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검증 시 완제품 수출
[한국에너지신문] 우리나라가 개발한 원자력 로봇이 IAEA가 추진 중인 핵사찰 로봇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하재주)은 박종원 박사팀이 개발한 ‘핵연료 점검 로봇(SCV, Spent fuel Check Vehicle)’이 ‘IAEA 로보틱스 챌린지’ 경연대회에서 수상(水上) 로봇 부문에 선정됐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앞서 IAEA는 전 세계 원자력 시설에서 방사성폐기물을 점검할 자율이동 사찰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8월 호주에서 ‘IAEA 로보틱스 챌린지 2017’을 개최했다.
당시 대회에서는 총 17개국 27개 팀이 참가했으며, 수상로봇, 지상로봇 분야로 나뉘어 예선과 모의시험 환경에서 직접 평가하는 본선으로 진행됐다. 원자력연구원이 출품한 ‘핵연료 점검 로봇’은 수상로봇 분야에서 영국, 헝가리 참가팀과 함께 최종 선정됐다.
이 로봇은 현장 적용 시험을 거쳐 최종 기술 수준이 증명될 경우, IAEA 요청에 따라 완제품으로 수출된다. 연구원은 IAEA와 함께 현장 적용 시험 단계의 세부사항을 논의 중으로, 올해 안에 실제 원전 내부에서 사용후핵연료 사찰 작업을 통해 로봇 성능을 시험할 계획이다.
IAEA가 핵사찰을 위해 로봇 개발에 직접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IAEA는 사찰 요원을 파견, 사용후핵연료 저장 수조에 보관된 핵연료와 지상에 적재된 방사성폐기물 컨테이너를 주기적으로 사찰하고 있다. 요원들의 방사선 피폭 가능성과 원자력 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사찰 업무 수행이 어려워지자, 이들을 대체할 로봇 개발이 절실해졌다.
원자력연구원의 ‘핵연료 점검 로봇’은 대회에 참가한 로봇 중 유일하게 IAEA가 제시한 모든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수상로봇은 깊이 10m 이상의 핵연료 저장 수조에서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핵연료를 정확하게 관측할 수 있어야 하며, 세계 각지로 항공 운송이 가능하도록 무게가 가볍고, 작업을 마친 로봇에 대한 제염 작업 또한 쉽고 빠르게 할 수 있어야 한다.
‘핵연료 점검 로봇’은 다른 로봇보다 월등히 빠른 30㎝/s 이상의 속도로 자율 주행할 수 있고, 탑재한 검사장비를 이용해 사용후핵연료를 자동으로 인식해 검사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가 편리하게 조종할 수 있는 유저 인터페이스(UI)를 갖추었으며, 무게가 11㎏에 불과해 항공으로 운송할 수 있고, 5분 이내에 설치·운용할 수 있다. 외부로 노출된 부분이 단순해 제염이 쉬운 점도 높게 평가받았다.
하재주 원장은 “원자력연구원이 원자력 로봇 분야를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완제품을 세계 시장에 수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