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 플랜비, 바이오에너지 ‘블루오션’ 개척

식품·음료공장 등 대규모 산업용 바이오가스 플랜트 주력
독일 기콘사와 기술협력… 모든 유기성 폐기물 에너지화

2009-11-16     남수정 기자

음식물 쓰레기, 하수슬러지, 축산분뇨 등 유기성 폐기물을 발효시켜 메탄가스를 얻어 에너지로 사용하는 ‘바이오가스’는 24시간 365일 언제나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재생에너지원이다. 전력·열·차량연료 등 활용도도 우수하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유기성 폐기물은 연간 5100만톤이나 된다. 이 중 바다에 버리는 유기성 폐기물이 연간 600만톤. 에너지로 환산하면 무려 2TWh나 되지만 실제 이용률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현재 국내 바이오가스 플랜트는 20곳 남짓. 전력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2007~2008년 사이 1년간 가동률은 15.2%로 가장 낮다. 많은 국내외 기업들이 뛰어 들었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재생에너지 선진국인 독일은 이미 1990년대 초반 바이오가스 플랜트 연구개발에 착수, 2009년 현재 전국에 4780개의 플랜트가 설치돼 있다. 지난해 바이오가스 플랜트 설비용량은 총 1400MW, 누적 발전량은 무려 1.6GW에 달한다. 2020년까지 천연가스 수요의 10%를 바이오가스로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기후변화대응 종합컨설팅 기업인 E3 플랜비(E3 PlanB)의 최 윤 대표는 지난 6일 기자와 만나 “우리나라의 풍부한 바이오에너지 자원에 선진국의 앞선 기술을 더하면 우리도 재생에너지 강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중소기업이 할 수 있는 바이오가스에 관심을 가지게 됐는데 기존 플랜트가 가진 한계와 문제점이 너무 많았다”며 “해법을 찾으면 바이오가스 사업도 성공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3 PlanB가 독일 최고의 바이오가스 기술을 보유한 기콘사와 손잡은 배경이기도 하다.

▲바이오가스에도 블루오션은 있다 =최 윤 대표는 “그동안 우리 정부와 지자체, 바이오가스 관련 기업은 주로 소규모, 축산분뇨에 집중해 왔는데 실패한 경험이 더 많았다”며 “독자적인 한국형 기술이 없고, 무엇보다 발전차액이 낮아 경제성을 기대하기 어려워 아예 시작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에는 한계가 존재하고, 대규모 플랜트 건설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민간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최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민간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세제 혜택이나 융자는 필요하다”며 “주민대상 설명회를 할 때 정부 지원에 대해서 뭐라고 얘기해 줄 것이 없는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바이오가스는 우리가 가진 풍부한 자원과 국산기술로도 보급과 산업화가 가능하다는 확신을 바탕으로 최 대표가 바이오가스 분야의 ‘블루오션’을 찾아 나선 가장 큰 이유다.

그가 주목한 곳은 바로 대규모 플랜트. 맥주·우유·김치·음료공장, 도살장, 농수산물시장 등이 바로 그것이다. E3 플랜비에 따르면 국내 양조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에너지로 이용하면 양조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 공급할 수 있다. 하루에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 1만3000톤을 에너지로 만들면 전체 수입하는 LNG의 4%를 대체할 수 있다. 식품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우리나라가 전체 수입하는 에너지의 5~10% 대체할 수 있는 양이다.

이처럼 대형 폐기물이 발생하는 곳에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설치하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양한 유기성 폐기물을 한데 처리할 수 있는 상업발전소를 지어 처리비용과 해양투기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필요한 전력과 온수를 이용하면 경제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CDM사업으로 등록하면 탄소배출권 확보를 통해 추가 수익도 가능하다. 인근 지역에 필요한 난방에너지를 공급할 수도 있다. ‘1사1촌’의 새로운 모델인 셈이다. 

▲독일 대표 바이오가스 기업 ‘기콘’ = 기콘(Gicon)사는 독일 현지에만 500개의 플랜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스페인 마드리드, 독일 베를린, 포르투갈 리스본 등 유럽 전역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E3 플랜비는 기콘의 아시아지역 총대리점으로 사업 개발, 사업허가, 파이낸싱, 설비 구입, 시공, 기술교육, 시운전까지 기콘과 협력을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기콘사와 E3 플랜비의 CTO인 진스마이스터 박사가 이 모든 과정을 지원한다. 

E3 플랜비와 기콘은 철저한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바이오가스 설비의 품질과 성능을 보장하기 위해 설계에서부터 시운전까지 전 과정을 현지 상황에 최적화한다. 최 대표는 “철저한 현지 조사를 통해 최적화된 시스템을 제공한다”며 “현재 H 맥주업체의 홍천공장의 시료를 독일 기콘 본사로 보냈는데 이걸 분석해서 유기성 폐기물 성상에 맞는 플랜트를 디자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체 사업에서 기콘의 엔지니어링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한국에서 토목, 건설, 발전설비, 제어시스템 등 나머지 85%를 조달한다. 최 대표는 “처음에는 독일 기콘의 기술로 시작하지만 국산화하려는 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콘은 습식 발효, 건·습식 발효 두가지 공정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습식은 주로 축산분뇨, 수분함량이 높은 음식물 쓰레기, 도살장 폐기물 등에 적합하고, 하루 수 톤에서 최대 1000톤까지 처리가 가능하다. 특히 건식·습식 혼용기술은 기콘의 강점. 폐기물이 층층이 쌓여도 발효 초기의 통수성을 그대로 유지시켜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다. 맥주공장의 맥주박 처리, 사이로에 저장됐던 잡초나 곡물, 식물 폐기물 처리 등에 유용하다. 중온 및 고온발효 2단계 공정으로 기존 플랜트에 비해 10% 이상 더 많은 메탄가스를 생산, 설비 규모에 따라 4~7년내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다.

최 대표는 “한국에서 바이오가스 플랜트 공급가격은 독일 현지 공급가격에 비해 약 65~70% 저렴하게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디젤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글리세린으로도 바이오가스 생산이 가능하다. 많은 에너지비용과 처리비용이 들어가는 바이오디젤 생산 과정에서 글리세린을 바이오가스 원료로 활용하면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

▲우드펠릿에서 기후변화 종합컨설팅까지 = E3플랜비가 바이오가스와 함께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우드펠릿. 인도네시아 5대 임업회사 중 하나인 P.T.마주르사와 공동투자를 통해 북수마트라 시볼가 남쪽 나탈지역에 30만헥타 규모 조림사업권을 확보하고, 연산 12만톤 규모의 우드펠릿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P.T.마주르사는 땅과 삼림을 제공하고, E3플랜비는 자본, 기술, 제품, 생산·판매를 맡는다.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1차로 연 6만톤을 유럽과 한국에 수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