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괴산댐, 수자원공사로 이관해야” vs “말도 안 되고 설득력도 없고”

괴산댐 관리권 이관 논란 이시종 충북지사 “홍수시 월류 위험” 한수원 “수위 상승은 집중호우 때문” 괴산댐, 용수 공급·홍수 조절 우선 운영 주체 어디든 운영방식은 동일

2018-09-03     조강희 기자
괴산수력발전소

[한국에너지신문] 한국수자원공사가 이시종 충북도지사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괴산댐을 이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발전용 댐이어서 수위가 높게 운영하기 때문에 홍수시 월류 위험이 높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현재 관리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은 홍수 관리 차원에서는 이관해도 큰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괴산댐은 광복 이후 절대적인 전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순수 국내 기술로 건설한 최초의 수력발전소다. 1957년 준공된 강우시 댐으로 물이 흘러들어오는 유역면적이 671㎢에 달한다.

우리나라 최대 댐인 소양강댐 유역면적 2703㎢의 1/4 수준이지만 댐의 저수용량은 1500만 톤으로 소양강댐(29억 톤)의 약 1/193에 불과한 소규모 댐이다.

최근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한수원에서 관리하는 괴산댐은 발전용 댐으로 발전을 위한 고수위 운영 때문에 홍수에 유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워 홍수가 발생하면 월류 위험이 높다”는 다소 엉뚱한 주장을 했다.

그는 “수자원공사에서 관리하는 물관리 중심의 다목적댐은 가뭄이나 홍수 시 물 수위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지사는 지난달 23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19호 태풍 솔릭 대처상황’ 긴급 영상회의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

이 지사가 이러한 주장을 한 것은 지난해 7월 괴산지역 수해 발생시 괴산댐 수위가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이는 댐 상류지역의 단시간 집중호우에 따른 불가항력이었다.

당시 괴산댐 상류 미원면 지역 6시간 강수량은 290㎜를 기록했다. 시간 최고 기록은 93㎜였다. 당시 괴산지역은 천재지변으로 인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인명피해는 2명 사망, 재산피해는 113억원에 달했으며, 괴산댐 수위 조절 실패 탓에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주민들은 괴산군청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피해 보상과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충청권 집중호우 당시 괴산댐은 단시간 한강홍수통제소의 통제에 따라 수위 조절을 시행했다. 행안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괴산군청 등과 협조해 만약에 대비한 주민대피 방송 등을 시행했다.

피해는 강우가 집중된 충청남북도 6개 시군 76개소에서 발생했다. 정부는 큰 피해가 발생한 청주, 괴산, 천안 등 3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단지 괴산 댐 인근에만 큰 피해가 발생한 것이 아니어서 관리운영권 이관 주장의 근거는 될 수 없다는 게 한수원의 설명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지난해 충청권 집중호우 당시의 월류는 이례적인 폭우에 의한 것이지, 괴산댐이 발전용 댐이어서 발전을 위한 고수위 운영을 해야 해 월류됐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관리권 이관 주장이 충청지역 수해 때 괴산댐 인근에서 큰 피해를 본 것 때문이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한수원의 입장이다.
 
■ 수자원公·한수원 소속 무관…정부 통제 따라 원활하게 운영

한편, 수자원공사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다목적 댐이 발전용 댐에 비해 가뭄과 홍수시에 물 수위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괴산 댐 등 한강 수계 댐들은 현재도 발전보다는 용수 공급과 홍수 조절을 우선해 운영하고 있다.

이 댐은 하류 취수시설에 일간 약 20만 톤의 용수를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봄철 가뭄시에는 전력 생산보다는 모내기 등에 차질이 없도록 하류지역에 농업용수를 우선해 공급하고 있다.

괴산댐에 조성된 산막이옛길은 연간 약 150만 명이 찾는 괴산군 최대의 관광지로 지역에 친수공간을 제공하고 경제적 발전에 기여하는 등 괴산댐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괴산댐은 소규모 댐으로 홍수조절 용량은 크지 않다. 하지만 홍수기 홍수조절용량 확보를 위해 계획홍수위(EL. 136.93m)와 제한수위(EL. 134m) 사이 공간을 이용해 홍수조절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1972년 한강 대홍수 이후, 1973년 정부는 한수원이 관리하는 한강수계의 발전용 댐에 대해 원활한 홍수 조절을 위해 매년 6월 하순부터 9월 중순까지 홍수기 제한 수위를 설정했다. 이에 따라 한강수계 발전용 댐들은 재해 예방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

관련 정부 규정도 제정돼 있다. 1999년 국토부 훈령으로 ‘한강수계 댐 통합 운영규정’, 2011년 환경부 훈령으로 ‘댐과 보등의 연계운영규정’ 등이 마련됐다. 괴산댐을 포함한 국내 대부분의 댐은 정부의 통제를 받아 수위와 용수 사용량을 계획하고, 방류 승인 절차를 통해 연계 운영하고 있다.

한강수계에는 발전용 댐으로 화천, 춘천, 의암, 청평, 팔당, 괴산 등이 있으며, 다목적댐으로는 충주, 소양강, 횡성, 충주조정지 등이 있다. 발전용 댐과 다목적댐의 운영은 국가기관인 환경부 홍수통제소로 일원화됐다.

통합된 규정에 따라 홍수통제소에서 댐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되고 있다. 규정에 따른 연계 운영으로 이들 댐은 한수원 소속이든 수자원공사 소속이든 홍수 조절과 용수 공급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 ‘다목적용 댐’으로 전환해 탄력적 운영 시 수해에 더 취약해져

결국 한수원은 괴산 댐의 운영 주체를 한수원에서 수자원공사로 바꿔도 운영 방식이 동일하기 때문에 달라지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수원이 발전용으로 댐을 운영하든 수자원공사가 다목적용으로 운영하든 홍수 대처나 용 수공급은 위와 같이 규정에 따른 업무다. 괴산 댐을 다목적댐으로 기능 전환하더라도 가뭄과 홍수 때 수위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는 없다.

정부의 통제에 따른 연계 운영 시스템이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한강 수계 댐은 연결돼 있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에 한 개의 댐이 수위를 임의대로 탄력적으로 운영하면 갑작스러운 수해에 오히려 더 취약해진다. 수자원공사나 이를 대변한 이 지사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한수원의 설명이다.

이번 이 지사의 발언은 최근 2년간 계속돼 왔던 한수원과 수자원공사의 갈등 상황 가운데 나와 실질적으로는 수자원공사의 주장이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2016년 정부는 공기업 기능조정의 일환으로 한수원의 수력발전용 댐 10개를 수자원공사에 위탁해 일괄 운영하도록 지시했다. 양측은 수십 차례에 걸쳐 실무협의를 했으나 합의에는 실패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80년 이상 댐을 운영한 국내 최고의 댐 운영 전문회사인 당사는 한강수계의 무상 용수 공급 및 홍수 조절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며 “최근 발생하는 국지성 집중호우 및 이상 기상 상황에 철저히 대응하고, 안정적인 생활용수 공급 등 물관리 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