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해외감축분, 정해 놓고 다투자

2018-06-25     오철 기자
오철

[한국에너지신문] 곧 수정·보완된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이 발표된다. 2016년 12월에 첫 로드맵이 나왔으니 약 1년 반만의 수정안이다. 그동안 국제 기후변화 정세는 국가 간 환경 협력 강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리기후협약 탈퇴 등 다양한 변화를 겪었고 국내의 경우도 환경 급전을 우선하는 정부로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국민도 미세먼지, 신고리5·6기 공론화 등 다양한 이슈를 통해 에너지·환경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 쓰였던 로드맵을 다시 작성하는 것은 당연하다.

수정될 로드맵 내용 중에서도 해외감축분은 초미의 관심사다. 그중에서도 발전사들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 발표한 약속(BAU 대비 37% 감축) 중 11.3%를 해외 탄소시장을 활용해 감축하겠다고 했는데, 예전부터 그 비용을 발전사, 특히 석탄화력발전사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에 관한 토론회에서도 그간의 주장에 대해 산업계를 대변하는 전문가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2020년 감축 목표보다 2030년 감축 목표가 약 9000만 톤이 증가했고, 그 증가분의 상당량이 MB의 퇴임일, 긴급하게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11기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때문이라는 한 전문가의 주장에 대해 “기후변화,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해외배출 비용은 정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아무런 연구분석과 자료도 없이 이러한 주장을 하면 곤란하다”라고 날을 세웠다. 

같은 입장의 다른 전문가는 “지금은 조정하는 단계이고 변동 사항이 많으니 고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라며 “발제 내용도 고려해볼 만한 사항이니 지속적인 토론을 통해 조정하도록 하자”고 고루한 주장을 펼쳤다.

해외감축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1년 반 전에 나온 화두다. 11.3%는 처음 등장했을 때도 이슈였고 지금도 이슈다. 지금껏 지속적인 토론을 해오지 않은 것도 아니다. 당장 2021년부터 조 단위의 국민 세금이 들어갈지도 모르는 상황에 언제까지 실질적인 주장에 대해서 자료·분석이 잘못됐고 그냥 하나의 주장일 뿐이라고 치부할 것인지 모르겠다.

이제는 구체적인 이름과 숫자가 나와야 한다. 담론적인 해외감축분 방법론은 이제 끝내자. 이제부터라도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예상되는 상황에 대해서 분석해 감축 부담자, 예상 비용, 재원 부담 방법 등의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논의로 넘어가야 한다. 변동 사항이 다양해 예측이 어려우면 각각의 예측 상황에 대한 대응 방법을 준비하면 된다. 지금은 그런 걸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