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가스 냉난방, 동하절기 전력 부하 대응책

[창간 24주년 특집] ‘가스 냉난방’ 보급 확대 나서는 정부

2018-05-21     조성구 기자

[한국에너지신문] 지난 2011년 대규모 정전사태를 계기로 전력 수요 급증에 대비하려는 다양한 방안들이 에너지업계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냉난방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철과 겨울철 피크 전력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가스업계에서는 가스 냉난방 보급 확대를 주장한다. 전기 냉난방 기기에 비해 환경친화적이고 효율이 높고 전력 부하에 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전력 설비 증설 없이 열 전환·전력 생산
보급 10% 늘면 에너지 절감 효과 3천억
GHP·흡수식 냉온수기 기술력 향상 
에너지효율 높고 냉난방 안정적 공급
산자부, 지원방식 변경 보급 확대 힘써

■ 발전소 건설 비용 절감·온실가스 배출량↓

우리나라는 냉난방에 전기를 주로 사용한다. 전기는 1차 에너지가 발전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 2차 에너지로,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쉽게 전환할 수 있어 사용이 편리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규모 발전소가 필요하며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면 대규모 정전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설비 증설을 위해 적지 않은 투자가 필요하다.

또한, 아직까지는 저장기술이 1차 에너지에 비해 어려워 즉각적인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
이에 비해 가스는 연소를 통해 간단히 열로 변환할 수 있고 열 기관을 거치면 전기를 쉽게 생산할 수도 있다. 고밀도 물질로 압축, 저장이 용이하고 전력생산에 변환 과정이 어렵지 않아 유연한 공급이 가능하고 전력 수요 급증에도 쉽게 대응할 수 있다.

가스 냉난방은 구동 원료인 가스의 이 같은 특성을 이용해 동하절기 전력피크에 대비하고 동고하저의 가스 수요패턴도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전기, 가스의 수요 균등화를 통해 추가 발전소 건설의 필요성도 낮추고 궁극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20% 가까이 줄인다. 최근 진행되는 친환경 에너지전환 정책에도 부합한다. 늘어나는 전력 송배전망의 부하도 줄여 장기적으로 에너지 산업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 GHP 5만 대 보급 시 원전 1기 발전용량 절감

가스냉난방에는 가스엔진히트펌프(GHP)와 흡수식 냉온수기가 주로 사용된다. 
GHP는 가스엔진을 이용해 실내기와 연결, 냉난방과 온수를 공급하는 친환경 공조기기이다. 냉방 운전 원리는 전기모터로 압축기를 구동하는 전기구동히트펌프(EHP)와 동일하나 가스엔진을 사용해 난방 시 폐열을 추가로 이용하는 장점이 있다. 

가스를 사용하는 공조제품 중 가장 높은 에너지 효율을 보이고 안정적인 난방 공급이 가능하다. EHP에 비해 시동 시 난방 도달 시간이 두 배 정도 빠르다. 설비 시공과 기기 용량의 확장도 용이하다.

GHP의 장점은 냉난방이 필요 없는 봄, 가을 간절기에 잘 나타난다. 전기를 사용하는 EHP는 간절기 동안 연간 운영비의 약 17%에 해당하는 비용이 소요된다. 반면 GHP는 연료인 도시가스가 기본요금이 책정되지 않아 불필요한 운영비를 줄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GHP가 5만대 보급되면 원전 1기 발전용량에 해당하는 1GW와 2조원의 건설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GHP 시장은 2012년 정부의 가스냉방 지원정책으로 성장해 2013년부터 보급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2016년에는 약 6600대가 보급됐고 매년 15% 성장하고 있다. 

흡수식 냉온수기는 리튬브로마이드 흡수액과 물을 사용해 주로 빌딩, 쇼핑센터 등 대형건물의 냉난방에 사용되는 제품이다. 

에너지 자원화와 관련 기술 발전을 위해 국내에서는 흡수식 냉온수기의 고효율화가 추진되고 있다. 최근 기술력이 지속적으로 향상돼 일본 등 선진국이 수준에 근접, 기존 표준형 제품에서 고효율 제품으로 시장이 전환되는 추세이다. 

전기로 구동하는 전기 압축식과 달리 가스를 열원으로 사용해 에너지 효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냉매를 프레온 대신 물을 사용해 친환경적이다. 전기 냉동기와 달리 냉난방 겸용이 가능해 에너지 효율이 85~90%까지 높아진다. 소음도 70dB 내외로 작다.  

최근 정시영 서강대학교 교수의 연구를 보면 가스 냉난방기의 전력 대체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난다.
먼저 연구팀이 2012년 국내 가스 냉방기 제품을 분석한 결과 가스냉방의 전력 대체효과는 0.95㎾/RT로 나타났다. 일본 도교가스에서 현재 산정해 사용하는 가스냉방 전력 대체율도 1㎾/RT로 나타나 연구의 신뢰도를 높인다.

특히 난방시 가스 냉난방의 전력 대체율 분석이 주목된다.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동절기의 경우 상업, 공공 부문의 40% 이상에 전기 난방이 쓰여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가스 난방 전력 대체율을 1.55㎾/RT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냉방과 난방의 설비 용량이 동일하면 실외기와 실내기의 송풍기에 소요되는 부대 전력은 전기식과 가스식 구별 없이 냉난방 시 동일하다는 가정하에 분석했다. 

최대 난방 부하가 발생하는 조건을 건구 -13.7℃, 습구 -15℃를 가정해 국내 시판되는 EHP와 GHP를 분석한 결과, 난방 시 가스 냉난방기의 전력 대체 효과는 0.49㎾로 나타났다. 

정시영 교수는 “가스 흡수식 냉난방기의 난방 용량은 냉방 용량의 90% 정도이므로 기기의 냉방용량을 기준으로 한 난방 시 전력 대체효과는 0.49×0.9×3.175, 계산을 거쳐 RT당 1.55㎾로 측정된다”고 설명한다.

또한 “가스 냉난방기의 평균 수명을 15년으로 가정, 가스 냉난방기의 전력 대체효과를 통해 분석하면 신규 발전소 건설에 지불되는 약 2486억원을 절감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 정부, 사업 편의성·지원금 늘려 

정부와 가스업계는 가스 냉난방 산업의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정부는 전력피크 완화와 천연가스 수요패턴 개선을 위해 다양한 정책 지원으로 가스냉난방기 보급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사업을 관장하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부터 가스 냉방 사업 지원 및 접수 창고를 한국가스공사 지역본부에서 본사 영업처로 이관해 사업자들의 편의성을 높여 사업 보급에 힘을 모은다.

올해부터 가스냉방사업 지원 신청기한도 기존 90일에서 설비완성 검사일로부터 120일 이내로 늘려 사업자의 진출을 독려한다. 또한, 중소기업 또는 소상공인에게는 총 장려금 산정액의 5%도 추가 지급한다. 

관련 업계도 지난 11일 ‘2018 가스냉방 보급확대 세미나’를 개최하고 업계의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윤종연 한국도시가스협회 부회장은 “일본은 전체 냉방설비 중 가스 냉방기가 약 21%를 차지하지만 한국은 9~11%에 머물고 있다”며 관련 업계의 사업 확장을 촉구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산자부 관계자는 “가스냉방이 10% 확대되면 약 3000억 원의 에너지 절감효과가 발생한다”며 “가스 냉난방은 전력 대란을 대비하는 개념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에너지 효율을 높여 에너지 균등화를 이끄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는 최근 지속적인 가스 냉난방 보급 확대로 LNG발전소 건설 5기(연 2676억), LNG저장탱크 건설 3.5기(연 253억)의 비용 감소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