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섭의 에너지 상식] 5. 화석에너지 사용은 줄지 않고 있다

2018-09-03     남부섭

[한국에너지신문] 18세기 영국의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발명하며 시작된 산업혁명은 다른 말로 하면 에너지 혁명·동력혁명이다.

이 산업혁명의 요체는 인간이 화석에너지를 이용해 동력을 얻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바야흐로 화석에너지 시대의 출발이다.

산업혁명 이후 불과 200여 년 동안 인류는 화석에너지를 마음껏 사용했다. 이제는 화석에너지가 없으면 지구촌은 단 한순간도 돌아 갈 수 없게 되었다. 그 결과, 지구와 인류의 미래가 위협받고 있다.

화석에너지 사용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은 1997년 교토 기후변화 회의 개최 무렵이다. 

화석에너지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단계까지 왔으면 인류는 화석에너지 사용을 줄이거나 사용하지 말아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한 것이 지구촌의 현실이다.

오히려 화석에너지 소비는 지속해서 늘어나고 감히 화석에너지 산업구조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은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지경에 와 있다.

화석에너지 산업구조가 광범위하고 견고하게 틀을 잡고 있어 이를 바꿔 나간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형편에 놓인 것이다. 

화석에너지 사용은 왜 지속해서 늘어나고 줄이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가? 왜 머리와 몸은 따로 놀고 있는가?
화석에너지 중심의 산업 체제에서 탈피하기에는 너무나 깊숙이 화석에너지에 빠져 버렸다.

화석에너지 중심으로 짜인 정치·산업 구조에 빠져 있는 현실은 어느 나라든 크게 다를 바 없다.

정부는 유류세를 걷어 국가를 운영하고, 유류 기업은 경제를 지탱해 나가는 핵심 기업이자 세계를 움직이는 기업이다. 

미국은 군수산업과 석유산업이 국가를 지탱하는 핵심 산업이다. 석유를 놓지 않는다. 우리도 석유산업이 붕괴되면 재정 수입이 반쪽 난다.

중국은 야심 차게 전기 자동차 산업을 일으키려 하고 있지만 막상 국가의 세수가 문제 되자 보조금을 철회해 버렸다.

돈 앞에 장사 없는 것이 경제 현실이다. 어느 나라나 수십 년 동안 고착화된 세제를 바꿀 엄두를 쉽게 내지 못한다.

기후변화를 막아보자고 인류가 자리를 함께한 리우, 교토, 파리 기후회의는 화석에너지 사용을 줄이자는 것인가? 언뜻 보기에는 그런 것 같지만 오히려 화석에너지 사용을 합리화하고 있다.

일정 범위 내에서 화석에너지를 마음 놓고 사용해도 되고 배출권 거래제를 통하여 후진국에 가서 에너지 사업을 하거나 배출권이 남아도는 나라에 가서 사와도 된다. 

이산화탄소를 줄이자는 인류의 노력이나 각국 정부가 이럴 수밖에 없는 이면에는 세계를 주무르는 거대 에너지 기업이 그 중심에 있다.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기업은 석유 기업이다. 이를 보다 못해 새롭게 등장한 구글 같은 비 에너지 기업이 화석에너지 사용 제동에 나섰다. 그리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추구하는 나라의 국부 펀드가 화석에너지 기업에 했던 투자를 빼내고 있다. 

화석에너지와 재생 가능 에너지의 논쟁이 지구촌을 이끌어 가는 거대 기업 간의 싸움으로 커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재생 가능 에너지 산업이 발전한 독일의 경우, 대표적인 언론지 ‘슈피겔’까지 가세하여 화석에너지를 옹호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탈원전을 놓고 논쟁이 치열하지만 아마도 지구촌에서 독일만큼 화석에너지와 재생에너지 논쟁이 뜨거운 나라도 없다.

우리 국민은 화석에너지 사용으로 지구온난화보다 ‘미세먼지’라는 더 심각한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 중국이 화석에너지 사용 공장을 동해안으로 대거 이전하여 그 피해를 우리가 직접 받고 있다.

게다가 원전도 동해안에 배치하고 있어 사고가 나면 중국보다 우리 피해가 더 클 수도 있다. 에너지는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님을 우리는 피부로 겪고 있다.

유럽은 푸른 하늘을 다시 찾는 데 30년이 걸렸다고 한다. 우리는 미세먼지에서 벗어나려면 아마도 이보다 더 긴 세월이 걸릴 것이다. 그 시작은 우리 국민이 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하고 행동하는 데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