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에너지 신기술로서의 ‘가상발전소’의 중요성

2018-07-27     정구형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정구형

[한국에너지신문] 기후변화협약으로 촉발된 지속가능한 에너지원과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은 최근까지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다양한 분산형 자원 기술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의 화석연료 기반 공급자 중심의 중앙집중적 에너지 산업구조는 점차 친환경 에너지 기반 소비자 중심의 분산지향적 에너지 산업구조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에너지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에 있어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 ICT)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에너지-ICT 융·복합 기술은 소비자의 에너지 소비패턴을 분석하고 시각화해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를 유도한다.

또한, 에너지 소비를 실시간으로 최적화시키고 소규모 분산형 자원과 최종 소비자의 에너지 소비를 일관된 시스템으로 통합하여 전체적인 에너지 수급 흐름을 최적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신기술 및 ICT의 결합체를 활용하는 다양한 사업모델 개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IT 기업들은 에너지 판매로 인한 수익 창출보다는 자사의 ICT 기술과 신재생에너지와의 연계를 통한 신사업 구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에너지신산업 투자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에너지신산업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결국 ICT 융·복합 기술 활용의 주체가 되는 소비자 또는 에너지 프로슈머 중심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는 에너지 산업 활성화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및 다양한 분산형 자원의 보급 확대와 이에 따른 신기후체제에 대한 능동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가상발전소(Virtual Power Plant, VPP)는 가장 대표적인 에너지-ICT 융·복합 기술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로써, ICT를 이용하여 지리적으로 산재한 소규모 분산형 자원을 하나의 발전 프로파일로 운영하는 통합관리시스템이다.

만약 다양한 유형의 분산형 자원을 통합·운영함으로써 중앙급전발전기와 같은 운영상의 공급 유연성(flexibility)과 제어 가능성(controllability)을 확보할 수 있다면, 기술적으로 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며 독립된 개체로써 전력거래를 수행하는 사업모델이 될 수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분산형 자원에 대한 투자 증가와 보급 확대가 이루어지면서, 이를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이 필요해졌다.

VPP에 대한 관심은 분산형 자원의 통합 운영을 통해 비용 효과적이고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전력공급시스템 구축을 가능하게 하는 대안으로써 점차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내비건트 리서치(Navigant Research)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 세계 VPP 공급용량은 200GW를 초과하며, 관련 시장 규모는 약 700억 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종의 에너지 인터넷으로 표현할 수 있는 VPP는 소프트웨어 및 ICT 혁신을 통해 최종 소비자와 전력사의 가치를 극대화한다.

VPP는 대규모의 인프라 개선에 대한 비용지출 없이도 기존의 분산형 자원과 DR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전력공급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소비자는 에너지 비용 절감과 새로운 수입원 확보로 보다 많은 가치를 제공받고, 전력사는 배전망 인프라 또는 예비발전기 등에 대한 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계통운영자도 운영예비력과 같은 계통보조서비스를 공급함으로써 상당 수준의 편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VPP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신기술이기 때문에, 충분한 실증 및 상용화 가능성 검토가 전제되어야 한다. 

국내의 경우, 최근 전기사업법 개정으로 개설이 예상되는 소규모 전력중개시장이 VPP를 이용한 전력거래의 기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향후 관련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이 확인되면 소규모 전력중개시장의 진화를 통해 본격적인 VPP 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