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공장, 열대와 한대를 동시에 경험한다
석유화학 공장, 열대와 한대를 동시에 경험한다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7.07.2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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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울산컴플렉스 열분해로 주변은 ‘사하라’ 냉동압축기 주변은 ‘시베리아’
▲ 냉매압축기를 점검하고 있는 SK 울산컴플렉스 직원들.

[한국에너지신문] 지난 주말 중부권에는 ‘물폭탄’이 떨어졌다. 반면 남부권은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열폭탄’이라고 할만하다.

석유화학공장인 SK울산컴플렉스는 열폭탄이 쏟아지는 지역에 있다. 울산은 21일 낮기온 기준으로 35℃를 오르내린다. 울산컴플렉스는 여의도 면적의 약 3배인 250만 평의 넓은 부지에 크고 작은 공장 100여개가 쉼 없이 돌아가고 있는 석유화학공장 단지다.

신기한 것은 하나의 공장 안에서도 열대기후와 한대기후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는 것. 해당 공장 직원들은 그곳을 ‘사하라’ ‘시베리아’라고 부른다.

‘사하라’는 나프타 분해공정 열분해로다. 열에 의해 반응이 일어나는 나프타 분해공정의 핵심설비다. 온도가 높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팀원들은 수시로 버너 불꽃과 분해로의 운전 상태를 육안 점검해야 한다.

열분해로(熱分解爐) 내부 온도는 1200℃. 점검창 부근 온도는 사람이 견디기 어려운 수준인 75℃를 훌쩍 넘는다. 사람이 화상을 입는 온도는 70℃. 얼마나 뜨거울지 가히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외부에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에 SK 울산 올레핀생산2팀 강병훈 사원도 ‘사하라’로 불리는 나프타 분해공정 열분해로를 찾아 점검한다.

강 사원은 “열분해로를 점검하고 나면 옷을 다시 갈아입어야 할 정도로 많은 땀을 흘리게 된다”며 “안정적인 공정 가동을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점검한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에틸렌 냉동압축기(冷凍壓縮機) 쪽은 시원하다 못해 춥다. 같은 나프타 분해공정 내 위치한 설비지만 1년 365일 얼음이 뒤덮여 있다. 열분해로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반대여서 일명 ‘시베리아’로 불린다.

나프타 분해 결과 나오는 수소, 메탄, 에틸렌 등의 가스를 응축시키기 위한 냉동에너지를 공급하는 설비다. 내부 최저 온도는 무려 -99℃. 계절과 날씨에 영향을 받은 외부 기온과는 상관없이 이곳은 최저 온도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한다. 연중 언제나 얼음이 얼어 있다. 냉기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이곳 점검창에 온도측정기를 대면 영하 1.1℃를 기록한다. 이 시간 외부 온도는 35.4℃.

강 사원은 “에틸렌 냉동압축기 쪽은 요즘처럼 더운 여름에도 근처만 가도 서늘함이 느껴지는 별천지 같은 곳”이라며 “무더운 여름날엔 누구나 한 번쯤은 근무해 보고 싶은 곳일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고 말했다. 

▲ 열분해로를 점검하고 있는 SK울산컴플렉스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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