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열발전, 포항 지진과 관계 여부 두고 ‘갑론을박’
지열발전, 포항 지진과 관계 여부 두고 ‘갑론을박’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7.11.1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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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한 고대 교수 “발전소 부근 미소 지진 잦아 예의주시”

발전사업자 “두 달간 작업 안 해…지진 단층과 위치 무관” 

[한국에너지신문] 포항에서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에 대해 ‘인재’ 논란이 일고 있다.

이진한 고려대 지질학과 교수는 1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경주지진과 관련된 단층 분석 연구를 위해 설치한 이동식 지진계 200대에서 감지되는 미소지진이 있었다”며 “김광이 부산대 교수, 부경대 교수 등이 포항 쪽 지열발전소 부근에서 자주 일어나는 미소지진이 있어 위험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이에 대해 검토하자는 논의를 하던 중에 지진이 났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열발전은 우리나라처럼 온도가 낮은 지역은 4.5km를 뜷어야 해당 온도를 얻을 수 있고, 암석에 물을 집어 넣으면 깊어질수록 수압이 높아져 암석이 쉽게 깨진다”며 “직경이 20cm정도 되고 목표 깊이에 들어가면 10cm 정도 되는 구멍 두 개를 뚫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지역은 진앙지와 2k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다.

이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미국 오클라호마와 텍사스 등지에서 셰일오일 개발을 위한 수압파쇄를 하면서 물을 대량으로 주입하자 지진이 급격하게 늘었다. 이 때문에 지진이 날 위험이 있다는 의견을 제기하던 중에 5.4의 지진이 난 것이 우연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 하지만 그는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지열발전소 때문에 포항지진이 발생했다는 100%의 단언을 할 수 없다”며 “미소 지진계를 분석한 결과가 나오면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내년부터 이뤄질 포항 앞바다 퇴적층에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시험주입도 수압파쇄 현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환경파괴 요인이 있는지 면밀히 분석한 다음에 진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지열발전소 사업자인 넥스지오 측은 “사실과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포항 지열발전사업은 2010년 12월 산업자원통상부 지원 연구 사업으로 착수됐다. 이 회사 외에도 지질자원연구원, 건설기술연구원, 서울대학교, 포스코, 이노지오테크놀로지 등이 함께 수행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포항시 흥해읍에 조성된 포항지열발전 실증현장은 2년간의 면밀한 조사와 검토를 거쳐 2개의 지열발전정을 20cm 직경으로 각각 4215m·4340m의 심도로 2개 시추해 완성했다”며 “이번 포항지진에 관련된 단층과 무관한 위치에 설치했고, 시추공의 설치에 의해 지진이 발생하는 예는 보고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이 사업지에서는 9월18일 이후 현재까지 두 달간 모든 현장 작업을 일시 중단하고 마지막 공정인 지열수 순환 및 생산 설비를 설치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깊은 심도 지중에서 물을 주입하는 ‘수리자극’ 과정 중에 유발지진은 있지만, 물을 주입하는 중이나 주입 후 일주일 이내에 발생하기 때문에 이번 지진은 지열발전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비화산지대 지열발전 건설과정에서 유발된 지진은 스위스 베셀에서 기록된 규모 3.4의 지진을 제외하고 3.0 이하의 약진이나 미소진동에 불과했다”며 “9월 18일 이후 두 달여 동안 어떠한 현장활동도 진행하지 않았고, 연구단에서 설치한 정밀지진 관측시스템에서 단 한차례도 뚜렷한 지진활동이 관측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넥스지오 측은 “지열발전은 탄소배출이 없는 청정에너지이며, 외부환경 영향 없이 1년 365일 24시간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신재생에너지원”이라며 “건설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소 진동을 안전하게 제어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포항 시민의 피해가 조속히 복구되고 생활이 정상화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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