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천에서] 재생에너지, 그리고 식물모방
[양재천에서] 재생에너지, 그리고 식물모방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7.07.20 2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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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거나 시원한 느낌, 단지 기분 탓인가?
▲ 조강희 기자 / 편집국

[한국에너지신문] 공해가 없다.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 온난화를 억제한다. 수명이 길다.

재생에너지 공통의 장점을 추려 보면 이 정도가 아닐까. 사실 이 장점들은 식물을 모방한 것이다. 온실가스, 온난화, 또는 기후변화 문제를 ‘억제’가 아니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식물이고, 이것이 모인 산림이다. 지구 온난화가 아마존 등 전세계 산림을 무분별하게 개발하면서 더욱 심화됐다는 것은 학계의 정설이다. 심지어 열대우림이 완전히 없어지면 지구 평균기온이 0.7℃ 추가상승한다는 예측도 나와 있다.

지난해 7월 이맘 때,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세계산림현황보고서를 냈다.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해마다 나오는 이 자료에 따르면 세계 숲 면적은 2015년 기준  40억 헥타르(㏊)다. 축구장 약 80억개를 합친 넓이다. 1990년 이후 지구상에서 없어진 산림은 1억 2900만 헥타르.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상쇄한 결과라지만, 실제로는 울창한 산림은 더 많이 사라지고, 가로수나 소공원 정도가 그 빈 자리를 보일 듯 안 보일 듯 채워나가고 있다. 파괴되는 속도는 기하급수적이고, 복원되는 속도는 산술급수적이다.

선진국들이 산림을 확충하거나 훼손을 억제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산림 파괴속도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약간 늦춰졌다. 파리협정도 기후변화대응에서 산림의 중요성을 부각한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의 대국들은 산림으로 탄소흡수를 관리하겠다는 내용을 온실가스 감축목표 보고서에 담았다. 선진국임을 자부하는 우리나라도 어쩌면 재생에너지보다 산림의 확충이 더 절실한 것은 아닐까.

최근 대단위 신도시가 전국에 들어섰다. 공기업과 지자체 청사의 이전, 산업단지와 주택단지의 조성 덕분이다. 논밭이었던 곳, 울창한 숲이었던 곳에 번쩍번쩍하고 으리으리한 건물이 놓였다. 이곳 주변은 체감온도가 뜨겁다. 답답하기는 사막을 방불케 한다. 산소를 내뿜는 나무는 없어지고, 열기를 내뿜는 에어콘 실외기가 늘어나니 더워지는 건 당연지사다.

서울에서도 폭염 경보와 주의보가 쉴 새 없이 휴대폰에 날아든다. 퇴근길 양재천을 건너다 무심코 뒤를 돌아보니 구룡산이 버티고 서 있다. 배산임수. 거기에 시민의 ‘숲’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그러고보니 회사 사무실은 풍수지리상 최적의 입지다.

기분 탓일까. 에어콘이 나오는 버스나 건물 안을 제외하고, 실외에서 느껴지는 온도는 회사 근처가 아주 약간 시원하다. 안타까운 건 회사 바로 앞 소공원이 배수시설과 주차장을 짓느라 절반 이상 파헤쳐졌다가 시멘트로 덮였다는 점. 1℃ 더 덥고 답답하게 느껴진다. 이것 역시 기분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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