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산 원유 아시아지역 가격 왜곡 방지해야
중동산 원유 아시아지역 가격 왜곡 방지해야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7.12.29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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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유의 가격평가 방법 개선하고 새로운 준거 원유 찾자

[한국에너지신문] 에너지경제연구원(원장 박주헌)이 아시아 석유시장에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준거(마커) 원유인 두바이유에 대한 제반 문제점과 대안을 검토했다. 준거 원유는 국제 석유시장에서 원유 가격과 석유제품 가격 결정의 준거가 된다.

두바이유는 생산량 감소로 거래량이 미미하고 다수의 수요자와 공급자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가격조작의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것이 과제 책임자인 이달석 연구위원의 결론이다. 이 위원은 “두바이유가 현재로서는 준거원유로 부적합하고 가격 평가를 거치든지, 새로운 준거 원유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바이유의 생산량은 현재 월간 2카고를 채우지 못하는 적은 양이어서 시장 유동성이 없다. 가격공시기관(PRA)인 플래츠(Platts)가 가격을 평가해 발표하기 때문에 준거 원유 기능은 유지하고 있지만 문제 소지는 있다. 평가자는 정보가 부족한 가운데 주관적 판단에 의해 평가를 한다. 정보 제공자는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를 선택적으로 제공한다. 시장참여자와 공시기관이 결탁한다면 가격 평가는 왜곡된다.

두바이유 가격이 다른 준거 원유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면 아시아에 판매되는 중동산 원유 가격도 덩달아 오른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지역 정제업체들의 비용 증가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게 된다.

이 문제는 우선 가격공시기관이 수행하는 두바이유 가격평가 과정의 합리성을 높여야 한다. 더불어 두바이유를 대체할 수 있는 새 준거원유를 찾아야 한다. 평가의 합리성을 높이려면 평가 모니터링, 평가 시스템 유동성을 확충, 견제 환경 조성 등이 필요하다. 평가에서 정성평가 방법의 불투명성과 자의적·주관적 판단에 의한 가격 왜곡 방지를 위해 국제증권관리위원회기구(IOSCO) 중심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두바이유 가격평가 시스템(e-Window)에서 유동성 확충을 위해 인수‧인도 대상 유종에 품질이 유사하고 재판매가 허용되는 역외 원유를 포함시킬 수도 있다. 아시아 역내에 원유 선물시장을 개설해 현물과 선물을 연계하고 가격이 형성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있다.

장기 대안으로는 두바이유를 대체할 수 있는 신규 준거 원유로 거론되는 러시아 ESPO, 두바이상업거래소(DME) 오만유 선물, 중국이 추진하는 국제에너지거래소(INE)의 원유 선물, 기존 유럽의 준거 원유인 브렌트를 검토할 수 있다.

이들 유종은 모두 준거 원유로서의 기능에 충분한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두바이유를 준거 원유로 하는 역내 유가 결정방식은 상당기간 존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정 산유국이나 수입국이 크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러시아의 ESPO 원유나 중국 국제에너지거래소(INE)의 원유선물은 바람직한 대안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동 주요 산유국인 이라크가 자국산 원유판매에 적용하는 준거원유가격을 DME 오만유 선물가격으로 전환하려했던 시도에 주목한다면 준거원유의 다원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한편 이 위원은 정부가 국제 공조를 통해 가격 평가와 준거원유의 대체 등에 대해 국제공조가 필요하다며 전략도 제시했다.

공시기관의 가격평가와 관련한 포괄적 개선 사항과 관련해서는 G20 회의를 중심으로 IOSCO, IEA, OPEC, IEF가 협력하는 기존 국제 공조체제의 틀을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두바이유 가격평가에 관한 개선 사항과 관련해서는 역내 다자간 에너지협의체인 아시아 산유국-소비국 에너지장관회의, 동북아 에너지협의체 등을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마커 원유의 대체와 관련된 사항은 다자간 협의체에서 논의하는 것보다 아시아 원유수입국들이 개별적으로 중동 산유국과의 양자간 협의체를 통해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중동 산유국들이 수출가격 산정에 적용하는 준거 원유가 두바이유와 DME 오만유 선물 등으로 다원화되는 것은 산유국 사이의 경쟁을 촉발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며 “사우디를 중심으로 하는 걸프협력회의(GCC) 산유국들과 갈등을 야기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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