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에너지 전환 시대, 수열에너지를 아시나요
[전문가 칼럼] 에너지 전환 시대, 수열에너지를 아시나요
  • 오철 한국해양대학교 교수
  • 승인 2017.08.2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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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철 교수

[한국에너지신문] 최근 기후변화협약의 규제대응, 화석연료사용에 따른 미세먼지 절감방안 등이 요구됨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이 재인식되고 있다. 

열 수요는 최근 민간 부문과 정보통신 분야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난방에는 물론 냉방에도 열이 필요하고, 정보통신 분야는 데이터 센터 등에 설치된 기기의 냉각이 중요하므로 이러한  수요가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수열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수열에너지는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과 에너지 절약, 지구환경의 보호라는 목표를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다. 

수열에너지는 해수, 하천수, 지하수, 하수, 발전온배수 등 물이 가지는 열에너지다. 열에너지를 이용해 건물, 주택 및 산업용 시설 등에 냉난방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인 지리적 특성을 이용한 해수 열에너지를 활용할 경우 50% 이상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 수산양식, 담수화설비, 광물자원회수, 농업시설 등에 적용할 수 있어 국내에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선진국은 집단에너지방식의 대용량설비도 운용한다.

하천수도 하천, 댐 저층수 및 광역원수를 활용하면 30% 이상 에너지가 절감된다. 현재 강원도를 중심으로 빅 데이터센터 냉각수 열원과 첨단농업단지로 구성되는 융복합 클러스터사업이 추진된다.

화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발전온배수 수열에너지는 수산양식, 농업 및 건물냉난방에너지로 활용되고 있다. 하수를 이용한 수열에너지도 높은 에너지 절감 효과가 실증되면서 하수처리장과 하수관로를 이용한 냉난방시설의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환경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고, 그냥 내다 버리다시피 하는 수열에너지를 이용하면 전기에너지 소비량을 줄이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환경 측면에서도 경제 측면에서도 모두 유리하다. 

그러면 이렇게 많은 장점을 가진 수열에너지산업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정부의 지원이 적은 것도 한 가지 이유다. 선진국은 하천수, 지하수, 하수 등을 신재생에너지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해수열에너지 설비에 대해서만 ‘해수의 표층의 열을 변환시켜 에너지를 생산하는 설비’라고 정의돼 있다. 해수의 표층수를 제외한 나머지 수열원은 미활용에너지로 분류된다. 관련 설비를 설치해도 정부의 지원은 사실상 거의 없어 보급은 저조하다. 

수열에너지의 보급 활성화를 위해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미활용에너지로 분류돼 있는 하천수, 지하수, 하수 등을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선정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는 전력 생산 위주로만 보급정책을 펼 일이 아니다. 여기에서 벗어나 수열에너지 활용을 위해서도 정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둘째, 수열을 활용하는 집단에너지시설을 수변 지역에 신설되는 도시와 산업단지 등에 설치할 수 있도록, 계획 단계부터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수열에너지를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을 적용하는 대상은 개별냉난방보다 집단에너지시설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셋째, 수열에너지 적용 대상을 다양화해야 한다. 수열에너지는 냉각 열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빅 데이터센터, 계절변동에 따른 저온 및 고온작물 농업분야, 담수화산업, 심층해수와 표층해수의 온도차를 이용한 해양온도차발전, 식품산업, 수소생산, 리튬회수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활용을 위해 지원이 필요하고,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도 계속돼야 한다. 

수열에너지설비 산업은 종합설비산업이다. 핵심기술은 히트펌프, 취수설비, 수열회수용 열교환기, 열공급 및 회수시설, 축열설비 등이다. 이 분야는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거의 대등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 관련 지원대책만 개선된다면, 수열에너지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전력설비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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