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온압보정장치 설치비용, 국고지원 안 된다

이병철 도시가스 스마트그리드사업단장l승인2017.07.24l수정2017.07.2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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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철 단장

[한국에너지신문] 최경환 의원 등 12인이 최근 도시가스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국회가 에너지 복지 개선을 위해 국민 연료 도시가스의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 법안이 과연 소비자를 위한 것인가.

개정 법안은 ‘‘온압보정계수’를 누가 정하고 이에 대한 설치 비용을 누구에게 지원하는가’가 골자다. 온압보정기는 사업자가 공급하는 가스의 양과 소비자들이 실제 소비하는 양의 오차를 보정하는 것이다.

가스공사는 도시가스를 사업자에게 0℃ 1기압으로 공급한다.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공급할 때 온도와 기압이 높아지면서 부피가 늘어난다. 요금은 부피에 따라 나온다. 현행법은 보정계수 측정을 위해 설치하는 장치를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도록 한다. 비용은 100% 소비자의 몫이다.

법률 개정안 주요 내용은 두 가지다. 도시가스사업자가 산출하던 온압보정계수를 산자부 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결정해 적용하는 것이다. 시행령에 규정되던 사항을 법률에 규정하는 것도 공정성 확보를 위해 환영할만하다.

하지만 도시가스사가 보정기를 설치하고 이 설치비용을 국고로 지원하는 것은 의아하다. 법안은 산자부 장관이나 시도지사가 온압보정장치 설치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언뜻 보기에는 국민에 대한 에너지 복지 혜택 같지만 만약 도시가스회사가 ‘설치해 준다’고 하면 국민은 그것을 기다린다. 필요해도 설치를 늦추고 ‘개인적으로 설치하면 손해’라는 인식까지 생긴다. 소비자가 선택을 미룬 그 기간동안은 보정되지 않은 요금을 고스란히 내게 된다.

소비자가 도시가스회사에 제품 선택권을 뺏길 수도 있다. 도시가스사가 온압보정기를 설치하고 비용을 국고로 지원하면 도리어 보정기 제조업과 공급업은 도시가스회사에 종속되거나, 가스사가 관련회사를 차려 생산한 장치를 공급하게 된다. 소비자가 기호에 맞게 구입하기는 어렵다.

그 자체가 독과점이고 불공정거래다. 더욱이 도시가스사와 연결된 회사가 생산한 제품을 순차적으로 공급하다가, 지연되거나 물량이 제한되면 소비자는 보정기를 설치할 수 없다. 따라서 가스계량기와 같이 온압보정장치도 소비자의 제품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온압보정장치 설치비용 지원대상에 ‘도시가스사업자’와 ‘도시가스사용자’도 포함할 것을 제안한다. 에너지공단이 시행 중인 에스코 사업이 좋은 사례다. 소비자가 에너지 절감 설비를 설치하면 직접 소비자나 설치업체에 설치비용을 지원한다. 한전을 통해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기호와 필요에 따라 공급업체를 선정할 수 있다. 설치 지원금을 국고에서 지급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온압보정은 도시가스회사와 소비자와의 문제다. 하지만 세금에는 도시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국민이 낸 부분이 있다. 도시가스 혜택을 받지 못하고 LPG와 석유, 심야전기 같은 것만 쓰는 국민에게 부담을 함께 지울 것인가.

이 문제의 해결책은 이미 수년 전에 ‘계량의 적정성 확보 의무’ 입법을 주도한 김기현 현 울산광역시장(전 국회의원)의 법안에 제시돼 있다. 당시 개정안에는 온압보정장치는 도시가스회사가 팽창으로 인해 추가로 올린 수익금으로 설치하도록 명시해 놓았다. 하지만 개정안이 수정돼 채택되면서 현재 가스 팽창으로 인한 초과수익은 도시가스회사의 이익금이 됐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개인 비용으로 온압보정기를 설치하고 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미 여러 해 전 도시가스사 스스로 약 2400억 원을 투입해 온압보정기와 관련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는 사실이다. 어쩐 일인지 그때 나온 방안들은 이제 흐지부지 묻혀버렸다.

앞으로 온압보정기 관련 법안을 마련할 국회의원들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제발 조금만 더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진정으로 소비자와 국민의 입장을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 그래야 국민에게 실제로 이익을 주는 법을 만들 수 있다.

※이 원고의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병철 도시가스 스마트그리드사업단장  koenergy@koenerg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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