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열, 다시 에너지로 ‘폐열’ 상용화 기술 ‘봇물’
버려지는 열, 다시 에너지로 ‘폐열’ 상용화 기술 ‘봇물’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7.06.1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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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열 활용 친환경 기술로 에너지 효율화·신시장 공략

[한국에너지신문] 철강산업과 화학산업의 공장, 대형 선박, 열병합발전소 등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운용 과정에서 온도가 높은 열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공정에서 발생하는 열은 사실상 거의 쓰이는 곳이 없어, 일명 ‘폐열’이라고 불린다. 활용할 방법을 찾지 못하면 사실상 버려지는 열이기 때문이다.

관련 산업과 연구계통에서는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에 주목하고 이를 회수하거나 활용하는 다양한 방안을 일찌감치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 폐열을 직접 전기를 생산하는 용도로 사용하려는 연구를 하고 있다. 기존 열병합발전은 열을 활용하기 위해 생산된 열로 발전기를 돌리는 개념이다.

하지만 폐열을 활용한 열전발전은 일부러 만든 열이 아니라, 공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열을 다시 회수해서 발전기를 돌린다는 것이다. 원리는 같지만, 활용하지 않았던 에너지를 활용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 철강 공장의 열

포스텍, 폐열 이용한 발전시스템 상용화 나선다

2년간 총 89억 투입 실리콘 열전모듈 이용한 열전발전 시스템 개발
철강산업·열병합발전 등 폐열 회수 열에너지 전기 에너지로 변환
활용 범위 넓은 친환경에너지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도연)도 최근 열전발전 기술을 연구하고, 관련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텍은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의 2017년 신규 ICT 융합 컨소시엄 사업에 관련기술을 출품해 선정되기도 했다. 연구진은 창의IT융합공학과의 백창기 교수, 김기현 연구교수, 김민성 연구교수, 강덕홍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박사 등이다.

이들은 국비 37억 원을 포함한 총액 89억 원으로 미이용 에너지 회수 및 활용을 목표로 하는 ICT 융복합 신에너지발전시스템 상용화 사업에 착수하게 된다.
이들은 ‘ICT 융합 미이용 에너지 열전발전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스마트 산업에너지 ICT 융합 컨소시엄’ 연구과제로 제출했다.

주로 철강산업과 열병합발전, 열화학 공정에서 버려지는 폐열을 회수해 전기를 만들어낸다. 여기에 사용되는 ‘열전발전 기술’은 열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직접 변환하는 기술로 고온부와 저온부 사이 온도 차에 의해 열이 이동하려고 하는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해 발전하는 것을 말한다.

에너지효율도 높아지지만 사실상 낮은 온도든 높은 온도든 관계가 없이 온도 차가 발생하는 곳에서는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게 넓다. 태양열, 지열, 도시배열, 송풍구열, 해양 온도 차, 도시하천 온도 차 등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한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더구나 태양광이나 풍력과 달리 ‘열전발전’은 적용 장소에 따라 24시간 발전을 할 수 있다. 출력 안정성이 높고 발전량 예측을 할 수 있으며, 소음, 진동, 탄소 등이 추가로 발생하지는 않는다. 원래의 공정 유지보수 이외에는 별도의 보수 필요성이 없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스마트 산업에너지 ICT 융합 컨소시엄’ 사업은 반도체 ICT 원천기술을 활용한 하향식 ‘실리콘 열전모듈’을 이용해 폐열 회수용 열전발전 시스템을 구축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방법은 폐열원의 회수 효율을 높임은 물론 가격경쟁력에서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산업용 용광로, 가열로, 소각로, 열병합발전소 등의 에너지 재활용은 물론 자립화가 필요한 공장과 지역에너지 발전사업에 적용해 국가분산전력망으로도 활용할 수 있고 향후에는 가정용 보일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연구된 성과는 다음 달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월드 IT 쇼에서 미래부 명품ICT인재양성사업의 대표부스로 시연될 예정이다.

백창기 포스텍 교수는 “대전나노종합팹센터와 포항나노융합기술원, 포항산업과학연구원, 포항시와 함께 포스코 철강 공정과 충남도시가스 열병합발전소에서 실증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친환경 에너지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겨 온실가스배출 감축, 에너지 효율 향상에 기여하고 세계 에너지 신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대일렉트릭·한전, 선박 폐열로 돌리는 발전기술 개발

세계 최초 엔진 배기가스 이용 이산화탄소 가열해 터빈 작동  
증기발전 대비 효율 30%↑2019년까지 상용화 목표

▲ 증기 발전설비와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설비 비교

폐열을 이용한 발전시스템은 포스코가 최초는 아니다. 이미 해외에서도 다양한 기업과 연구소 등지에서 개발하고 있거나 마쳤다. 국내에도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과 한전은 지난해 11월 대형 선박 등의 엔진 배기가스 등의 폐열을 이용한 차세대 발전설비의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대형 선박의 배기 온도는 저감장치를 따로 달아야 할 정도로 높은데, 이 온도저감장치 대신 폐열회수장치를 장착하는 것이 기본 구조다. 이산화탄소 발전설비 기술은 이미 개발됐지만, 엔진 배기가스 등 폐열을 이용하는 기술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이 기술은 폐열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열매체로 활용한다는 점에서도 특이성이 있다. 이산화탄소는 증기보다 낮은 온도에도 초임계에 도달하는 장점이 있는데, 이산화탄소발전설비는 이러한 성질을 이용해 증기 대신 이산화탄소를 가열해 터빈을 돌린다.

