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 에너지정책 맡을 자격이 없다

2010-06-21     한국에너지

최근 어느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에너지부서의 독립을 주장하는 내용이 있었다. 에너지의 중요성을 감안해 미국의 에너지부서와 같은 형태의 독립적인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나가는 과객의 한마디에 불과한지 어디서도 그 주장에 관해 재론하는 것을 볼 수 없다.

어언 동력자원부가 김영삼 정부가 출범하면서 폐지하였으니 18년 정도 되는 것 같다. 작은 정부를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던 김영삼 정부가 동자부 하나를 없앤 것으로 선거공약을 지켰다. 언젠가 그 배경에 관해 간단히 썼던 기억이 있지만 집권세력이다 보니 집권자의 말 한 마디로 동자부는 날아가 버렸다. 당시 장관이었던 진념씨는 그 이 후 모 회계법인에 근무 할 당시 ‘여의도에 불려가 통보만 받았다’고 했다.
동자부가 폐지된 이후 새로 독립기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 때 청단위의 기관을 설립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지금 이명박 정부도 출범하면서 부처를 폐지한 경력을 갖고 있는데 에너지부서의 독립을 운운한 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마는 답답한 마음에 하소연이나 해볼까 싶다.

에너지 정책의 기본은 국민이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가장 경제적으로 공급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정책은 에너지를 가장 값싸게 공급하는데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에너지산업을 일으켜 외화 가득률을 높일 수 있을까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러한 사례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추진하면서 에너지 공급 측면에서 가장 비경제적인 순위대로 돈을 쌓고 있는데서 적나라하게 나타나고 있다. 가장 경제성 있는 소수력, 태양열은 거들 떠 보지도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출의 핵심부서에 에너지자원부서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부서의 독립을 요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올바른 에너지 정책의 추진을 위해서다. 요즈음 에너지와 가장 관련이 깊은 기후변화 정책의 집행 부서를 두고 지경부와 환경부가 서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나름대로 이유는 있지만 어느 부서도 기후변화와 관련한 정책을 제대로 추진할 것 같지 않다. 기후변화의 80% 이상이 에너지에서 비롯된 문제인데 지경부는 산업측면에서 환경부는 환경측면에서 다룰 것이기 때문이다.
에너지 정책의 본질을 이해하는 정책추진을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것이다. 자고이래로 우리 정책의 수치 중 변화하지 않는 것이 있다. ‘에너지 수입 97%’ 기름 한 방 울 나지 않는 나라는 우리말고도 지구상에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이들 국가들 중에는 에너지 자립도가 40~50%에 이르는 나라도 있고 또 그것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정책의 기본은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데 두고 있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에너지 자립도가 변치 않는 유일한 나라가 우리다. 지경부는 에너지 정책을 맡을 자격이 없다. 기후변화 문제도 지경부와 환경부가 싸울 일이 아니다. 지금 에너지부서의 독립을 운운하지도 않겠다. 지나가는 과객의 한마디를 새겨듣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심정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