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자원 시장, 전력수급 일치시키는 역할 해야

한국에너지l승인2018.01.29l수정2018.01.2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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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신문] 에너지 시장은 전통적으로 공급자와 수요자가 주종관계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은 늘 공급하는 측에서 마련해야 했다.

우리나라 에너지 업계의 맏형이라고 할 수 있는 석유 업계도 그랬고, ‘덩치가 점점 커지고 있는 막내’인 전력-발전 업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전력 수요자원시장이라는 개념이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현실화됐다.

전력 수요자원시장이 국내에 생긴 지도 그럭저럭 만 4년이 다 돼 간다. 그 때를 돌아보면 처음에는 기대가 컸다. 아시아 최초로 개설된 시장이기 때문에 기대 뒤에는 우려도 있었다.

수요자원은 쉽게 얘기해서 발전(發電) 자원 외에 감축된 수요 그 자체를 자원으로 보아 준다는 것이다. 유형의 제품을 사고파는 시장이라면 제품의 재고가 쌓이게 되고, 재고량과 비율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시장 구조가 형성된다. 이에 반해 전력 시장은 발전소라는 이름의 공장 그 자체가 재고가 되고, 실제 ‘전력’이라는 재고는 쌓이지 않는다.

발전소는 그 종류를 막론하고 짓는 데 돈이 상당히 많이 든다. 거기서 생산된 전력은 당장 쓰지 않으면 저장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환경가치가 중시되면서 풍력과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 자원의 활용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자원들은 전력 생산이 불규칙적이다. 어느 경우든 안정성과 경제성을 함께 확보하려면 한 쪽만 노력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재고가 쌓이지도 않고, 그나마 생산도 불규칙하게 된다면, 평균 이상으로 급격하게 증가하는 수요는 공급 측면이 아닌 수요 측면에서 통제할 수 있도록 해 보자는 것이 이 시장이 형성되는 가장 중요한 동기였을 것이다.

그러한 동기를 가지고 우리나라에서도 2014년 출범을 했지만, 사실상 이제까지는 거의 작동을 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기록적인 한파나 발전소의 가동정지와 같은 예외에만 작동을 하는 시장이었기 때문에 ‘비상’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 현실이다.

그러던 것을 지난해 7월말과 12월을 넘어 이달까지 유난히 자주 ‘장(場)’이 서는 것에 ‘상인’들이 놀라고 있는 것이 바로 최근의 상황이다. 지금 조금 놀라는 듯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일이 자주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수요를 조정하거나 감시하는 기능을 적은 돈을 들여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을 줄이는 시점과 이를 예고하는 시점 사이에 간격도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일기예보에 따라 에너지 수요 중 가장 변동성이 큰 냉난방 수요를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들리는 작은 잡음 이외에는 사실상 큰 문제없이 수요자원시장이 작동했다.

시작이라는 말을 쓰기에는 4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한 것 같지만, 이런저런 잡음이 아직도 있는 것을 보면 아직 선진화되지 않은 시장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기왕 개설된 시장이라면 과감하게 고칠 것은 고쳐 가면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

최근에 정부가 수요자원시장에 참여한 다양한 기업들의 이야기를 들어 요건을 간소화하고 보상을 늘려주는 방안을 발표했다.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세부적으로는 운영하면서 보완해야 하는 항목이 많이 있을 것이다. 특히 기업이 비용 감축을 위해 실제로 절전을 위한 다양한 기술 수단을 사용하는 것에 신경 쓰도록 시장이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가령 주택용으로 사용하는 전력은 개인이 절전을 위한 다양한 수단을 사용한다. 틈이 날 때마다 콘센트에서 플러그를 뽑기도 하고, 대기전력을 사용하지 않는 기기를 사용하기도 하며, 타이머를 사용해 시간에 맞춰 차단하기도 한다. 일반용이나 산업용 전기를 사용하는 곳에서도 비슷한, 아니 어쩌면 더 차원 높고 수준 높은 수단과 방법을 사용해서 전기를 절약해야 한다. 산업용으로도 다양한 수단이 마련돼 있다. 다만, 그것을 사용할 동기는 조금 부족하다.

그러한 수단 중 최첨단의, 가장 저렴한 수단을 개발하고 실제로 사용하는 데에 기왕 열린 수요자원 시장이 한 몫을 해 주어야 한다. 전력 소비자와 공급자가 완전히 일치하게 되는 것은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일지 모른다.

만들어도 재고로 쌓이지 않고 소멸되는 전력을 유형의 제품으로 만들 수 없다면,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지점을 만드는 것이 나라를 위해서든 국민 개개인을 위해서든 최적의 방안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공급 쪽에서만, 그리고 수요의 적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쪽에서만 노력할 일이 아니다. 다양한 방향의 노력이 수요자원시장이라는 중간지점에서 만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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