초임계 상태는 액체와 기체의 성질을 동시에 가지며 가장 높은 발전 효율을 내는 상태를 말한다. 기존 증기 발전기보다 효율은 최대 30% 이상 높고 크기는 3분의 1로 소형화가 가능해 경제성이 뛰어나다.

뛰어난 기술로 폐열은 물론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등 다양한 열원을 이용할 수 있고 GW급 대형발전소에도 적용할 수 있어 차세대 발전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설비 시장은 오는 2023년 14조 원 규모로 전망돼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선진기업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 상용화 경쟁이 치열하다.

현대일렉트릭과 한전은 내년부터 성능·실증 시험에 나서 2019년까지 제품을 상용화하기로 했다. 엔진발전 플랜트, 저온 폐열, 선박을 활용한 발전 분야의 사업도 공동 진출하기로 했다.

주원호 현대중공업 중앙기술원장은 “선박과 육상 엔진발전설비의 에너지효율을 크게 높이는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설비를 개발함에 따라 에코십(Ecoship)과 친환경 엔진발전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섭 전력연구원장은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은 발전 효율 향상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화력 및 원자력발전과 연계가 가능해 잠재력이 큰 차세대 발전기술”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영국 로이드선급협회로부터 ‘2㎿급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설비’에 대한 기본 승인을 획득했다.

서울시, 물재생센터 에너지 빨래짜듯 쥐어짠다

4개 하수처리시설 잠재에너지 중 미활용 에너지가 76% 
14개 분야 에너지 손실분석 폐열 회수·장비 효율화 등 통해
2020년까지 연간 73억 절감 

서울시가 관내 4개 물재생센터의 하수처리 과정에서 에너지를 최대한도로 절감하고, 잠재에너지를 발굴해 앞으로 3년 동안 연간 73억 원의 예산을 절감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에너지자립경영을 위해 4개 물재생센터의 하수처리 중 숨어있는 잠재에너지를 찾고, 폐열을 회수하는 등 버려지고 간과될 수 있는 에너지를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에너지 종합계획을 수립한다.

서울시는 “2030년까지 연간 약 753억 원어치에 해당하는 16만 3000 석유환산톤(TOE)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16만 3000TOE는 아파트 약 11만 3000세대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양이다.

단기과제로 물재생센터의 에너지 손실분석을 통해 2020년까지 14개 분야에 대해 단계적으로 폐열 회수, 효율이 낮은 장비 개량 등을 통해 연간 1만 6000TOE를 아껴 약 73억 원의 예산을 절감한다.

14개 분야 에너지 손실요인 개선방안은 효율이 낮은 노후송풍기 개량, 송풍기 흡입온도 조정, 송풍공기 폐열회수, 유입펌프 교체시 정격양정 조정, 생슬러지 이송계통(초침~저류조) 변경, 소화조 가온시스템 순환방식 개선 등이다.

서울시는 하수 미활용 잠재에너지를 분석한 결과, 연간 약 1000억 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시는 장기적으로 하수 방류수 에너지 생산시설, 슬러지 건조 연료화시설, 폐열 회수시설 등을 확충하는 등 에너지 자립경영에 나선다.

4개 물재생센터 하수처리시설이 보유한 잠재에너지를 분석한 결과 연간 276만 1336Gcal 중 현재 24%인 65만 7730Gcal만을 활용하고 나머지 210만 3605Gcal는 미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활용 에너지 중 50%는 자원화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는 하수열은 199만 3273Gcal를 사용할 수 있지만, 그 중 활용되는 양은 19만 3350Gcal에 불과했다. 슬러지연료화로 30만 2075Gcal를 활용할 수 있지만 12만 3030Gcal만을 활용하는 데 그쳤다.

송풍공기 폐열은 4만 3815Gcal를 활용할 수 있지만 거의 활용되지 않고 있었다. 소화가스는 42만 2172Gcal를 활용할 수 있고, 그중 34만 1350Gcal를 활용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활용률이 높았다.

시는 미활용 잠재에너지를 자원화하기 위해 4개 물재생센터 에너지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자립률 목표를 2020년까지 56%, 2025년까지 73%, 2030년까지 100% 등으로 설정했다.

서울시는 그간 물재생센터 에너지 자립률 향상을 위해 태양광, 소수력 발전 등을 통한 신재생 에너지 생산, 하수열 회수, 소화가스 및 슬러지 연료화 등 다양한 노력으로 환경부에서 고시한 에너지 자립률 목표를 조기 달성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시 산하 4개 물재생센터는 환경부에서 고시한 에너지 자립률 목표인 2030년 50%를 이미 2015년에 51.6%로 초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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