원사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이유는 다른데 있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석유공사가 관리중인 알뜰주유소에 삼성토탈이 공급자 역할을 하면서 정유사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알뜰주유소에 미온적인 정유사 입장에서 삼성토탈의 이런 모습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또한 수출도 어려워지는 상황에 내수마저 삼성토탈에 일부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삼성토탈을 회원사로 받아들이기 힘들게 하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토탈은 정유사와 달리 원유가 아닌 나프타를 들여와 휘발유 등 석유화학 제품과 비슷한 반제품으로 만들어 이를 석유공사에 납품, 알뜰주유소에 공급해 왔다”며 “부산물과 정제유를 동등 경쟁하게 하는 건 공정거래가 아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삼성토탈이 실질적인 정유업을 하면서 굳이 석유협회에 가입할 이유가 뭔지 다들 궁금해 하고 있다”며 “삼성토탈이 업계에 발을 들이면서 기존 정유사에 미칠 파급효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삼성토탈, 무임승차·특혜 돌파 수단일 뿐...

실제 석대법상 정유사업자는 석유협회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정유사업을 할 수 있다. 국내 4대 정유사가 회원인 협회에 가입하는 것만으로 대내외에 정유사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게 이번 삼성토탈의 가입 추진 배경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와 관련 삼성토탈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우리가 제5 정유사업자로 비춰지는 것에 부담스러워 수출사업에 집중하고 알뜰에만 제품을 공급하라는 입장”이라며 “정유사들이 알뜰에 공급하면서 정부로부터 세제혜택과 특혜를 받는다는 지적에 가입을 추진하게 됐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송유관 지분 인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라며 “무임승차라는 말을 피하기 위해 지분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결국 삼성토탈 측은 알뜰주유소에만 석유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란 것이다. 석유협회 가입 및 송유관 지분인수는 업계의 특혜 무임승차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한 삼성토탈의 방법인 셈이다.


삼성이란 브랜드파워, 잠재력 무섭다

그럼에도 삼성토탈의 제5 정유사의 의혹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토탈을 경계하는 이유는 종합회사로서의 브랜드 파워와 계열사 간의 협력으로 많은 부가혜택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 때문”이라며 “SK에너지가 계열 금융사와 연계한 각종 포인트 혜택으로 1위를 지킬 수 있는 비결이란 것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SK에너지 이외 3개 정유사는 금융 계열사가 없어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는 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SK와 같은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삼성토탈의 잠재성을 가장 경계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외부에 보이는 것은 빙산의 일부분이고 소비자 할인 혜택의 파급효과를 업계는 경계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이 정유사와 삼성토탈이 각자 주장을 펼치는 가운데, 협회 가입여부과 삼성토탈의 제5 정유사의 판가름에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삼성토탈은

삼성토탈(대표이사 손석원)은 1988년 5월 삼성그룹 계열사의 하나로 삼성종합화학을 창립, 충남 대산 산업단지 내 100만평 규모(330만㎢)의 부지에 나프타분해공장(NCC) 등 13개 공장을 갖추고 있다. 주요 생산제품은 합성수지, 기초유분화성제품, 제트오일(jet oil) 등 석유제품을 생산 중에 있으며, 종사원수는 약 1500명에 이른다.

특히 휘발유 등 석유제품 생산 규모는 2014년 3월 현재 제트오일(jet oil) 연간 52만 톤이며, 이와 연계된 휘발유 등을 생산하고 있다.

2003년 5월 세계적인 에너지·화학기업인 프랑스 토탈그룹과 50대 50의 주주구성을 내용으로 합작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2004년 10월 사명을 현재의 삼성토탈(주)로 변경하면서 세계적인 화학기업, 및 친환경기업을 모토로 출범했다.

충남 대산 산업단지에 13개 단위공장으로 구성된 첨단 콤플렉스를 갖춘 삼성토탈은 기초유분에서부터 PE/PP 등의 합성수지와 SM, PX 등 화성제품을 비롯해 석유제품은 항공유, LPG,  선박유, 휘발유, 솔벤트 등을 생산하는 등 종합에너지·화학 회사로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