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급증하는 열 수요, 하수열에너지로 해결
[전문가 칼럼] 급증하는 열 수요, 하수열에너지로 해결
  • 오철 한국해양대학교 교수
  • 승인 2018.03.1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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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철 교수

[한국에너지신문] 우리나라는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미세먼지 절감방안 등이 요구됨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쳐왔고, 지속적인 감축을 위하여 새로운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국민 생활의 향상으로 냉난방 및 급탕 열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열 수요를 대부분 전기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다. 때문에 동절기와 하절기 전력공급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현재 수열에너지 중 미활용에너지는 하수열, 하천수, 호수, 산업공정 폐수 등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이 중에서 하수열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하수열을 이용한 열 공급설비는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되었으며, 그중에서 스웨덴, 노르웨이, 독일 및 스위스 등 많은 국가에서 상업 및 주택지역에 하수 열을 이용한 열에너지를 대용량 설비로 공급하고 있다.

특히 독일의 경우 하수를 이용한 열에너지 생산으로 50% 이상의 에너지를 절감한다. 그뿐만 아니라 하수처리장에서 분리한 하수 슬러지를 발효시켜 발생한 메탄가스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 하수처리장에서 사용되는 전력의 30% 이상을 절약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5년 한전에서 설치한 급탕시설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10여 건이 설치되었으나, 대부분 소규모 설비로 유럽과 비교해 열 수요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적은 실정이다.

현재 하수처리장은 도시 유지를 위해 필수적이지만 기피시설로 인식되고 있어 2005년부터 하수처리장을 물재생센터로 개명하고 냄새가 나는 시설을 지하로 이전하는 처리시설 고도화 공사를 실시하고 있다. 일부 물재생센터시설들은 하수처리시설의 공간을 활용해 태양광과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설치하고 전력생산에 기여하고 있다.

환경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고, 그냥 버리다시피 하는 하수열에너지를 이용하면 전기에너지 소비량을 줄이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기름이나 가스 등 풍부한 에너지자원을 가진 나라들도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하수열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보급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 절감 효과가 30~60%에 달하는 하수열에너지가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가「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과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선진국은 하수열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분류하여 정부가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해수 표층수에 대해서만 인정하고 있으며, 이를 제외한 나머지 수열원은 미활용에너지로 분류되어 있어 지원 실적이 저조한 실정이다.

하수열에너지의 보급 활성화를 위해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미활용에너지로 분류되어 있는 하수열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선정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보급정책이 전력 생산 위주로만 되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 

둘째, 하수열을 활용한 집단에너지를 주변 지역에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계획 단계부터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하수열에너지를 이용한 에너지공급 대상은 개별건물도 가능하지만, 집단에너지시설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셋째, 하수열에너지 적용대상을 다양화하여 시설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하수열에너지는 냉각 열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빅데이터센터, 계절변동에 따른 저온 및 고온작물 농업 분야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하수열에너지설비 산업은 종합설비산업이다. 핵심기술은 히트펌프, 취수설비, 수열회수용 열교환기, 열공급 및 회수시설, 축열설비 등이다. 이 분야는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거의 대등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 관련 지원 대책만 개선된다면, 하수열에너지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전력설비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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