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대 신종 수법 가짜경유 유통조직 적발
1천억대 신종 수법 가짜경유 유통조직 적발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7.11.1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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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관리원 4년 추적 끝에 덜미
▲ 한국석유관리원 검사원이 석유중간제품을 구입해 가짜경유를 유통시킨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석유 중간제품-정상 경유 혼합
정유사, 가짜 가능성 알고도 공급

[한국에너지신문] 한국석유관리원(이사장 신성철)이 경기남부지방경찰청과 합동으로 새로운 수법의 가짜 경유를 제조해 유통한 조직을 적발했다. 이 조직은 경유와 성상이 비슷한 석유 중간제품과 정상적인 경유를 혼합하는 단순한 방식으로 가짜 경유를 제조했다. 이들이 만든 가짜 경유는 자동차용 경유 품질기준과 유사한 수준이다. 더구나 기존 시험방법으로는 가짜 여부를 판별하기 어려워 단속하기도 쉽지 않다.

이 조직은 폐유정제업체 A사를 인수해 운영하면서 B정유사로부터 경유 유분에 해당하는 석유중간제품을 구입해 안성, 천안 등에 마련한 제조장에서 가짜경유를 제조한 후 대전 등 전국 36개 주유소로 유통해 왔다.

이 같은 방법으로 이들이 시중에 유통한 가짜경유는 2012년 8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약 7380만 리터에 달한다. 경유를 사용하는 일반 승용차 50리터 주유 기준으로 147만 6000대에 넣을 수 있다. 시가 금액 기준으로는 1000억 원에 해당하며, 탈세액수만 390억 원 수준이다.

이들에게 석유중간제품을 공급한 정유사는 석유관리원에서 공급주의를 통보받았다. 2012년 석유관리원은 “정제연료유 생산업체에 공급되는 용제가 가짜석유 원료로 사용되는 사례가 있으니 공급에 각별히 유의하라”는 내용의 공식문서를 보냈다.

2013년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원료를 납품받아 가짜석유를 유통한 폐유정제업체를 검거한 수사기관이 석유중간제품이 가짜경유 원료로 사용될 수 있음을 경고했었다. 하지만 이들은 제품명을 변경해 다시 판매해 왔다.

석유관리원은 용제를 관리하면 가짜 휘발유의 유통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석유 중간제품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가짜 경유의 유통을 막는 방법을 고안해 조사를 벌여왔다.

관리원은 2013년부터 특정 회사에 특정 규격으로 제조한 중간제품을 대량으로 판매해 온 징후를 포착해 4년 동안 추적 끝에 이번에 저장시설, 가짜 경유 판매 주유소,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업체, 공급총책, 유통보관총책 등 18명을 모두 적발했다. 이들 중 4명은 현재 구속된 상태다.

한편 이들 일당은 석유관리원이 용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자 이를 회피하기 위해 석유관리원이 관리할 수 있는 용제의 범위가 세척, 용해, 희석, 추출의 용도로 한정된 점도 이용했다.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규격으로 산업용 용제를 제조해 납품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들은 경영난에 시달리는 업체와 결탁해 허위 계산서를 발급받아 정상적으로 정제유를 생산해 공급한 것처럼 위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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