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라도 태워도 작동되는 리튬이온배터리 개발
잘라도 태워도 작동되는 리튬이온배터리 개발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8.02.21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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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기원 이상영 교수팀…탁월한 유연성·안전성 동시에 확보

[한국에너지신문] 반복적으로 구부리거나 가위로 자르고 심지어 불 속에 집어넣어 태워도 정상 작동되는 배터리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전지 재료를 잉크 형태로 만들어 3D 프린팅으로 쉽고 빠르게 원하는 형태로 만들 수 있고, 용도에 따라 고전압을 구현할 수도 있다. 전기차나 사물인터넷 기기, 소형 전자기기 등에 활용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상영 울산과기원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팀은 유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한 ‘신개념 플렉서블 전고체 리튬이온전지’를 개발했다.

리튬이온전지는 크게 음극, 전해질, 양극으로 나뉜다. 현재 액체 전해질을 이용하는 리튬이온전지가 널리 쓰인다. 이 전지의 단점은 폭발에 취약하다는 것.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해질까지 모두 고체를 사용하는 ‘전고체전지’ 연구가 활발하다. 기존 연구에서는 주로 고체 무기전해질을 이용했지만 이는 유연성이 떨어진다.

이 교수팀은 전고체전지의 전해질로 유연성이 우수하고 불에 잘 붙지 않는 고체 상태의 ‘유기전해질’을 도입했다. 전해질 상태를 액체에서 고체로 바꾸면서 안전성을, 무기전해질 대신 유기전해질을 쓰면서 유연성을 확보했다.

연구진은 또 전지의 음극, 전해질, 양극 재료의 성질을 조절해 잉크 형태로 만들었다. 이 재료들을 단계적으로 프린팅하는 공정을 수행하면 고온·고압 공정을 거치지않고도 단위 전지가 직렬로 연결된 2극성 리튬이온전지가 만들어진다. 이 전지의 충전전압은 7.2V로 비교적 높다.

공정을 프린팅으로 진행해 장난감 자동차 지붕 같은 곡면 맞춤형 전고체전지도 쉽게 제조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장난감 차 위에 맞춰 넣은 전지에 불을 붙이는 화재 모사 실험을 진행해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번에 개발한 전고체전지는 불이 붙지 않고 정상 작동했다. 반면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기존 리튬이온전지는 불을 붙이는 순간 발화했다. 전지의 일부를 가위로 잘라낸 뒤에도, 100회 이상 반복적으로 굽히는 시험 후에도 정상 작동했다.

이 교수는 “현재 이차전지 분야에서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가 폭발에서 안전한 전고체전지 개발”이라며 “유연성과 안전성이 종전의 배터리에 비해 탁월해 활용도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해 진행됐다. 결과는 ‘에너지 및 환경과학(EES) 저널’ 2월호 표지논문으로 출판됐다. 이 저널은 영국왕립화학회가 발행하는 세계적인 학술잡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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