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50억 상당 불량경유 밀수·유통한 4개 조직 적발
시가 50억 상당 불량경유 밀수·유통한 4개 조직 적발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7.07.0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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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산 경유 460만ℓ 정제유처럼 서류 꾸며 밀수

[한국에너지신문] 한국석유관리원과 관세청 부산본부세관이 싱가포르산 불량경유 밀수입을 적발했다. 이번에 적발된 물량은 시가 50억원어치로, 460만 리터에 달한다.

4개 조직 18명의 밀수단은 이 불량 경유를 정제유인 것처럼 위장해 밀수하고 대부분을 시중에 유통시켰다. 미처 유통시키지 못한 불량 경우 55만 8000리터는 압수됐다. 시중에 유통된 404만2000리터는 경유 승합차 5만6000대에 주유할 수 있는 양이다.

일당 중에는 모 투자회사 임원 곽 모씨(54) 등 2명만이 관세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으며, 16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정제유는 기계에 사용한 윤활유 등을 수거, 정제한 것으로 산업용 보일러 연료유 등으로 사용된다. 싱가포르산 경유는 리터당 400원 가량으로 1200원 내외인 국내 경유보다 3배 이상 저렴하며, 경유에 흑색 색소를 혼합하면 외관상 정제유와 경유의 구분이 어렵다. 세금도 정제유보다 경유에 9배 가량 많이 부과된다.

혐의자들은 이 점을 노리고 불량 경유를 밀수입해 정제유인 것처럼 서류를 꾸미고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일당들은 불량 경유를 주로 전북 정읍, 경남 함안 등 인적이 드문 공장 공터에 중간 기착했다가 인근 주유소에 공급했다. 일부 물량은 등유와 섞여 가짜 경유로 유통됐다.

석유관리원이 이번에 밀수된 싱가포르산 경유를 성분분석한 결과 밀도와 바이오디젤 함량이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에 규정된 품질기준에 크게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석유관리원과 부산세관은 지난해 4월부터 부산항으로 반입된 정제유에 대해 전수검사와 기획단속을 실시했다. 하지만 이번에 적발된 일당들은 한꺼번에 대량으로 들여오지 않고 1주에 10만 리터 정도의 소량으로 밀수하는 수법을 사용해 단속이 어려웠다.

석유관리원 관계자는 “싱가포르산 불량경유는 국내 품질기준에 맞지 않아 매연 배출량이 많고, 겨울이 되면 연료필터가 막혀 시동이 걸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세를 더디게 반영하는 국내유가 결정 구조 때문에 비슷한 유형의 밀수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화물검사를 강화하고 석유관리원 등과의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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