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자원시장 참여 기업 보상 대폭 늘린다
수요자원시장 참여 기업 보상 대폭 늘린다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8.01.2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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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부, 제도 개선안 발표

수급경보준비 등 비상시 최고단가 적용·단순한 목표수요 초과시 도매단가 적용
약정 물량 초과 달성시 인센티브 지급·하루전 예보제 신설로 준비 시간 확보

[한국에너지신문] 수요자원거래시장에 참여해 전기를 아낀 기업에게 보상하는 액수가 차등화된다. 전력수요가 단순히 목표 수요를 초과했을 때는 종전과 같이 아낀 전력의 가격을 도매 단가(계통한계가격)로 지급한다.

하지만 수요가 급증해 예비전력이 500만㎾ 미만으로 떨어지는 수급경보 준비단계부터는 비상시로 분류해 해당 거래시간에 운전한 발전기 중 최고 단가를 적용해 지급한다. 여기에 더해 이행 약정 물량의 100%를 초과 달성한 기업은 이행하지 못한 기업들이 낸 위약금으로 인센티브도 받는다.

산자부가 지난 18일 수요자원 업계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발령 요건이 충족되면 의무적으로 수요를 감축하도록 하고, 발령 시점은 1시간 전이나 24시간 전에도 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들이 예측 가능성을 높여 준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정부는 이번에 마련한 개선안을 올해 여름부터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행 발령 요건 중 직전 최대 사용량 갱신 예상 시, 실시간 전력수급상황 급변 시 등의 모호한 기준을 삭제해 발령의 재량 범위를 대폭 줄였다. 수요 감축 지속시간은 현행 4시간에 더해 2시간을 신설하거나, 시간을 특정하지 않고 4시간 범위 내에서 기업의 자율로 선택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해마다 4회 계절별로 시행하던 거래 평가는 실적에 따라 2~6회 시행해 우수기업에는 가점을 주고 저조 기업에는 감점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방안은 비상시에 최고 단가를 적용해 보상액을 지급하는 방안과 일맥상통한다.

수요가 실제로 늘어나는 시기나, 평가가 있는 시기에 가점을 더 줘 기업들에게 돌아가는 보상액을 늘리기 위한 것이다. 정부로서도 수요가 빠듯할 때만 돌아가는 발전소를 더 짓는 데에 돈을 더 투자하는 것보다는 그때그때 보상액을 주고 평상시에 노는 발전기를 줄이는 것이 더 낫기 때문에 수요자원 시장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번에 산자부가 내놓은 방안은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기업이 여름이나 겨울 등 냉난방 수요가 많은 계절에 전기 수요를 더욱 높이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발령했던 수요감축 요청 과정에서 빚어진 다양한 오해와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해 내놨다.

특히 발령 요건을 강제한 것은 당국이 재량으로 감축 여부를 결정하면 참여기업이나 일반인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수요 감축 요청 때도 당국은 요건에 따라 발령을 내렸지만, 기업들은 당국이 재량에 따라 내리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을 내린 데 대한 불만이 컸다. 합리적인 제도를 만들어 놓고도 운용하지 않는 데 대한 비판도 있다.

산자위원인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요관리 시장 감축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수요가 급증해 예비율이 10% 이하로 떨어졌을 때도 재량이라는 이유로 감축 요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연간 60시간씩의 감축 가능 시간도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개선안 마련을 위해 산자부는 지난해 9월부터 4개월간 제도에 참여하는 업계 관계자와 학자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2014년 처음 도입된 수요자원 거래시장은 현재 참여기업이 3580개, 거래 사업자가 20개로 4.3 GW 규모의 전력 용량을 운용하고 있다. 이 용량은 원전 4기 분량이다.

이날 수요자원시장 업계 간담회에는 김현철 IDR서비스 대표, 김형민 에너낙코리아 대표, 조수환 에너클 대표, 김태영 쿠루 대표, 송혜자 우암 코퍼레이션 대표, 이기욱 KT 상무, 정광하 현대제철 이사, 고려제지 이진국 이사, 김양평 지엠피 회장, 김형식 주식회사 승일 상무 등이 참석했다.

박원주 산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이번 개선안이 시행되면 수요자원시장 가동이 전력 수급 비상상황이라는 일반인들의 오해를 개선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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