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 내연기관차 수준 성능으로 진화하는 ‘궁극의 친환경차’
수소차, 내연기관차 수준 성능으로 진화하는 ‘궁극의 친환경차’
  • 이욱재 기자
  • 승인 2017.08.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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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충전으로 580㎞ 주행…친환경차 대세 도전
▲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

[한국에너지신문] 지난 17일 현대자동차가 주행거리를 580㎞까지 늘린 2세대 수소연료전지차(FCEV)를 공개하면서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래 수송 분야에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는 왜 주목받고 있을까.

연료전지서 수소·산소 반응시켜 자체 생산한 전기로 움직여
5분 충전으로 580㎞ 이상 주행…전기차보다 높은 효율 강점
수소차 1대 1㎞ 주행 시 디젤차 2대 배출 미세먼지 정화 효과
현대자동차, 내년 초 차세대 수소차 출시…수소차 시장 선도
정부, 인프라 늘리고 보조금 확대…기업 “안전성 문제없어”

■ 급성장 기대되는 친환경차 시장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친환경차 판매는 2010년 95만 6621대, 2011년 97만 2487대, 2012년 174만 1309대, 2013년 198만 6265대, 2014년 212만 6188대, 2015년은 전년보다 10% 늘어난 233만 9858대가 판매됐다.

올해 상반기 디젤차 판매가 전년 대비 중국과 미국에서 각각 36.2%, 9.4% 감소하고 영국과 독일, 프랑스에서도 각각 10%, 9%, 7%씩 줄어든 것을 감안한다면 친환경 자동차 분야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높은 성능의 친환경차를 공개를 앞두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 제2조’에 따르면 국내에서 정의하는 친환경차는 전기자동차, 태양광 자동차, 하이브리드자동차, 연료전지자동차, 천연가스자동차, 클린 디젤 자동차 등이 있다.

이중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진 친환경차는 하이브리드(Hybrid Electric Vehicle, HEV), 전기차(Electric Vehicle, EV), 연료전지차(Fuel Cell Electric Vehicle, FCEV)다. 모두 전기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이지만 전기 공급 방법, 전체 동력 중 사용 전기 비중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하이브리드는 일반 내연기관에 전기모터를 더한 것이다. 출발과 저속 주행 시에는 엔진 대신 모터의 동력으로 주행한다. 외부 연결을 통한 배터리 충전 여부에 따라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로 구분한다. 현재까지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이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총 3만 6478대가 판매돼 전체 친환경차 판매량(4만 978대)의 약 90%를 차지했다.

전기차는 엔진 없이 전기 모터와 배터리로만 움직인다. 외부에서 전기를 충전해 전력을 공급한다. 전기 모터로만 구동하기 때문에 소음이 없고 내연기관이 없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하지만 단점으로 꼽히는 짧은 주행거리, 충전시간 등은 내연기관을 넘어서기에는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약 77만 4384대로 전년 대비 41.3% 급증했다.
 
■ 높은 주행거리와 빠른 충전, 공기정화 능력까지 

▲ 수소차 내부

마지막으로 연료전지 자동차다. 일반적으로 불리는 수소차는 연료전지차에 속하며, 정확하게는 수소연료전지차(HFCEV·Hydrogen Fuel Cell Electric Vehicle)라 부른다.

FCEV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엔진이 없으며 전기차와 달리 외부의 전기 공급 없이 연료전지에서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생산된 전기로 모터를 움직여 주행한다. 수소는 물의 구성요소다. 따라서 전기 생산 시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오로지 순수한 물만 배출한다.

수소차의 가장 큰 강점은 전기차보다 앞선 효율성이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화에 성공한 현대차는 이때 이미 1회 충전 당 415㎞ 주행하는 성능을 갖췄다. 충전시간은 3~5분이 걸린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전기차들은 30분 내외 충전(급속 기준)으로 평균 200㎞ 내외 주행을 할 수 있었다.

현대차는 내년 초 내놓을 수소차의 주행거리를 160㎞ 이상 늘리고 최대출력도 기존보다 약 20% 증가한 163마력(PS)까지 올려서 판매할 계획이다. 이는 동급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성능이다.

이외에도 수소차는 공기의 정화기능이 가능하다. 수소차에는 수소연료전지 스택에서 전기를 만들어낼 때 수소와 산소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공기 흡입장치가 차량에 탑재된다. 이 장치가 외부 공기를 스택에 공기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공기 정화 역할도 가능하다.

