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얼음’ 하이드레이트, 해저 점토층 생성 원리 밝혀졌다
‘불타는 얼음’ 하이드레이트, 해저 점토층 생성 원리 밝혀졌다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8.03.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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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혁 KAIST 교수 연구팀 “점토 전기장이 생성 촉진”
▲ 물 분자의 가스 하이드레이트 결정 생성 실험과 촉진 모식도.

[한국에너지신문] 천연가스 하이드레이트가 해저 점토질 퇴적토에서 다량으로 생성되는 원리가 처음으로 밝혀졌다. 

권태혁 한국과학기술원(KAIST)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점토 표면과 비슷한 크기의 전기장 104V/m(미터당 전압)이 하이드레이트 생성을 촉진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천연가스 하이드레이트는 메탄 결정 형태의 에너지원으로 ‘불타는 얼음’으로도 불린다. 매장량이 막대해 차세대 친환경 대체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물 분자로 이뤄진 결정 속에 메탄 등 가스가 채워져 있으며, 대기 중에서는 물과 가스로 분리되면서 불이 붙을 수 있다. 해저 퇴적토나 2년 이상 얼어 있는 영구동토층에서 주로 발견된다.

기존 하이드레이트는 작은 공극과 점토 내 높은 이온 농도 때문에 점토질 퇴적토에서는 생성되기 어렵다고 알려졌지만, 최근 해저 점토질 퇴적층에서 다량의 하이드레이트가 발견되면서 원인 규명을 위한 연구가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진행됐다.

점토광물 표면은 음전하를 띈다. 이 전하들이 점토표면에 흡착된 물 분자에 전기적 힘을 가해 분극화하며, 점토 표면의 음전하를 상쇄하기 위해 주변에 양이온들이 많이 분포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보통 조건의 물 분자’와 ‘분극화 조건의 물 분자’가 하이드레이트 결정을 어떻게 생성하는지를 연구했으나, 점토 주변에 분포한 양이온 탓에 실험연구는 진행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실험 방향을 선회해 물에 전기장을 가해 점토 표면과 같이 물 분자를 분극화했다. 이후 물 분자들의 가스 하이드레이트 결정 생성 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점토 표면과 비슷한 크기의 전기장 104V/m을 물에 적용했을 때 가스 하이드레이트 결정핵 생성 속도가 약 6배 이상 빨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물 분자가 전기장에 의해 분극화되면 분자 간 수소 결합이 부분적으로 약해지고 내부에너지가 감소되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전기장이 하이드레이트 생성을 촉진함을 실험적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점토광물의 존재가 하이드레이트 생성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조건에서는 오히려 하이드레이트 생성을 촉진한다는 것을 밝혔다.

권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점토질 퇴적토에서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많이 발견되는 이유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인류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에너지 자원으로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박태형 연구원이 1저자로 참여했으며, 지난 2일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 환경과학과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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