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싶지 않은 이야기

2009-10-26     한국에너지

국정감사와 관련한 이야기는 별로 쓰고 싶지 않다. 기자 생활을 하다 보니 이런 저런 경험 때문이다.

이유는 첫째 국감이 일회성 행사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둘째는 지적 해봐도 시정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감 현장에서 국감위원들이 목소리 높여 장관, 사장하고 부르면서 호통을 치는 것을 보면 금세 무엇이 이루어질 것 같고 잘못된 것이 시정될 것 같지만 피감자가 “잘못됐습니다” “시정하겠습니다”하면 그 것으로 모든 것은 실제 끝나기 때문이다. 좀 더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면 “추후 서면으로 답변 드리겠습니다”하면 종결된다.

국감을 받는 요령을 터득한 피감자들은 국감위원들의 자존심(?)만 살려주면 되는 것쯤은 대개 알고 있다.
혹 자존심(?)을 살려주기 싫어서 티격태격 하는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서면 답변이라야 피감자가 의원실을 방문, 인사나 깍듯이 하면 그것으로 더 이상 시비를 걸지 않는 것이 우리 국감의 현실이다. 다만 국감이 언론에 도움이 되는 것은 접하기 어려운 정보를 접할 수 있다는 정도이다.
 특히 시정이 어려운 것은 피감자들의 임금에 관련한 문제이다. 부당한 임금인상과 성과급 지급은 해마다 국감의 단골메뉴이다.

지적한 내용이나 논리를 보면 부당하게 인상된 임금이나 성과금은 당연히 회수되어야 하는 후속 조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한 번도 그렇게 했다는 이야기나 해당기관의 발표를 접한 적이 없다. 한 달이나 되었을까? 한전이 임금을 자진 반납하여 고통분담 차원에서 이웃을 돕기로 했다는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출입 기자에게 정말로 자진해서 내놓았는지, 강제성은 없었는지, 배경은 무엇인지 취재를 하도록 지시한 적이 있었다.
그 배경을 박순자 위원(한나라당)이 이번 국감에서 밝혀 주었다. 한전은 지난해 2조 9500억 원의 적자를 내고 6천 679억 원의 추경예산을 지원받았으며 전기요금을 3.9% 인상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적자는 6425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이 와중에서 한전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임금 인상과 성과금으로 1조원을 사용했다. 지난해에는 추경 6000여억 원을 지원받아 임금인상, 3% 성과금 등으로 4000여억 원을 지출했다.
그러고서 고통분담금 차원에서 내 놓은 돈은 292억 원. 민간 기업은 적자가 이 정도되면 두 말 할 것 없이 부도다. 그렇지 않더라도 구조조정, 임금삭감은 기본이다.

또 에너지관리공단은 정부 출연기관으로 수익이 발생하면 정부에 반납해야 하는데도 성과급으로 나누어 먹었다. 도덕적 해이라고 질타하지만 이는 부정부패의 극치라 할 수 있는 허가 낸 도둑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국정감사위원들에게 한마디 하고 쉽다. 반드시 사후 처리 결과를 통보 받아 공개적으로 발표해 주기를 바란다.

 그것이 국감위원들의 본분이고 국민을 대표하는 사명을 다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