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도시가스 사업자 ‘易地思之’

2005-10-21     김경환 편집국장
CES(Community Energy Supply 구역형 집단에너지사업)을 보는 집단에너지사업자와 도시가스사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시장갈등 원인 뿐 아니라 문제해소의 방법에 있어서도 두 사업자의 시각은 현저하게 차이가 있다. 동상이몽(同床異夢)이다.
집단사업자는 열전용보일러(HOB) 열원을 우선하고 있다.

도시가스사업자는 공급구역내 HOB만을 통한 지역난방공급확대는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절약과 무관하다고 한다. 또 과잉투자로 인해 발생되는 도시가스공급시설에 대한 투자손실과 매출손실 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CES사업은 두 사업자 사이의 균형발전 방안중 중대한 대안이다.
그 이유는 전력시장의 일부 개방과 소형열병합발전 기술향상으로 기존 규모의 경제가 존재하던 집단에너지사업 여건이 소규모까지 완화됐기 때문이다.

집단사업자와 도시가스사의 균형발전을 위한 솔루션은 무엇일까. 솔루션은 ‘역지사지(易地思之)’. 입장바꿔 놓고 생각해보자.
CES사업은 난방 및 발전으로 사업다각화를 꾀하는 도시가스 업체에게 기회다.

또 집단사업자들도 CES사업에 참여, 광범위한 지역을 통합하여 지역난방 공급시스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이다.
법은 현실에서 도시가스사에 유리하다. 전기사업법은 CES사업 허가조건으로 열병합발전시스템(CHP) 적용 의무화를 규정하고 있다. 또 집단사업자의 CES사업과 발전사업 겸업을 금지하고 있다.

도시가스사들은 법 근거로 집단사업자가 전기를 공급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집단사업자들은 이런 현실이 불만이다. 그래서 집단사업자들은 법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 광명역세권 CES 사업권은 이런 점에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이 사업은 특이하다. 주공은 택지개발 시행사이지만 CES사업 신청을 하지 않았다. 삼천리와 GS파워가 산자부에 사업허가신청을 했다. 
삼천리는 법을 근거로 사업신청을 했다. 이 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열병합발전설비(CHP)를 두겠다는 입장이다.

도시가스사업자로서 사업허가 지역에 지역난방도 공급하는 것이 도시가스사와 지역난방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바람직한 방안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인근에 CHP시설이 있다. 전기사업법 시행령은 CES사업에 대해 공급지역의 전기수요, 그것도 피크부하의 70%이상의 발전설비를 갖추도록 하고 있다.

광명역세권은 7000세대 미만의 적은 규모이다. 수익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법 규정 대로라면 공급능력 과잉이다. 과대한 초기투자비로 사업성이 우려된다.
삼천리는 이 사업을 통해 냉·난방·전기·가스를 동시에 공급하는 원스톱서비스라는 사업목적을 수행하겠다고 한다.

GS파워는 반대 입장이다. CHP를 따로 두지 않는다. HOB 증설로 지역난방을 공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열원으로 부천 소각열을 이용한다. 현재 광명소각장을 운영해 안양·부천지역에 지역난방을 공급하고 있다.

역세권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안양과 부천지역 25만 세대에 지역난방을 공급하는 CHP를 네트워크로 연결, CES사업인 전기직판을 한다.
GS파워는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 이용 및 효율 측면에서 부합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GS파워의 사업신청은 법이 규정한 허가조건을 거스르고 있다.

그렇다면 ‘법 대로냐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 이용 및 효율 우선이냐’ 로 좁혀진다. 
집단사업자는 HOB증설을 통한 공급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이용 및 효율 측면에서 CHP와 HOB의 적정 시설용량 구성 비율까지는 CHP의 이용을 높이는 것이 국가적차원에서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또 집단에너지 공급을 희망하는 지역주민의 에너지선택권에도 부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도시가스사업자는 HOB만의 증설을 통한 지역난방공급은 집단에너지공급기본계획의 양 사업자간 역할분담기본원칙에도 위배되고 국가적 차원에서 효율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 기존 집단에너지사업자가 HOB만의 증설로 지역난방 고시지역 이외까지 공급지역을 확장하거나 필요이상의 설비를 과잉 건설하여 잉여열이 발생하는 경우는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이용합리화 및 설비의 효율성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집단에너지공급기본계약에서 “추가 HOB의 설치는 원칙적으로 장려하지 아니한다”고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HOB만을 통한 사업 확장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광명역세권을 집단에너지사업법 운영측면에서 어떻게 보느냐이다. 이는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볼 대목이다.

지역난방공급사업은 네트워크산업이다. 수도권 지역난방사업에 대해 한국지역난방공사와 GS파워는 통합그리드 형성을 그리고 있다. 광범위한 지역을 통합하여 지역난방시스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크게 두 개 축을 그리고 있다. 하나는 한난을 사업자로 한 화성-판교-파주 라인이다. 또 하나는 GS파워를 사업자로 한 평촌-부천 라인이다.
지역난방사업 네트워크를 그리라면 광명은 평촌-부천으로 합류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산자부의 집단에너지사업법 운영 현실이라면 광명에 열병합발전설비를 두는 것은 중복투자인 듯 싶다. 

택지개발 사업자인 주공이 이번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것도 이같은 지역난방 네트워크를 고려하고 있다. 
산자부의 입장은 딜레마이다. 광명역세권은 인근에 소각열이 있다. 있다면 이를 이용한 열공급이 가능해야 한다.

또 인근에 공급가능한 CHP시설이 있다. GS파워의 사업근거이다.
삼천리는 기존 도시가스공급사업 독점권을 인정받고 있다. CHP를 설치, 열과 전기직판을 하겠다고 한다. 법이 정한 사업근거를 갖고 있다.

집단사업자가 HOB 증설을 통한 지역난방을 공급하면 집단에너지 공급기본계획상의 기본원칙에 어긋난다. 양 사업자간 공급구역에 대한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이용효율 증대라는 차원에선 다르다. 기존 도시가스 지역내에 추가 HOB의 설치를 통한 지역난방은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이용 가능한 열원이 있는데도 이의 사용을 막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이용효율을 제고하기위해선 기존 CHP의 이용을 높여야 한다.
두 사업자의 합의도 필요하다. 두 사업자의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는 산자부의 조율이 필요하다.

다시 한번 역지사지(易地思之)입장에 서보자.
산자부는 이번 광명역세권 CES사업자를 선정하면서 두 사업자 손을 들어주는 ‘복수사업자’ 개념을 도입하는 것도 솔로몬의 지혜이다.

이를 통해 양 사업자의 참여분야와 역할을 정립하는 기회로 만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