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국가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수정안에 대한 소고(小考)

2018-07-09     정환삼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정환삼

[한국에너지신문] 지난 6월 28일 환경부를 중심으로 관계부처 기후변화대책 회의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로드맵은 2016년 12월 20일 발표한 종전계획의 수정(안)이다.

이번 수정 로드맵은 2030년 우리나라 온실가스 자연 배출량 8508만 톤(CO2 등가 질량)의 37%인 3148만 톤을 줄인다는 감축 목표는 유지하였다.

다만, 이행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국외 감축분은 당초 11.3% 분담에서 1.9%로 최소화하고 이를 국내 감축으로 이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전환부문의 감축은 당초 6450만 톤에서 감축 잠재량을 포함해 5780만 톤으로 줄이고, 대신 산업부문에서 4220만 톤 더 저감한다는 특징이 두드러진다. 

이번 수정안을 보는 전문가들의 우려는 다음 두 가지에 집중된다.
하나는 해외사업 감축분을 과도하게 줄인 게 아니냐 하는 우려이다. 온실가스 감축은 우리 국민의 보건뿐만 아니라 지구촌 기후변화 재앙의 방비책이다.

파리협정에 각 당사국은 국내 감축에 주력하고 국외 감축은 보완책이란 취지를 담고 있지만, 국외 감축도 파리협정 정신의 구현에 기여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배출감축 노력은 국내·외 감축은 중복계산이 되지 않는 한 비용대비 효과를 따져 시행할 필요가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탄소활용(CCU, 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 등 기후변화 대응기술은 미래 전략산업으로 여겨야 한다는 점에서 국내 지식과 경험 축적이 중요하지만, 감축 여력이 많지 않은 우리 산업특성에 비추어 국외 감축도 함부로 줄일 수 없다. 또한 기후변화 회의에서도 온실가스 저감수단인 시장 메커니즘 제도와 기술을 제안해 관철시켜야 한다.

이는 세계 10대 온실가스 배출국이자 5대 교역국인 대한민국의 역할이자 권리이다. 동시에 국외 감축 사업의 전략적 개발을 위한 전문가 그룹을 육성해야 한다. 여기에는 환경분야 해외사업을 경험했던 기관뿐 아니라 물산기업의 민간 전문가들도 망라할 만하다.

다른 하나는, 전환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책임이 대폭 줄어든 데 대한 우려이다. 2016년 당초안에 담겼던 ‘저탄소 전원믹스’의 패러다임이 이 정부 들어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의 전환’으로 바뀌면서 줄어든 분담량이 다른 부문으로 옮겨갔다.

에너지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비율은 전세계 68%이고 우리나라는 84.9%에 이른다. 결국 온실가스 대응은 합리적 에너지 정책으로 귀결된다. 전환부문에서 타 부문으로 감축 의무를 전가한 결과 산업부문은 11.7%에서 20.5%로 높아진 부담을 떠안게 생겼다.

지난 정부에서 정한 감축 분담량도 달성하기 어렵다던 산업계는 흡사 마른행주를 더 짜내야 하는 형국이 될 판이다. 산업계의 볼멘소리도 일리는 있다. 산업부문에서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용은 최근 탄소배출권 거래가격인 톤당 2.8만원을 적용해 가늠해 볼 수 있다.

4200만 톤의 산업계 추가 감축분 할당에 따른 부담은 연간 1.1조 원에 이른다. 이는 산업계가 불가피하게 구매할 극단의 경우이지만, 2017년 기준 전년 대비 명목 GDP 증가액은 92조원이었고 2017년 전력판매액 55조원에서 한국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6% 남짓이란 점을 고려하면 무시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따라서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정확히 분석되어야 한다.

이 로드맵은 2020년 진일보한 우리나라 국가결정기여(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차기 보고서의 근간이 될 것이다. 또한, 현 정부의 에너지전환과 기후변화 대책 간 조화를 고민하여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분담하는 내용을 담은 최초의 이행계획이 된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최근 ‘좋은 절차가 정의일 수 있다’는 누군가의 말을 되새겨본다. 물론 확정과정까지 충분한 논의 시간과 검증된 전문가의 참여가 담보된다면 절차도 더욱 좋아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