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불화황 회수 재생사업,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육불화황 회수 재생사업, 두 마리 토끼 잡는다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7.06.1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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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기연구원, 솔베이코리아와 협력해 온실가스 배출 막고 부가수익도 창출

[한국에너지신문] 전력기기 시험과정에서 대기중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회수하고 재활용하기 위해 전기분야 국책연구기관이 민간기업과 협력했다.

한국전기연구원(원장 박경엽)은 최근 솔베이코리아와 육불화황 가스의 통합처리시스템을 도입해 신기후체제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는 한편, 별도의 부가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총 기대수익은 약 36억원 정도다.

▲ 회수-운송-분석-재생의 폐쇄 루프 시스템을 통한 SF6가스의 통합처리 개념.

연구원은 전력기기 시험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인 육불화황(SF6) 가스의 대기방출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해 재생하는 통합처리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2011년 유엔기후변화협약에 등록한 뒤 연구원은 2015년까지 탄소배출권 판매를 통해 약 18억원에 이르는 부가수익을 창출했다. 아직 정산되지 않은 2016년도분을 감안하면 20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육불화황은 각 수용처까지의 전력송전을 위해 많이 사용되는 전력기기인 가스절연 개폐설비와 가스차단기 등의 절연차단제로 주로 사용된다. 국내외 전력기기업체들의 장비 개발과 완성제품 검증과 평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산업용 가스다.

이 가스는 지구온난화 지수가 매우 높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알려진 이산화탄소보다 온난화지수가 무려 2만 3900배나 높다. 또한 대기 중에 최대 3200년간이나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유럽 등 각국에서는 사용을 규제하거나 배출량 감축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3대 전력기기 시험인증기관인 전기연구원의 시험 평가 과정에서도 육불화황 가스가 대기에 다량 방출돼 저감 대책이 시급했다.

전기연구원은 화학전문업체 솔베이코리아와 함께 지난 2006년부터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을 준비하면서 육불화황 가스를 회수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가스를 단순히 회수하는 것만이 아니라, 이를 운송해 분석하고 재생하는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처리방안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전력연구원이 설비를 점검하거나 폐기하고, 평가할 때 배출되는 폐 가스는 전량 회수돼 솔베이코리아에 제공한다. 솔베이코리아는 이를 운송하고 재생해 탄소배출권을 발행하고 거래한다. 연구원은 향후에도 시험장에서 발생하는 폐 가스의 관리를 솔베이코리아와 함께 하면서 부가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기로 했다.

▲ 박경엽 한국전기연구원 원장(왼쪽 다섯번째)과 최승봉 솔베이코리아 대표이사(왼쪽 네번째)가 지난해 3월 육불화황 가스 회수 및 재생 사업을 위한 상호협력 협약을 맺었다.

박경엽 전기연구원 원장은 “육불화황 가스 회수와 재생사업은 기후변화협약 준수를 뒷받침하는 효과적인 대응책의 하나”라며 “국내 중전기기 업체의 경쟁력 강화와 온실가스 감축을 동시에 달성한다는 측면에서 경제 발전과 환경 보전의 양립을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개발’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작업환경 개선, 안전사고 방지, 시스템 도입에 따른 중전기기 업체의 추가 사업기회 제공 등 부수효과도 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육불화황은 / 절연제로 사용…‘6대 온실가스’ 중 하나

전기연구원이 이번에 회수 재생 사업을 벌이는 기체 ‘육불화황’은 불소와 황의 화합물이다. 황 원자를 중심으로 불소 원자가 정팔면체 구조를 취하고 있다. 무색·무취·무독성·불연성의 기체로 1960년대부터 절연제 등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 기체가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알려지면서 경계가 한층 강화됐다. 이 기체의 지구온난화지수는 2만 3900이다. 이산화탄소가 지구를 덥히는 효과를 1로 가정하면 이 기체는 2만 3900배나 높다. 대기 중에 누출될 경우 3200년간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다.

1997년 교토의정서에서는 육불화황을 ‘6대 온실가스’로 지정했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에서도 ‘지구환경에 가장 악영향을 미치는 가스’로 선정했다. 탄소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되고 신기후변화체계인 파리협약이 발표되는 등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가스는 이제 슬슬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폭넓게, 특히 전력기기에 활용돼 왔기 때문에 처리가 쉽지는 않은 상태다. 이 가스는 전력계통에 고장이 나면 이를 차단하는 아크소호 성능이 뛰어나다. 절연내력과 소호능력에 경제성까지 갖추면서 대표적인 절연매질로 전력기기에 적용됐다. 

이 중 개폐장치는 전기기기 중 육불화황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개폐장치 분야에서도 다른 친환경 제품으로 대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전력회사와 중전기기 회사들은 신소재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전기연구원도 육불화황 가스를 사용하지 않고 동일한 차단성능을 발휘하는 72.5kV 가스차단기를 개발했다. 선도전기와 공동으로 3년여의 연구 끝에 일궈낸 쾌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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