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에너지기본계획, 제대로 세워라

한국에너지l승인2018.04.02l수정2018.04.02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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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신문] 정부가 연말까지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한다고 발표했다. 에기본은 2008년도에 처음 수립되어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보완되었고 이번이 3차 수립계획이 된다. 3차 수립계획은 정부가 2040년까지 우리 에너지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를 담게 된다.

에기본은 향후 20여 년의 국가 에너지 정책의 근간이 되는 것으로 미래에 대한 예측을 할 수 있는 설계도에 해당한다. 따라서 에기본은 모든 노력을 기울여 만들어야 하는 국가 정책이다, 

에기본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모든 분야 정부 부처에 걸쳐 에기본 같은 장기계획은 고사하고 단기계획이라도 국가에서 운용하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다. 국가 장기 계획은 에기본이 유일하다.

우리는 경제개발 시대에 경제계획을 수립해 추진한 이후 정권마다 단기 계획을 수립해 추진한 사례는 있지만 국내외에 내놓고 자랑할 만한 것은 없다. 에기본을 잘 수립해 이를 본받아 다른 정부 부처도 국가의 중요 산업이나 정책의 장단기 계획을 수립하는 계기를 부여하도록 해야 한다.

현행 헌법으로는 5년마다 정권이 바뀌므로 정책이 지속될지 염려되기는 하지만 장기 계획은 오히려 정권이 바뀌어도 기본 틀을 제공하기 때문에 잘 세워 두어야 한다. 에기본이 다른 부처나 지자체, 공기업, 민간 분야가 세우는 장기계획의 본보기가 되기를 우리는 바란다.  

에기본은 본지가 독일의 2000년대 중반 에너지 계획을 소개하면서 산자부가 작업해 만든 것이다. 독일에서는 당시 2020년까지는 에너지 정책이 수립되어 있고 2020년부터 2040년까지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워크숍을 하고 있었다. 

지금쯤 독일은 2020년부터 40년까지 계획을 완료해 놓았을 것이다. 다시 말해 독일은 20년의 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데 10여 년의 세월을 두고 연구 검토 과정을 거친다.

우리의 형편이 독일과 같을 수는 없다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20년의 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데 불과 5~6개월의 시간을 정하고 추진한다는 것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는 숫자로는 5000만 이상의 인구를 가진 나라로 세계 7위의 국민소득 3만 달러 국가이다. 하지만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까지 오는데 10년이 넘게 걸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선진국 진입을 숫자로는 이야기했을지 모르나 선진국들이 내면적으로 어떤 틀을 짜고 있는지 들여다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독일 연방정부는 세계 최고의 국가라는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타 국가가 따라오기 힘든 소재 산업에 2~3년 전부터 집중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는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전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산업별로 성장 전략이 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과기부에는 성장 전략이 수립돼 있다. 하지만 국가의 힘을 한곳으로 모을 수 있는 정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지금 우리나라는 모든 산업이 중국에 밀려 위기에 처해 있다. 중국은 모든 분야에서 국가가 전략을 세워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에기본은 기본적으로 우리나라가 에너지 자립을 어떻게 하면 달성할 수 있을까 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에너지는 이제 더 이상 자원이 아니라 기술이다.

이제는 지구 온난화와 관련하여 화석에너지를 더 이상 사용할 수도 없지만 기술의 진보는 화석에너지에서 탈피해 나가고 있다. 결코 그런 날이 그렇게 멀리 있지도 않다. 세계의 추세를 따라가는 입장에서 앞서가는 전략을 추구해야 에너지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에기본’을 만드는 근간은 우리가 가진 자원 그리고 미래의 기술 등 다양한 데이터다. 좀 더 시간 여유를 갖고 청사진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설계도를 내놓아야 한다.

지난번에 산자부가 세웠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20%’라는 식의 ‘3020’처럼 하향식 정책을 만들어서는 아무 효용 가치도 없는 종이쪽지에 불과하다.

여유를 갖고 제대로 된 에기본을 만들어 널리 홍보하여 정부의 다른 부처도 따라서 하겠다는 마음이 들도록 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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