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친환경차 보급정책의 문제점과 대책

정동수 창원대 기계공학부 교수l승인2018.02.05l수정2018.02.0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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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수 교수

[한국에너지신문] 전기차는 전기모터가 동력원으로 사용되는 차다. 하이브리드나 수소연료전지차도 이에 포함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외부충전 배터리에만 의존하는 순수 전기차를 전기차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순수 전기차 보급을 위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기아차 가솔린 쏘울을 전기차로 구입하면 구입지원금과 세제 지원이 약 2000만원, 완속충전기 설치비용이 400만원 지원되고, 운행시는 전기료 비과세와 급속충전 비용할인도 지원된다. 게다가 배터리 보증기간 이후 교체 비용의 일부까지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왜 우리는 전기차에 세계 최대 지원금을 쏟아붓고 있나? 과연 그럴 가치가 있는 것일까?

우리 정부는 순수 전기차를 접하면서 무공해 친환경차라 맹신하고, 그동안 예산 낭비와 정책실패로 속수무책이었던 미세먼지 저감의 해결사로 내세우면서, 한편으로는 전기차 상용화 시대를 대비한 산업기반 조성과 수출 활성화라는 명분으로 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 포함) 보급에 수조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순수 전기차는 엔진이 없어 운행 중 연소가스를 배출하지 않기때문에 무공해차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엔진에서 배출되는 공해가스가 대폭 줄었고 공해가스보다 온실가스와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기존 발전소와 타이어가 그대로 사용되는 한 전기차는 온실가스나 미세먼지 저감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배터리의 성능한계로 불편함이 더 크기 때문에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로 물러선 실정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에는 비상용 엔진이 있어 장거리 주행에도 불편함이 없고 충전시설도 많이 줄일 수 있으며, 차량 가격도 순수 전기차보다 훨씬 저렴하다. 그래서 전기차 시대로 가는 길목에서 배터리 문제가 해결되면 엔진을 제거하고, 해결이 안 되면 전기모터를 제거하면 되므로 과도기 시대의 보급용으로 가장 적합한 차종임에 틀림이 없다.

순수 전기차는 부품 수가 적고 생산기술이 비교적 단순하나 배터리 성능이 큰 걸림돌이다. 자동차 후발주자인 중국은 전기차생산에 필요한 핵심 원료인 리튬과 희토류의 주생산지이며 인건비가 싸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순수 전기차 산업에 집중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만일 배터리 문제가 해결되어 순수 전기차 시대가 도래한다고 해도 보급은 물론 생산 면에서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경쟁이 거의 불가능하며, 선진국의 대부분 전기차 회사들도 생산을 위해서 중국으로 몰려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아무리 순수 전기차의 보급확대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봤자 수출은 희망 사항일 뿐, 온실가스와 미세먼지의 저감도 안 되면서 세금만 낭비될 것이다.

우리가 순수 전기차 보급을 위해 구입지원금, 충전소 설치 등에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리튬배터리 생산을 선도하노라 자만하고 있을 때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은 리튬배터리의 생산 대신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향후 순수 전기차의 상용화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지금이라도 보급정책은 제주도 한 곳으로 축소하고, 여기서 절약한 예산을 전용하여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핵심 부품 소재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서 향후 전기차 생산은 중국이 주도하더라도 우리는 핵심기술 보유국으로 실속을 차려야 한다. 이것이 바로 선택과 집중의 효율적인 전략이다. 

우리나라가 전기차 보급정책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다면 배터리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발되거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50% 정도가 될 때까지 당분간은 순수 전기차가 아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를 주 대상으로 하는 것이 현명한 친환경 자동차 보급정책일 것이다. 


정동수 창원대 기계공학부 교수  koenergy@koenerg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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