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전지·바이오연료 생산·원전해체 기술…2025년 100대 기술로
수소 전지·바이오연료 생산·원전해체 기술…2025년 100대 기술로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7.12.2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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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한림원, 100대 미래 기술·차세대 주역 238명 선정

[한국에너지신문] # 2025년 12월 19일 오전 6시, 대한민국 서울시 강남구.
정형외과 의사인 신미래 씨는 인공지능 개인비서의 알람으로 눈을 떴다.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뉴럴 반도체의 결합으로 음성 인식률이 향상됐을 뿐 아니라 빅데이터 기술이 접목되어, 인공지능 개인비서는 이제 생활필수품이 되었다.

창문을 여니 상쾌한 아침 공기가 가득 들어온다.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관리, 더불어 자동차, 선박 등의 운송 수단과 건물의 친환경화로 과거보다 공기가 좋아졌다는 게 느껴진다. 쌀쌀함을 느끼고 바로 창문을 닫았다.

집 외벽에 설치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로 에너지를 공급하고, 고효율 단열재와 친환경 소재, 사물인터넷 기술이 접목된 신미래 씨의 집은 금세 적정 온도를 되찾아, 그녀에게 포근함을 선사했다.

아침은 스마트 팜에서 재배된 신선한 채소와 식품 살균 시스템으로 관리된 우유와 닭고기로 해결했다. 씻고 나오니 드론 택배가 도착했다고 개인비서가 알려준다. 3D 프린터로 제작한 환자용 웨어러블 로봇의 축소모델과 인체 친화 조직으로 만든 인공 뼈다. 오늘 병원에서 개최될 세미나에 필요한 물품들이다.

그녀는 출근을 위해 자율주행 자동차에 몸을 실었다. 자율주행 기능뿐 아니라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의 일환인 교통운영관리시스템과 연동돼 있어 교통체증 없이 제시간에 병원에 도착할 듯하다.

출근 후 첫 일은 헬스케어 디바이스를 통해 지난 밤 환자들의 상태를 점검하는 일이다. 그런 다음, 입원 환자들에게 투여할 약물을 확인하고 간호사에게 전달한다. 이제 개인 맞춤형 신약과 바늘 없는 주사기가 등장해 부작용과 고통이 대폭 줄었다.

오후 예약된 수술에는 전문 수술 로봇이 함께한다. 3D 프린터로 제작한 인공 무릎연골을 영상장비로 확인하며, 수술 로봇과 함께 수술을 진행했다. 절개횟수가 줄어 회복시간이 짧아진 것은 물론이고 수술시간도 짧아져 의사인 그녀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선물했다.

4차 산업혁명 대응 34개·스마트 사회 구축 21개·에너지원 개발 16개
건강 사회 관련 15개·미세먼지 대응 등 안전 사회 구축 관련 14개 기술
에너지 저감 기술 개발 이명주 명지대 교수 등 대학 소속 인사 78명 최다

SF영화나 소설에서 볼 법한 20~30년 뒤의 미래가 아니다. 한국공학한림원이 선정, 발표한 ‘미래 100대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를 가정한 불과 7년 뒤 2025년의 모습이다.

1000여 명의 공학계 석학과 산업계 리더로 구성된 한국공학한림원(회장 권오경)은 2025년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이 될 미래 100대 기술과 차세대 주역(238명)을 선정하고 지난 1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시상식을 개최했다.

공학한림원이 발굴해 선정한 2025년 대한민국을 이끌 100대 기술은 국내 민간 기업들이 미래 유망기술 발굴을 위해 어떤 분야에 주목하고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유일한 미래기술 선정이라는 점에서 특징이 있다.

기존 국내 유망 기술의 경우, 주로 학계나 연구계 전문가 중심으로 선정해 기업관점의 시장진출 가능성보다는 기술적 잠재력과 가능성, 성장성 등을 기준으로 이뤄진 것이 사실이다.

이에 비해 공학한림원은 국내 중소·중견기업 및 대기업 회원사를 통해 기업관점의 신사업 진출 가능성과 해당 분야 주역 확보를 통한 향후 지속적인 기술개발, 그리고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굴 및 선정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 어떻게 선정했나
 
올 2월부터 10개월간 진행된 한국공학한림원의 미래 100대 기술 및 차세대 주역 선정 작업에는 총 120여 명의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했다. 2월 미래기술 기획TF(위원장 윤의준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구성해 2025년 국가발전 목표(경제역동성 확보, 국민 삶의 질 향상)와 5대 발전비전(▲성장하는 사회 ▲스마트한 사회 ▲지속가능한 사회 ▲건강한 사회 ▲안전한 사회)을 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산업별 기반기술 분류체계를 마련했다.

추천·발굴과정에서는 기업, 대학, 학·협회 등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추천을 받고 동시에 공학 분야별(전기전자정보공학, 기계공학, 건설환경공학, 화학생명공학, 재료자원공학) 발굴위원회를 구성해 3개월 동안 기술과 주역 후보를 발굴했다.

선정과정에서는 산학연 최고 전문가 14명으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한양대 석학교수인 권오경 공학한림원 회장이 위원장을 맡아 심층적인 검토를 통해 미래 대표 기술 100개와 238명의 개발 주역을 최종 선정했다.

가까운 미래인 2025년에 상용화가 가능하며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할 기술을 중심으로 선정했고, 현재 이들 기술 개발에 있어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기술별 주역을 3명 이내로 뽑았다. 미래 한국을 먹여 살릴 젊은 주역을 격려하고 더 많은 인재를 키우기 위해 젊은 연구자(엔지니어) 중심으로 선정했다.

