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중동 경향 뚜렷…중동산 원유 도입 10년새 최저
탈 중동 경향 뚜렷…중동산 원유 도입 10년새 최저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8.01.27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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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은 18년만에 1% 넘어

[한국에너지신문] 국내 정유사들이 수입한 중동산 원유 비중이 81.7%로 최근 10년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산 원유는 18년만에 연간 전체 도입량의 1.2%를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안 합의 연장과 셰일혁명으로 미국산 원유의 경제성이 높아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24일 대한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해 총 원유 수입량은 11억1817만배럴로 이중 중동산은 9억1345만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85.9% 비중 대비 4.2%p 줄어든 것이다. 2007년에 80.6%를 기록한 이래 10년만에 가장 비중이 낮은 수치다.

중동산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원유 도입 비중은 대부분 확대됐다. 아시아산은 전년 6.7%에서 8.7%로 증가했고 미국을 비롯한 미주산도 2.8%에서 4%까지 늘었다. 유럽산 역시 1.7%에서 3.1%까지 증가했다. 아프리카산만 2.8%에서 2.5%로 줄었다.

국내 정유업계는 지리적으로 가깝고 물량 확보가 쉬운 중동산 원유의 비중을 85%에 가깝게 유지해 왔으나, 최근들어 미주, 아시아 등의 원유 도입이 증가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 중동 산유국이 올해말까지 감산 연장에 합의하면서 두바이유 가격은 치솟았다. 지난해 1월 배럴당 53달러대에서 12월에는 배럴당 61달러 중반까지 올랐다. 셰일유 증산으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같은 기간 52달러대에서 57달러로 상승했다.

WTI는 2016년 이전만 해도 두바이유 가격에 비해 평균 2~3달러 비쌌다. 하지만 지난해 오히려 중동산보다 3~4달러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OPEC이 감산안을 연장하고 있어 가격 역전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비중은 전년 30.1%에서 29%로 하락했다. 지난해 미국산 원유의 수입량은 1343만배럴로 1.2% 비중까지 올라섰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가 각각 550만배럴, 480만배럴을 들여왔다. 2016년 미국산 원유의 총 도입량은 245만배럴로 0.2% 수준에 불과했다. 한편 미국산 원유 도입량이 1000만배럴을 넘어선 것은 지난 1999년 1197만배럴이 이제까지 가장 큰 기록이었다.

미국산 원유는 한미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무관세를 적용받아 배럴당 2~2.5달러의 가격인하 효과가 발생한다. WTI가 3달러 싼 것을 감안하면 총 도입단가는 5달러 이상 저렴한 셈이다. 중동산보다 미국산 원유의 운송비용이 3~4달러 비싸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경제성이 높다.

한편 '탈중동' 추세는 고유가로 인해 정제마진이 하락하고 있는 올해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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