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긋기’보다 자숙이 필요하다

오철 기자l승인2018.02.12l수정2018.02.1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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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신문] 지난달 한국석유공사 노조가 성명서를 발표했다. 해외자원개발 적폐 청산을 위해 성역 없는 조사를 해달라는 것.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광물자원공사 노조도 해외자원사업의 부실 원인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며 자원개발 비리 척결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정부는 다스·국정원 특활비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해 탈·불법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해외자원개발 혁신 태스크포스(TF)도 MB 정권 때 추진했던 해외자원개발 실패 원인과 책임 등 전체적인 문제를 밝혀내는 중이다. 

이런 와중에 자원외교를 주도했던 공기업 ‘3대장’ 노조까지 발맞춰가며 억울하다고 ‘이명박근혜’정권과 선을 긋는 모습을 보니, 요즘 흔히 하는 말로 ‘불편’하다. 

2016년도 해외자원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3대장’의 실적은 처참했다. 석유공사는 22조원을 투자해 10조원(46.2%)밖에 건지지 못했다. 가스공사는 13조원 투자해 4조원(34.5%)을, 광물자원공사는 4조원을 투자했지만 회수액은 10%도 안 되는 4500억원에 불과했다.

실적이 이 모양이니 경영 상태는 불 보듯 뻔했다. 가스공사의 부채는 30조원, 석유공사의 부채는 17조원이다. 광물자원공사는 부채가 5조원으로 두 기업에 비해 적지만 부채비율이 6900%나 된다. 사실상 부도 상태다.

그런데도 이들은 매년 상당한 성과급을 받아 갔다. 2008년부터 2017년 7월까지 가스공사는 3717억원, 석유공사는 885억원, 광물자원공사는 277억원을 성과급으로 사용했다. 특히, 가스공사는 작년에도 공기업 평균 성과급 728만원보다 446만원이나 많은 1174만원을 지급했다. 

‘잘 나갈 때’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작년에는 왜 그렇게 많은 상여금을 챙겨갔는지 의문이다. 아무튼 상황이 이런데 억울하다고 선 그어가며 성명서 발표하는 모습을 좋게 봐줄 국민이 얼마나 있을까?

1992년 작 톰 크루즈 주연 영화 ‘어퓨굿맨(A Few Good Men)’을 보면 도슨 상병 외 1명이 대령의 명령을 받아 전우를 얼차려 주다가 죽게 만든다. 대령은 명령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만 결국 자백하게 되고 2명의 해병은 무죄를 받는다. 하지만 그들은 불명예제대를 하게 된다.

‘억울하다’고 말하는 다른 해병과 달리 도슨 상병은 ‘우리도 책임이 있다’며 판결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그렇게 그들은 재판장을 떠난다. 이처럼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선 긋기’보다 책임을 통감하는 자세와 자숙하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오철 기자  orch21@koenerg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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