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석탄 밀반입 사실로

부정수입 6건·밀수입 1건 66억원 상당…매매차익 노려 관세청, 3개 업체 대표 기소…납품받은 남동발전은 불기소

2018-08-13     조강희 기자

[한국에너지신문] 북한산 석탄이 국내로 반입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부정수입 6건과 밀수입 1건 등 총 7건으로, 이를 수입한 3개의 무역업체는 매매차익을 노려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7회에 걸쳐 북한산 석탄과 선철 등을 국내로 들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6건은 석탄, 1건은 선철이다. 수입 규모는 3만 5038톤, 66억원 상당이다.

무역업체 대표 3명은 관세법 위반(부정수입)과 형법상 사문서위조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이를 발전용 등으로 납품받은 남동발전은 이같은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점이 인정돼 무혐의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관세청은 지난 10일 정부대전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북한산 석탄 금수조치에 따라 거래가격이 하락할 것을 알고 국내에 반입하면 매매차익이 크다는 것을 노리고 이를 들여온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무역업체들은 지난해 8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산 석탄 등의 수입이 불가능해지면서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 항구에 일시하역해 다른 선박에 환적해 놓고 원산지 증명서를 위조해 세관에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석탄은 러시아산으로 둔갑해 국내에까지 반입됐다.

이를 러시아 연방 상공회의소 등에 확인한 결과, 지난해 남동발전과 무연탄 납품 계약을 맺었던 무역중개업체가 샤이닝리치호를 통해 들여온 무연탄의 원산지증명서가 위조 서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 러시아산 무연성형탄에 대한 세관 수입검사가 강화되면서 이를 피하기 위해 원산지 증명서 제출이 불필요한 세미코크스로 품명을 적고 세관에 거짓 신고한 사례도 적발됐다. 러시아산 무연성형탄은 북한산 석탄이 위장 반입될 가능성이 큰 품목이었다.

이들 물품은 북한산 물품을 러시아를 경유해 제3국으로 수출하는 중개무역의 대가로 받은 현물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 전산망에 대금 지급 흔적이 없는 점은 이 때문이다. 국내에서 납품받은 남동발전 등의 업체에는 홍콩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판매했다. 수입대금은 신용장으로 받았다.

한편, 정부는 미국이 북한에 관한 무역에 연루된 제3자까지 재제하는 조치를 뜻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에 납품받은 업체의 포함여부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북한산 석탄을 수입한 업체는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지만 적극적 수사로 제재위반 사항을 확인한 우리나라를 안보리 결의 위반국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결의 위반 방지 등을 위해 노력한 국가를 위반국이라고 하면, 유엔 회원국의 적극적인 수사가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석탄은 같은 산지에서도 채광 시기와 광구 심도에 따라 성분이 일률적이지 않기 때문에 성분 분석만으로 원산지를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북한산 석탄과 선철을 운반한 배 14척 가운데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 위반으로 인정할 수 있는 선박에 대해서는 향후 관계기관과 협의를 통해 입항제한이나 억류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관세청은 조사결과 북한산으로 확인된 석탄 등에 대해서는 압수 등의 사후조치를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석탄이 이미 국내에서 소비됐고, 북한산인지 몰랐던 만큼 압수는 부적절하다는 것이 관세청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