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포항 지열발전소', 지진 연관성은?
[포커스] '포항 지열발전소', 지진 연관성은?
  • 조성구 기자
  • 승인 2018.03.1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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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전문가 “인위적 시추·위치 선정, 문제 있어”
▲ 포항 지열발전소.

물 주입 이후 여진 60여회 발생 
과부하로 지반 약화…연관 충분

[한국에너지신문] 포항 지열발전소는 정부의 '지열발전 상용화' 연구개발 사업 일환으로 2010년 말 시작됐다.

넥스지오와 포스코, 한수원, 지질자원연구원, 건설기술연구원, 서울대가 컨소시엄을 이뤄 사업을 시작했고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정부 과제로 맡아 타당성을 조사했다. 건설 비용만 총 500억원이 투입됐다.

지열발전은 땅속으로 주입정·생산정 구멍 두곳을 뚫는다.

주입정으로 물을 넣어 땅속 지열로 물이 데워지면 생산정으로 끌어올려 증기를 발생, 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이 발전은 기본적으로 화산지대에 건설된다. 지열로 달궈진 공기가 비교적 얕은 지하에 흘러 이를 끌어올려 터빈을 돌리기만 하면 전기 생산이 쉽기 때문이다. 일본, 인도네시아가 지열발전에 선두 주자로 꼽히는 이유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 같은 화산 지층이 없어 '인공저류층형성(EGS)' 방식을 사용했다.

지하에 4㎞ 이상의 구멍을 뚫고 물을 주입해 수증기로 만든 뒤 끌어올려 발전하는 방식이다.

당시 컨소시엄은 아시아 최초로 화산 지대가 아닌 곳에 지열발전소 건설을 목표로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팀은 탐사와 예비 시추 등을 통해 지열발전소를 건설하기에 국내 최적 위치로 포항 북구 흥해읍을 선정했다. 최종 공정이 완성되면 용량 6.2㎿, 6000가구에 전력 공급이 가능하며 2020년에는 20㎿까지 전력을 생산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하자 일부 전문가들은 지열발전소가 지진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건설과정에서 지하 암반에 대한 인위적인 시추와 물 주입으로 인한 충격으로 지진이 일어났다는 주장을 내놓은 것.

한 전문가는 "지열발전소가 지진의 진앙과 불과 500m 떨어진 점, 전력 생산을 위해 땅속 4㎞ 지점에 물을 주입한 직후 소규모 지진이 60여 차례 발생한 점으로 보아 연관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즉 화산 지대에 주로 건설되는 지열발전소와 달리 인위적으로 땅을 파서 물을 순환시켜야하는 포항 지역의 특성으로 지반에 과부하가 가해져 지반 약화로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발전소 위치가 최선이었는지에 대한 타당성 연구 과정의 문제점도 지적된다. 정부 관여 사업인 만큼 좀 더 정밀한 지반 조사 분석 과정이 필요했다는 주장이다. 

사업에 참여했던 기업의 관계자는 "기술력만 평가한다면 우리가 시도한 지열발전은 선진기술을 시도한 것이지만 사업평가 과정에서 최적 위치 선정을 좀 더 고민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현재 포항 시민들은 지열발전소 완전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 8일 공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산자부 정밀조사단과 조사업무를 시작했다. 지열발전소는 현재 잠정 폐쇄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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