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중동산 초경질유 수입 본격화되나
비중동산 초경질유 수입 본격화되나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8.04.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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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도 노르웨이산 도입

이란, 원유 감산…수출 물량 줄여 
업계, 미국산 도입 확대도 고심

[한국에너지신문] 카타르와 이란 등 중동산 초경질유(콘덴세이트)를 대체할 비중동산 초경질유 수입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초경질유 80% 내외를 이란과 카타르, 사우디 등 중동산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2015년 미국의 대 이란 경제 제재 완화 이후 국내에 풀린 초경질유는 대부분이 이란산이었다.

배럴당 단가는 사우디산보다 1달러 저렴한 데다, 일반 원유보다 더 많은 양의 나프타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초경질유를 포함한 이란산 원유 수입이 급감하고 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2월 908만 8000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32.05% 감소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이란 제재도 문제지만, 더 큰 원인은 이란의 원유 감산과 국내의 석유화학 설비 증설 등이 국내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끌어 내리고 있다.

이란 석유공사는 최근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콘덴세이트 공급량을 매달 300만 배럴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최근 석유화학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으며, 연간 에틸렌 600만 톤, 폴리에틸렌 150만 톤을 생산하고 있다. 설비도 늘리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초경질유 등 원유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은 최근 2~3년간 편중된 이란산 비중을 줄이고 미국산 등 비중동산 비중을 늘릴지 고심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노르웨이 국영 석유기업 스타토일에서 초경질유를 70만 배럴을 구입해 6월 인도한다. 노르웨이산 원유를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시험적으로 중동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이외에서 원유를 도입하는 방안은 정유업계의 계속되는 숙제다. 중동에 전쟁 등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경영에 직접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한편 정유업계는 미국산 원유 수입량을 더 늘릴지에 대해서도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총 원유 수입은 11억 1817만 배럴로, 이 가운데 중동산의 비중은 81.7%인 9억 1345만 배럴이었다.

전년 85.9% 대비 4.2% 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지난 2007년 80.7%를 기록한 이래 10년 새 가장 적은 비중이다. 반면 지난해 미국·멕시코 등 미주산 도입량은 4445만 3000배럴로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10년 전 미주산의 비중은 0.2%에 불과했었던 데 비하면 20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특히 두바이유 기준유가가 서부텍사스산보다 낮은 상황이 일정 기간 지속되면 운임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는 미국산 원유가 더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는 게 정유업계의 분석이다.

미국산 등 비중동산 원유 수입량 증가는 국내 업체의 관련 설비 투자 등 노력에 달렸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정제설비와 석유화학 설비는 중동산 원유에 최적화돼 있어 비중동산은 즉시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며 “전용 설비를 도입하거나 기존 설비를 변경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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