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 미래 대비한 영역 확장 어디까지
정유 4사, 미래 대비한 영역 확장 어디까지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7.06.1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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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넘어 ‘종합 에너지 화학 서비스사’로 도약

[한국에너지신문] 정유 4사가 정유 분야에 주력하던 모습을 벗어나 명실상부한 ‘종합 에너지 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회사마다 전략의 차이는 있지만, 에너지와 화학 관련 분야를 아우르는 노력이 감지되고 있다.

관계있는 그룹의 계열사를 통해서, 아니면 처음부터 다른 회사와의 합작을 통해서 사업을 해 나가는 경우도 있다. 사업성을 보고 생산 인프라에 투자해 수익을 시현하는 회사도 있고, 연구개발을 지속하면서 상용화 시점을 저울질하다가 시동을 거는 회사도 있다. 

▲ 바이오부탄올 연구 모습

>>GS칼텍스 / 바이오부탄올 세계 첫 실증…미래형 스마트 주유 서비스 개발도

지난해 말 GS칼텍스는 2조 1404억 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올 1분기에는 5850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 실적을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실적을 미래에도 계속해서 이어나가기 위해 GS칼텍스는 바이오화학과 서비스 강화라는 두 가지 아이템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1월에는 미래전략팀을 신설해 새로운 성장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석유화학과 윤활유 사업의 비중을 높이는 한편 석유와 연관이 없는 바이오케미컬과 복합수지, 전기차 충전 인프라인 ‘스마트트랜스포테이션’ 사업에 손을 내밀었다. 바이오케미컬 분야에서는 바이오디젤·바이오에탄올과 함께 3대 바이오 에너지로 불리는 바이오부탄올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바이오부탄올과 관련된 40여 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양산기술도 일찌감치 확보하고 지난해 9월에는 500억 원을 들여 여수에 세계 최초의 바이오부탄올 생산 시범공장을 착공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완공돼 첫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다양한 미래 신사업 육성을 위해 축적된 기술과 역량을 바탕으로 바이오케미컬과 복합소재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바이오케미컬 분야에서 바이오매스 원료 확보부터 생산기술 개발, 수요처 개발 등 상용화 기술 개발과 관련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주유소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 주유소가 기름만 넣는 곳이라는 개념을 바꿔 이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GS칼텍스는 미래형 스마트 주유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GS칼텍스는 커넥티드카 전문기업인 오윈, LG유플러스, 신한카드 등과 함께 커넥티드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커넥티드카 얼라이언스’를 설립했다.

사업 부문 전략 변화와 함께 기업문화 혁신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혁신 경영의 중심에는 허진수 회장이 있다. 허 회장은 올 초 경영전략팀을 없애고 이를 대신할 미래전략팀을 신설했다.

지난해 출범한 회장 직속의 ‘위디아(WeDea)팀’과 함께 회사의 신성장동력 발굴에 매진 중이다. ‘위디아’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구하며 ‘아이디어(IDea)를 넘어서고 발전시키라’는 의미로 지은 이름이다.

▲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서산 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 / 영업익은 화학이 정유 앞질러…생산설비 투자로 실적 ‘강세’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3조2286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 1분기에는 매출 11조 3871억 원, 영업이익은 1조 4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에 비해 220%, 영업이익은 19%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정유보다 화학사업에서 더 많은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다. ‘정유회사’라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에너지·화학회사’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회사 자체적으로는 “포트폴리오가 진화해 수익창출 방식에서 ‘펀더멘털 딥 체인지’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정유 사업에서는 매출 8조 636억 원, 영업이익 4539억 원이다. 화학사업은 에틸렌·파라자일렌 등 주요 제품의 영업 마진인 ‘스프레드’가 강세를 보이며 4547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정유부문을 근소하게 앞질렀다.

화학사업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하면서 석유사업의 영업이익을 추월했다. 윤활유사업은 윤활기유 스프레드 강세 등으로 직전 분기보다 85억 원 증가한 949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석유개발사업에서도 유가 상승효과로 573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과 연성동박적층기판(FCCL)을 생산하는 정보전자소재사업도 전기차 시장 확대 효과 등으로 1분기에 117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 분기 화학 분야에 강세를 보였고, 2분기에도 전망이 좋은 데는 이유가 있다.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 파라자일렌 생산설비에 1조 6000억 원, 중국 중한석화 1조 2000억 원, 울산 아로마틱스 4800억 원 등 화학과 윤활유 사업에 총 5조 원을 투자한 결과다.