현대차에 따르면 수소차 1대가 1㎞ 주행 시 미세먼지를 최대 20㎎ 저감하는 정화 효과가 있다. 디젤 중형 승용차가 1㎞ 주행 시 약 10㎎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점을 감안하면 수소차 1대가 디젤차 2대가 내뿜는 미세먼지를 정화시킨다는 것이다.

특히 전기를 저장하는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와 달리 수소차는 연료전지를 통해 전기를 직접 만들어 낸다. 일종의 발전기를 장착한 자동차다. 실제로 서울시와 현대자동차는 지난 17일부터 ‘수소전기하우스’를 설치, 수소차를 통해 실내의 에어컨과 TV, 믹서기 등을 가동시키고 ‘무공해 자동차 체험존’을 통해 미세먼지를 정화시키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연료전지 업계도 성장의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한 전문가는 이번 이슈와 관련해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발전은 국내 연료전지분야에서도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며, “향후 가격 절감 등을 고려할 때 발전용, 휴대용, 군사용 등 다양한 연료전지 분야가 탄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수소차에 사용되는 수소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을 대부분 활용하기 때문에 논란의 가능성이 열려있다. 하지만 수소는 우주 질량의 약 75%를 차지하는 원소로 향후 무한한 에너지 생산을 가능케 하는 점, 발열량이 석유보다 약 3배가량 높아 효율적인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 배출이 전혀 없다는 점 등이 더해져 수소차는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린다.
 
■ 문제는 인프라와 가격
 

▲ 수소전기하우스 외관에 전시된 수소연료전지차가 임시발전을 통해 실내의 전기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역시 가장 큰 문제는 인프라와 가격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따르면 문 대통령 임기인 2022년까지 수소차 1만 5000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충전소 100기 구축이 우선이지만 아직 국내에는 수소차를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이 서울, 광주, 충남, 경기, 울산, 대구 등 전국 10개에 불과하다. 반면 전기차 충전소의 경우 1168개소(충전기 1528기)가 있다.

시장가격도 보급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백금 등을 사용하는 연료전지, 고압의 수소탱크 등 다양한 기술력들은 책정될 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칠 요인이다. 이 요인을 얼마나 잡아낼 것인가가 향후 시장 확대의 중요한 관건이다.

일본 도요타의 첫 수소차 모델인 ‘미라이(Mirai)’는 지난해 한 해 동안만 1000여 대가 팔려 현대차의 1세대 수소차의 누적 판매량을 뛰어넘었다. 가격은 6800만~7400만 원 대로, 국내 수소차의 70%의 가격으로 판매됐다. 도요타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 맞춰 2세대 수소차를 출시하고 판매가 5000만 원대를 맞춘다는 목표를 밝혔다.

현대차 역시 내년 출시할 차세대 수소차의 가격을 5000~6000만 원대로 맞춘다는 계획이다. 정부도 친환경차 구매 확산을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올해 수소차 보조금 규모는 2004년 출시된 하이브리드차량 2800만 원의 보조금과 비슷한 수준인 2750만 원으로 전기차(1200만 원)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500만 원), 하이브리드 차량(100만 원)에 비해 높다.
 
■ 수소차=수소폭탄?
 
‘수소폭탄’이라는 무시무시한 용어는 그 파괴력 때문에 누구에게나 강력하게 인식되어 있다. 따라서 수소를 이용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폭탄을 안고 달리는 차가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아니다.

수소는 1초에 24m를 날아갈 정도로 지구상에서 가장 가벼운 원소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수소가 노출되면 공기 중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그 농도는 급격하게 떨어진다. 또한, 수소의 자연발화 온도는 575℃로 휘발유, 경유, 메탄 등의 연료보다 높다. 때문에 수소차의 수소탱크는 ‘폭발’ 자체에 의도를 갖고 제작한 수소폭탄과는 차이가 있다.

기업들 역시 안전사고를 대비해 수소탱크의 안전성과 강도에 만전을 기한다. 기업들은 700bar가량의 고압 압축 수소탱크를 사용한다. 700bar는 대기압의 700배 압력에도 훼손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총으로 탱크를 쏘기도 하고, 불태우기도 하는 등 다양한 안전성 검사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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