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보급, 민간에 맡겨야 미래 있다

경쟁력 있는 기업과 ‘에너지 프로슈머’ 육성에 전력 다해야 한국에너지l승인2018.02.12l수정2018.02.1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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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신문] 정부세종청사 내에 세계에서 네 번째 ㎿급 태양광 실증단지를 구축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정부 당시 세워진 이 계획은 실증단지로 활용하려고 했던 주차장 부지가 세종시 소유인 줄 알고 세운 것이었다.

하지만, 이 부지는 행안부 소유로 돼 있었고 국유지 임대료를 계산해 보자 너무 비싸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고 흐지부지된 것이다.

앞뒤 사정을 제대로 챙기지 않았던 관계자들에게 1차 책임이 있다. 이 사업의 발표 당시 여당 등에서 정부의 관련 사업 예산이 감소했고 민간 역시 투자를 하지 않아 ‘신재생에너지 11.7%’ 계획이 공염불이 될 것 같다는 지적이 있자, 해당 부처가 발 빠르게 움직이노라고 한 것이 이 모양이 됐다.

해당 부서가 당시 이 일에 적절하게 대처했는지는 지금 따져 봐야 별로 의미가 없는 일이다. 이 사례에서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교훈은 재생에너지 보급을 이제는 민간에 맡길 때가 됐다는 것이다.

정부도 민간 주도 신재생에너지 생태계 조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했다. 수익형 사업 방식, 규제 완화 등으로 민간 투자를 높이고, 주민 참여형 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 오래전부터 해오던 이야기다.

하지만 아직도 태양광 사업을 비롯한 에너지 사업은 아는 사람들만 들어가는 ‘짬짜미 사업’이다. 그러다 보니 비리는 터지지만, 정상적으로 투자해서 이익을 봤다는 이야기는 못 듣는다.

최근에는 규제 완화 탓에 투기 자본이 3020 정책의 가장 큰 수혜자라는 말도 들린다. 값싼 농지를 사들였다가 규제가 풀리기를 기다려 태양광발전소를 짓고, 그러다가 다시 지목이 변경되기를 기다려 건물을 짓는 식으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 정책은 일관되게 재생에너지 관련 공약의 목표를 이행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수치에 집착할 것이기 때문에 투기 세력은 한층 더 기승을 부릴 것이 분명하다. ‘아는 사람들’만 하던 사업에서, ‘있는 사람들’이 끼어든 것 외에 사실상 별로 다를 것이 없다.

다양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겠지만, 결국 근본적인 질문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정부가 재생에너지를 확산하고자 한다면, 그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주목해야 한다. 환경과 안전에 대한 국민의 권리에 있는지, 또 각종 가용 자원 중 에너지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내 상황에 있는지, 아니면 그냥 공약의 이행에 있는지를 잘 따져야 한다.

어쨌든 맨 마지막 목적만 아니라면 다행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이제 민간기업이나 개인이 재생에너지 관련 사업과 기업 등을 크든 작든 자연스럽게 일으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하지만 무턱대고 지원을 해 주는 것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 똘똘한 선수, 정책의 방향과 가장 잘 맞는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사업에 제대로 된 관심이 있거나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많이 있다.

이들을 잘 찾아내서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이들을 잘 지원해 준다면 실제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세계적인 재생에너지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뜻있는 개인이나 회사, 단체가 소규모로 전력을 소비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하는 형태, 일명 ‘에너지 프로슈머’에게도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몇 년 전 미세먼지 문제가 큰 이슈가 됐을 때 정부가 에너지 프로슈머를 육성하는 방안을 대책으로 내세웠던 적이 있다.

한 철 잠깐 내세울 것이 아니라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시도해 보아야 하는 중요한 정책이 바로 에너지 프로슈머다. 에너지 업계는 대기업과 공기업이 모든 것을 독식하고 있다거나, 투기꾼과 사기꾼이 몰려 있어 잠깐이라도 발 담그면 큰일 난다는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좋은 정책이다.

아무리 이전 정부의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좋은 정책이라면 이름을 바꾸는 한이 있어도 그 개념과 목적만이라도 살려내야 한다.

수십 년 전부터 하는 얘기지만, 재생에너지는 아직도 계속해서 시작만 하고 있다.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 한다. 시작은 정부가 했겠지만, 끝은 똘똘한 민간기업과 프로슈머가 보게 해야 한다. 공부 못하는 학생은 교과서의 맨 앞쪽만 까맣게 더럽힌다.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산업도 이제는 그 노릇을 그만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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