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장호 도시형 풍력발전 원천기술센터장(군산대 교수)
시장창출·경제성확보·인재공급 ‘3대 과제’

2009-11-16     장현선 기자

우리나라 대형 풍력발전 산업은 빅뱅 직전이다. 2012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제도(RPS) 도입이 예고된 가운데 수백 MW급 대형 풍력발전단지 건설계획들이 연이어 발표되고, 어림잡아 십여 개 이상의 대기업들이 대형 풍력발전 시스템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소형풍력산업은 아직 전혀 움직임이 없다. 정부의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 이라는 대형 호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전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관련 기업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소형풍력발전 시스템의 낮은 경제성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현재, 소형풍력발전기에 적용되는 발전단가와 설치단가로는 소형풍력발전시스템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블레이드 단위면적당 발전단가는 날개 크기가 커질수록 작아지기 때문에 날개가 작을수록 경제성이 떨어지게 돼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은 곧 대형풍력 산업만 발전시키겠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그러므로 소형풍력산업의 발전을 위해 다음과 같이 몇 가지 구체적인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우선 소형 풍력발전시스템에 대한 발전단가와 설치단가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 소형풍력 발전 시장이 초기 진입단계이고, 관련 산업의 상황이 현재의 단가구조를 가지고 경제성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단가를 대폭 상향해 업계의 활성화를 유도하고, 시장의 성장속도와 물량, 단가 등의 변화추이에 맞춰 점진적으로 단가를 낮추는 정책이 필요하다.

소형풍력발전 시스템의 인증방법과 절차의 간소화, 인증기관의 확대, 그리고 기술개발 지원 등이 필요하다. 소형풍력발전기 사업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중소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이들 기업에게 복잡한 인증방법과 절차들은 사업진입의 장벽으로 작용되고 있으며, 기술개발지원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소형 풍력발전기가 응용되는 분야에 대해 초기 시장창출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시장이 커져야 물량도 많아지고, 단가도 떨어지며, 가격경쟁력도 좋아진다. 이렇게 좋아진 가격 경쟁력은 새로운 시장이 창출하는 동력이 된다.

최근 일부 지자체의 해안풍 소형풍력발전단지 조성 계획 혹은 새만금 방조제의 관광도로에 풍력가로등을 설치하는 계획은 좋은 정책이 될 수 있다. 새만금 방조제의 40㎞ 구간에 풍력가로등을 설치하는 경우 약 8000개, 1000억 이상 규모의 소형풍력 시장이 창출돼 소형풍력산업을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다.

외국산 풍력발전기를 활용하는 보급정책은 곤란하다. 국산 풍력발전기가 제대로 개발되기 전에 외국산 풍력발전기를 먼저 보급하는 경우 풍자원이 우수한 곳에 외국산 발전기가 먼저 설치돼 나중에 국산 풍력발전기의 보급이 어렵게 되고, 유지보수의 어려움 때문에 소형풍력산업 전반에 대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대형풍력발전기 보급에서 이미 경험한 오류를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소형풍력발전기 설치를 위해 풍자원 검토가 선행돼야 하는데 소형풍력 사용자가 설치타당성 검토를 위해 수행하는 모든 풍자원 조사비용을 스스로 부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보급 사업에 장애 요인이 된다. 이에 대한 개선이 검토되어야 한다.

관련 기업들도 노력해야한다. 크기가 작다고 적용되는 기술의 원리가 달라지는 게 아니다. 소형풍력 발전기도 일종의 시스템이기 때문에 대형시스템 못지않은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간과하고 무리하게 세운 사업계획은 성공하기 어렵다. 또한 제품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가격을 낮추는 혁신기술 개발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하며, 소형풍력이 응용되는 제품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와 시장이 창출되도록 해야 한다. 가로등 풍력, 무선기지국 풍력, 무인등부표 풍력, 건물 풍력, 조형물 풍력 등이 좋은 예다.

교육기관의 역할도 중요하다. 풍력발전 시스템의 설계와 제작 및 연구개발 분야에 필요한 우수한 인력의 공급이 필요하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인재들에 의해 관련 산업의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인재양성은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관련 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할 때 인력양성을 시작하면 이미 늦게 된다. 그러므로 소형풍력의 설계, 제작, 시험 등에 관련된 교육을 받은 인재가 적절한 시기에 배출될 수 있도록, 대학과 같은 교육기관의 한 발 앞선 대응이 필요하다.

이상과 같이 소형풍력 산업의 발전을 위해 먼저 시장이 창출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고, 관련 기업들의 경제성 확보 노력이 있어야 하며, 관련 산업의 발전에 적합한 인재가 공급돼야 한다. 소형풍력산업의 발전은 기계·전기·소재 등 관련 산업이 광범위해 국가산업이 전반적으로 균일하게 발전되는 효과를 줄 수 있다. 대형풍력과 같이 소형풍력 산업 또한 국가 미래의 중요한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