권오경 회장은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로 발표한 ‘미래 100대 기술과 주역’ 선정은 차세대 젊은 엔지니어를 발굴해 격려하고 산업기술을 통한 우리나라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보다 체계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새 정부 출범 전후로 미래 기술과 주역을 발표해 새 정부가 국정과제의 밑그림을 그리거나 R&D 투자 방향에 참고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어떤 기술이 뽑혔나
 
공학한림원은 선정한 100대 기술은 국가발전 비전을 위한 『경제 역동성 제고』 목표 기술이 55개로 전체 미래기술 중 55%를 차지하고, 『국민의 삶의 질 향상』 목표 기술이 45개였다.

비전별로는 ▲신시장과 신산업 창출, 4차 산업혁명의 선제적 대응, 미래 스마트 소재 프런티어 개척 등을 목표로 하는 『성장하는 사회』에 수소전지 기술, 바이오연료 생산기술, 차세대 발광 소재 등 34개 기술 ▲지식정보자원 활용, 상호공감을 위한 감성 네트워크 구축, 생활공간의 지능화를 목표로 하는 『스마트한 사회』에 지능형 무인기 협업기술, 스마트시티 운영기술, 산화물반도체 기술 등 21개 기술이 선정됐다.

▲미래 에너지원의 안정적 확보, 자원활용과 선순환 실현, 환경생태계의 자기치유기능 강화를 위한 『지속가능한 사회』에 도시열섬 저감기술, 자원 생산 및 회수 기술, 친환경 바이오화학공정기술 등 16개 기술 ▲생명현상 규명을 통한 난치성 질병 극복, 환자맞춤형 의료시대 실현을 목표로 하는 『건강한 사회』에 지능형 수술 로봇, 생체적합 재료 개발기술, 실시간 생체정보 인식 인체삽입형 디바이스 등 15개 기술 ▲자연적 재해 및 사회적 재난 대응체계 확보, 유해물질과 미세먼지 대응, 식량 안보력 및 안전성 확보를 목표로 하는 『안전한 사회』에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원전시설 해체기술, 공공안전 무선 네트워크 등 14개 기술이 선정됐다.

공학 분야별로는 ▲반도체, 통신, 디스플레이, 전력, 제어, 소프트웨어 등을 포함하는 『전기전자정보공학』 분야가 34개 기술로 가장 많았고 ▲자동차, 조선, 항공, 철도, 기계설비, 로봇 등을 포함하는 『기계공학』 분야에 18개 기술 ▲건축, 토목, 환경 등 『건설환경공학』 분야에 9개 기술 ▲석유화학, 고분자, 섬유, 바이오, 생명공학 등을 포함하는 『화학생명공학』 분야에 23개 기술 ▲금속재료, 탄소나노재료, 세라믹, 원자력, 자원 등을 포함하는 『재료자원공학』 분야에 16개 기술이 뽑혔다.

2013년 발표한 ‘2020년, 대한민국을 산업을 이끌 미래 100대 기술과 주역’ 선정 결과와 비교해 볼 때,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4년 전에 비해 ▲지속가능한 사회 구현을 위한 기술이 크게 줄어든 대신 ▲건강한 사회와 ▲안전한 사회 구현을 위한 기술이 크게 증가했다.

미래 사회에서는 건강과 안전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그에 부합하는 기술에 상대적으로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건강한 사회 분야의 경우 로봇과 의료기기, 바이오헬스분야의 미래기술이 크게 늘어났다. 이는 최근 우리 사회가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로 전환하면서 고령친화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것이다.

로봇과 바이오헬스 등의 미래 기술이 증가한 것은 최근 전개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연구개발 환경이 크게 변화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로봇의 경우 과거 2013년 당시 2020년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 유망기술로 지능형 수술 로봇에만 주목했으나, 이번에는 소셜/라이프케어 로봇, 웨어러블 근력증강 로봇이 추가되었다. 바이오헬스의 경우 줄기세포 분화기술, 맞춤형 신약개발 기술, 원격모니터링 e-헬스케어 플랫폼, 정밀의료기반 질병 예측 기술,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 등 추가됐다.

4차 산업혁명의 전개과정에서 빅데이터나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기술 등의 적용으로 이전에는 불가능하거나 오랜 시간이 소요되던 R&D가 보다 저렴하고 신속하게 처리되어 연구개발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된 것과 관련이 있다.
 
■ 기술개발 주역은 누구인가
 
238명 주역을 기관별로 분류해보면 대학이 78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기업 76명, 정부출연연구소를 포함한 공공기관 65명, 중소·중견기업 19명 순이었다. 기업 중에서는 삼성그룹 출신들이 단연 돋보였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융·복합 소재, 통신 등의 분야에서 29명의 미래 주역을 배출했다.

LG그룹에서는 전자, 디스플레이, 화학을 중심으로 18명이, 포스코그룹에서 7명이 뽑혔다. 이어서 SK그룹 6명,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에서 각각 4명으로 뒤를 이었다. 유진로봇, 뉴로메카, 루닛, 루멘스 등 유망 중소기업에서 차세대 주역을 배출했다.

대학 중에서는 서울대가 20명의 주역을 배출했고, 과기원 8명, 고려대 6명, 연세대 5명 등이다. 정부출연연구소에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기계연구원이 9명,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7명을 배출했다.

LG하우시스에서 차세대 페놀폼 단열재를 개발하고 있는 박인성 책임은 1987년생으로 238명 중 가장 젊은 주역이었다. 여성 주역은 총 5명으로 무인기를 위한 지능형 의사결정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김현진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에너지 저감 및 스마트홈 기술을 개발하는 이명주 명지대 건축학부 교수, 2차 생성 미세먼지의 원인물질 저감 기술을 개발하는 이현주 과기연 책임연구원, 차세대 발광 소재 분야의 장은주 삼성전자 펠로, 인공장기 제작용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을 연구 중인 박수아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이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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