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 제조업체 해외로…‘엑소더스’ 오나
신재생 제조업체 해외로…‘엑소더스’ 오나
  • 이욱재 기자
  • 승인 2017.08.21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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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 제조 공장, 해외 이전 움직임

원가절감 중요한 때 지원은 없고 갈수록 부담만
중국과 경쟁 치열한데 감세 등 지원 정책 전무
독일선 재생에너지 부담금으로 업계 성장 지원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 원가 경쟁력 하락 요인도

[한국에너지신문] 국내 신재생에너지 관련 제조업체들이 세계 최대의 재생에너지 강국인 중국과의 경쟁에서 치열한 ‘원가절감’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신재생에너지 제조업체들이 해외로 공장 이전을 추진 중이다.

지난 17일 신재생에너지 제조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재생에너지 열풍으로 업체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국내 제조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감세 혜택이 있는 말레이시아, 카타르, 노르웨이 등의 국가로 공장 이전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공장은 떠나는데 제조업체 지원대책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전반적인 성장을 목표로 보급 확대를 위한 보조금 지원도 필요하지만, 국내 제조업체들이 해외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국내의 경우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설비 설치 지원금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국내 재생에너지 제조업체들을 위한 감세 정책 등은 없다.

재생에너지분야가 지난 10년 간 연평균 2%씩 상승한 독일의 경우 전력 소비자에게 ‘재생에너지 부담금(Renewable energy surcharge)’을 부과하고 있다. 2000년 재생에너지법(EEG) 제정 이후, 재생에너지 투자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은 재생에너지 부담금(EEG-Umlage)이라는 이름으로 전기요금에 반영하고 재생에너지 분야에 재투자를 시행하고 있다. 국가 전반에 걸쳐 재생에너지 분야 성장을 위한 지원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재생에너지 부담금’의 경우 전력소비 주체인 국가 전반에 걸친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국내에선 어려움이 예상된다. 따라서 현재 전기요금 체계의 세분화와 이에 따른 분야별 지원책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크다.

■ 세분화된 전력요금 체계로 기업 부담 줄여야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 주요국들은 전압별 요금을 차등 구분하고 있다. 전압별로 요금을 차등 구분해 에너지가 원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업체들(Energy-intensive)을 구분하고 이들에게 감세 혜택을 적용해 기업 운영에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특히 독일의 경우 100GWh 이상의 대용량 전기를 쓰는 기업은 재생에너지 부담금을 아예 면제하도록 하며, 150GWh 이상을 사용할 경우 장기 계약을 해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정책으로 전기 시장가격이 급상승하더라도 기업이 받는 영향은 크지 않다.

미국의 경우에는 제조공정에 기여되는 전기세에 대해서는 세금을 6~8%가량 면제하기도 하며, 중국의 경우 지역마다 제조기업 유치를 위해 다양한 전기요금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계절별차등요금제와 시간대별차등요금제를 적용 할 뿐 감세 혹은 면세 혜택이 없으며 최근 산업용 전기 사용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심해 전기세 상승이 예상되는바 해외 경쟁사들에 비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악화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재생에너지 생산업계, 기술개발 등 자구책 노력에도 불구 현실적인 어려움 커
 
한 태양광 분야 제조업체 관계자는 “한국의 경제성장과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전망 등 여러 가지 사안을 고려할 때 지금의 전기요금 체계는 성장하는 국내 재생에너지 분야가 해외 업체들과 경쟁하기에는 힘든 구조”라며, “계절 및 시간대에 따라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전기요금 체계는 다양한 기업체의 성향을 반영하지 않은 결과”라고 말했다. 현재 요금 체계처럼 전기를 뭉뚱그려 적용할 경우 산업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해 성장 중인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는 “최근에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원가절감에서 중국 등을 이기기 힘들기 때문”이라며, “국내 노동력이 중국 등 해외 시장보다 뛰어난 것은 사실이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회사의 자구책만으로 버티기 힘들고 이에 따라 해외 공장 이전 추진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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