윤활유 사업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최근 ‘고급 윤활유’ 마케팅을 강화한 덕분에 영업이익이 46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58.9% 증가했다. 고급 제품 시장인 경주용 자동차 시장을 겨냥한 이 회사는 ‘SK 지크 레이싱’을 출시하고 금호타이어 레이싱팀을 후원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SK루브리컨츠 유럽이 지난해 매출 4476억 원을 기록하면서 종속회사 중 가장 큰 매출을 올렸다. 스페인에는 고급 윤활기유 생산 합작법인인 ‘이베리안 루브 베이스오일’도 설립해 가동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기차 배터리 생산설비를 기존의 두 배 이상으로 확대했고, 1회 충전 주행거리를 500㎞로 늘리는 방향으로 연구개발을 지속하기로 했다. 2월에는 다우케미컬의 접착제수지 사업 부문을 인수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부문이 아닌 화학, 석유개발, 전기차 배터리 등의 사업분야에 3조 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 울산 에쓰오일 2 아로마틱스 공장

>>에쓰오일 / 석유화학 제품 생산량 10% 넘겨… 종합화학사 도약 ‘도전장’

에쓰오일은 최근 석유화학 제품의 생산량을 8%에서 13%로 끌어올리면서 석유화학사로 도약하고 있다. 매출 측면에서는 아직 정유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석유화학에서 승부수를 띄우기 위한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울산 공장에 5조 원을 투입해 ‘잔사유 고도화 컴플렉스(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컴플렉스 프로젝트(ODC)’ 등 석유화학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RUC 프로젝트는 부가가치가 낮은 잔사유를 원료로 프로필렌 등 올레핀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하는 것이다. ODC 프로젝트는 올레핀을 원료로 폴리프로필렌(PP), 산화프로필렌(PO) 등을 생산하는 시설 건립을 목표로 한다.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연산 40만 5000톤의 폴리프로필렌과 30만 톤의 산화프로필렌이 생산된다.

에쓰오일의 전체 생산제품 중 석유화학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말 기준 8%에서 2017년 말 기준으로 13%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기존 방향족 계열 제품에 올레핀 계열 제품 생산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매출 5조 2000억 원, 영업이익 3238억 원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1396억 원과 윤활기유 841억 원 등 비정유부문의 영업이익은 2237억 원으로 정유부문 영업이익 1002억 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비정유부문 영업이익의 비중은 69%에 달했다. 지난해에도 비정유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이 55.2%로 정유부문을 앞질렀다.

투자금액이 5조 원에 육박하는 올레핀 다운스트림 설비는 내년 상반기 완공되면 기존 방향족 계열 제품뿐 아니라 올레핀 계열 제품 생산도 가능해진다. 본격 양산이 시작되면 석유화학 부문이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훨씬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은 올레핀 프로젝트가 완공되고 본격 양산에 들어가면 한국석유화학협회에도 가입한다. 2007년 탈퇴한 후 10년 만의 재가입이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석유화학사업 부문에서 2조 543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2조 4963억 원 대비 매출액이 약 500억 원 증가했다. 정유와 윤활유 등을 포함한 전체 매출에서 석유화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4%에서 15%로 소폭 증가했다. 영업이익 기여도는 더 크다. 에쓰오일은 2016년과 2015년 석유화학에서 각각 5058억 원, 2785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각각 31%, 34%를 차지했다.

▲ 현대케미칼 혼합자일렌공장

>>현대오일뱅크 / 롯데켐과 함께 쌓아올린 ‘현대케미칼’ 앞세워 사업 다각화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함께 만든 ‘현대케미칼’을 앞세워 화학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현대케미칼을 만드는 데 사용된 투자금은 1조 2000억 원 규모다. 그중 현대오일뱅크는 60%, 롯데케미칼은 40%의 지분을 갖고 있다.

현대케미칼은 현대오일뱅크의 대산공장 안 26만㎡ 부지에 들어서 있다. 초경질유 콘덴세이트를 원료로 한해에 혼합자일렌 120만톤, 경질나프타 100만 톤, 하루에 항공유와 휘발유 등 석유제품 5만 배럴을 생산할 수 있다. 최근 이란산 원유 공급으로 콘덴세이트 가격도 떨어지면서 영업이익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케미칼은 올해 경영목표를 영업이익 2000억 원으로 잡았다.

현대케미칼은 혼합자일렌을 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의 자회사인 현대코스모에, 경질나프타를 모두 롯데케미칼에, 석유제품을 모두 현대오일뱅크에 공급한다.
현대케미칼은 지난해 11월 가동하기 시작해 두 달 만에 매출 5709억 원, 영업이익 567억 원을 냈다.

한편 현대오일뱅크는 경쟁력 강화조치의 일환으로 시설 고도화 및 정기보수 등 설비 보수에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난 자금을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생산성 향상과 노후설비 보수를 위해 총 5778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 고도화설비 성능 향상과 하반기 정기보수에 사용한다.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 비율은 지난 2011년 제2고도화 사업 플랜트를 완공 후 국내 최고 수준인 39.1%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에 진행되는 성능 향상으로 고도화 처리 전 벙커C유 및 아스팔트 등 하루 8만 배럴의 잔사유를 추가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최근 현대오일뱅크 고객센터는 고객이 만족하는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객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는 인적 자원과 시스템을 적극 구축하고 있다. 그 결과 업계 최초로 ‘KSQI 콜센터품질지수’에서 9년 연속 우수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현대오일뱅크는 ‘고객의 시간이 고객에게는 최고의 자산’이라는 믿음을 갖고 ‘빠르게, 쉽게, 간단명료하게’라는 원칙하에 철저한 업무 교육으로 최고의 상담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3초 이내 전화 접수, 3분 이내 상담 완료, 30분 이내 상담 회신 완료’도 준수하고 있다. 고객 콜수 비중이 높은 서비스를 연중 24시간 자동응답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야간이나 주말 등에도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편의성을 대폭 증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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